몇주 전 미간 보톡스를 맞고 왔다. 한 4~5년전에 피부과 선생님에 권유로 맞았었는데, 이번엔 내가 자진해서 맞았다.
집중할때, 진지하게 얘기를 들을 때, 화날 때, 놀랐을 때, 강조해서 얘기할 때... 등등... 어떠한 감정이 느껴질 때 미간의 주름으로 표현된다.
그런데, 이 미간의 주름이 타인에게 부정적인 감정으로 비춰진다는 피드백을 종종 들었다. 부정적인 감정이 들때만 미간의 주름이 잡히는 건 아닌데... 그렇게 생각이 든다는 타인의 피드백에 오랫동안 고민을 했다.
아니라고 매번 해명을 해야하나? 아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해야 할까? 이런저런 이유로 뭔가 보톡스는 인위적인 것 같아서 두번째 시술은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미간을 찌푸리며 얘기하는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고 상대에게 그 표정이 부담을 주곤했다. 물론, 타인이 내 표정으로 인해 생겨난 역동을 내가 담아 둘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괜한 오해를 사는 일이 계속되니 나도 신경이 쓰였다. 다시 맘 먹고, 병원에 가서 미간 보톡스를 맞았다.
보톡스 효과가 가장 좋은 부위는 바로 미간이다. 맞은지 한 2주 지났는데, 아주 쓸만하다. 아무리 인상을 써도... 입 모양만 바뀌지 미간은 팽팽하다. ㅎㅎ
내 얼굴에서 화난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부위는 입 모양이다.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입꼬리 올려주는 필러 시술 광고를 보았다. 참... 우리의 얼굴 표정이 타인에게 많은 의미를 주고 있구나.
얼굴의 심리학이라는 책이 문득 떠오른다. 우리의 모든 감정을 다 담아내고 있는 표정... 인위적으로 기쁜 감정만 나타나도록 만들어야 할만큼 내 삶이 고달픈 것일까?
허나, 난 미간 보톡스까지만이다. 내 스스로 웃는 일들, 행복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 봐야지.
아빠가 어릴 적 사진을 보면서, 무표정한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는 얘기를 하신 적이 있다. 그 이후로 모든 사진에 항상 웃는 표정을 만든다. 생각이 많았던 나의 사춘기 시절... 잘 웃음이 지어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편안함과 따스함을 갖고 있는 상담자의 얼굴이고 싶다... 얼굴표정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는...
다행히웃는 얼굴은 참 잘 만들어진다~
전에 내가 내담자로 상담을 접했을 때, 사실 상담자의 얼굴이나 표정은 첫회기나 중요했지 그 다음부턴 상담자의 공감이나 통찰로 이끌어 주는 능력이 더 중요했던 걸로 기억난다. 혹시나 호감있는 얼굴이 아니라고 고민이신 분들은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
시크하고 도도한 나의 표정이 회사 생활했을 땐 카리스마로 통했을지 몰라도 이젠 상담사로서의 따뜻함과 편안함이 있는 얼굴이고 싶은 마음에 보톡스 시술을 했지만, 여러가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첫댓글 전 순해보이는 얼굴과 기쁜데 표정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 고민이어요 예상못한 공격을 받아 제가 상처입는 일이 종종 있어서요 글읽고 제 모습에 대해 생각을 다시 하게 되요 고맙습니다
얼굴 표정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비언어적인 부분이라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 대한 고민, 저 또한 맘고생을 한지라, 더 와닿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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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1.25 00:25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이제 나이가 들고보니 주름없이 살날이 10년이나 남았을까?싶어서 보톡스나 필러에 대한 견해가 조금 너그러워졌습니다. 요즘 자꾸 이마가 찌푸려져서 고민이었는데 새로운견해가 좋은 참고가되었습니다. 고마워요. 열정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