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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대성교-대성동마을-작은 세계골 합수점-큰 세계골-대성폭포-영신대-음양수-단천능선 입구-수곡골-대성동마을-대성교
2006년 7월 30일 (일) 대단히 무덥고 맑은 날씨
같이한 사람 : 이사벨라 높은산 부리부리 정대장 금수강산 최미란 김귀천 광인
참으로 지루한 장마의 연속이고, 엄청난 폭우로 전국이 수해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그 장마의 막바지의 주일이고 이제 본격적인 하기휴가 기간으로 접어들려고 한다
한 동안 계획된 산행계획은 온통 강원도 오지산행으로 짜 놓았고 나머지는 어차피 이어 가야할 영춘지맥 구간인데 바로 시작해야할 구간이 전재-싸리재간의 도상거리 32km 이상 구간인데 평소보다 긴 거리에 불볕더위에 지나는 것이 만만치 않다
더구나 수해로 몸살을 앓고, 곳곳에 도로가 끊겨진 강원도 구간은 당분간 피해야할 것 같고
토요일 아침까지 가는 비가 뿌릴 정도로 지루한 장마의 연속인데 그렇게 어느 산으로 향할까 하는 고민을 안 미란님이 권한다
그냥 지리산으로 가요 지리산이야 항상 좋아 하잖아요"
하기야 한 주일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오죽하면 매일 마시던 술도 하루를 참고 마시지 않았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려 팔광(?)님이 신청 좀 해 주시구랴
토요일 오전 한통의 문자가 날아온다 비박산행 나가리 되었습니다 이따 양재에서 뵙겠습니다 부리부리
한가한 오후 시간을 보내다가 여기 저기 기웃대다가 보니 六德님의 번개 고지,
한북정맥 들어간 참소리님과 대전의 청록님도 참여하는 쌍문동에서의 저녁 번개고지를 보고 그동안 닉네임들만 알았지 잘 어울리지 않아서 한 번도 얼굴도 모르는 이들과 인사라도 나누러 가자 잠시 술 한 잔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서 배낭 꾸려 나가면 되겠지 !!!
점잖으신 조진대님 無心이님 사진에서 자주 본 六德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잠시 후 도착한 청록님이야 아는 사이고 참소리님과도 초면이다 잠시 앉았다가 간다는게 결국은 허덕거리는 시간에 쫒기고 택시로 집으로 이동,
배낭 꾸리고 부지런히 달려가니 미안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을 맞추며 약속장소로 향한다
◁05시 무렵 행장을 꾸리며 산행준비를 하는데 무덥고 음습하다▷
◁산행이 시작되는 대성교 입구▷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대성골 하류부는 많은 수량과 넓은 하상을 보여준다▷
오랜만에 만난 최기사와 농담도 나누고 15인승 승합차에 누워 가기의 원조(?)인 이 몸이야 초도 이미 쳤겠다 등만 기대면 잠이 드는 것이야 당연지사,
최기사 이젠 전국 산꾼들한테 제법 소문도 났는데 그 소문중의 하나는 엄청나게 달린다는 것 그렇게 밤새 열심히 달리더니 새벽 녘 멈추는 기척이 들리는데도 모두들 잘도 잔다
05시 잠에서 깨어나서 밖으로 나와 보니 아니! 여기가 대성교 맞기나 한건감!!!
엄청난 텐트촌으로 변해있고 차량도 텐트 수에 비례한 차량의 홍수들
05시20분 산행을 시작하는데 굳이 능선 사면을 치고 대성동마을까지 오를 필요가 있을까
계곡산행의 진수야 역시 계곡 본류를 따르는 것이지,
그리고 이런 산행에서 시간의 기록도 불필요한 것이다 그냥 놀며 즐기며 하는 산행이니,
텐트촌을 벗어나며 아직도 어둠이 가시지 않은 계곡 본류로 내려서니 장마 뒤 끝이라 많은 수량과 넓은 하상 그리고 집 채 만한 바위들이 여기저기 제멋대로 자리한 것처럼 보여준다
초반은 본류의 좌측으로 진행하는데 바위들이 워낙 크니 이리저리 피해서 밟으며 진행하는데 아무래도 작은 지류를 타고 오르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힘이든다
사람들의 목소리는 세찬 계곡의 물소리로 잠겨들고 말고, 그런 것들도 좋다
계곡을 들어선지 20분도 채 되지 않아서 계곡으로 그대로 진행하기 좋지 않은 지점이 나타나는데 계곡의 좌측으로 민가 하나가 자리하면서 그 입구에는 이런 무시무시하고 섬뜩하고 무책임한 경고판이 붙어있다
개조심 당신의 행동은 생명을 잃을수도 있습니다 개조심씨! 그럼 워떡하라구요?
설마! 생명을 잃을 일이 있을라구! 하면서 마당으로 들어서니 호스에서 시원한 물이 흐르니 한 모금 마시고 집 한 켠으로 돌아 가려는데 이크! 웬 황소가 저리도 잽싸게 움직이는겨?
황소가 아니라 황소만한 개가 잡아먹을 듯이 위협을 하는데 뒤 따르던 일행들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대단한 기세 다
다시 되돌아 그냥 계곡을 따르기로 하는데 훈련이 잘 된 것인지 위협만 하고 따라 나오지 않는다 에이! 개 같은 놈
조금 편안하게 진행하려다가 혼이 나고, 다시금 넓은 대성골의 큰 바위들을 이리 저리 피하면서 오른다
그런데 덥긴 엄청나게 더운거야! 계류를 거슬러 걷는데 웬 놈의 땀이 이리도 쏱아지누?
거기에다가 아무래도 컨디션이 여러모로 좋지않다
벌써 일주일째 컨디션 부조인데 이제 슬 슬 그동안 매일 같이 마셔댄 소주의 여파가 온걸까? 머리도 어지럽고 뱃속도 거북하고 하여튼 컨디션은 여 ~ 엉 꽝이다
다시 집채만한 바위를 올러서서 돌아내려서니 넓은 소가 자리하고 그 위로 폭포가 있는 곳이다
소가 있고 폭포만 있다면 그냥 감탄하고 사진 찍고 지나 갔을거다
옆에는 넓고 평탄한 반석이 자리하니 아까부터 아침 식사를 아예 하고 가자고 했으니 여기서 자리잡자 그 시간이 05시57분이다
높은산 팀 산행 시작하고 첫 봉우리 오르면 막걸리로 산행의 서두를 여는 것을 보고 나도 언제부터인가 얼린 맥주 가지고 다니다가 막걸리를 가지고 다닌다
얼린 막걸리 한 통 꺼내어 나누어 마시고 식사를 하며 마냥 시간을 보낸다
40분도 걷지 않고 식사를 하며 쉰 시간이 무려 33분, 자 ~~ 그래도 거리를 줄여야지
◁섬뜩한 문구를 보고도 믿지 않고 들어서다가 혼이 났지만 저런 무책임이라니!▷
◁집채만한 바위를 넘어서니 멋진 폭포와 넓은 소 반석이 있으니 아침식사와 노는 시간▷
다시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며 걷기 쉬운 쪽으로 거슬러 오르지만 워낙 집채만한 바위들을 밟고 오르며 지나야 하기에 힘이 많이 들고 나중에 알았지만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 땀은 줄 줄 쏱아지고 거기에다 좋지 않은 컨디션까지,
사실 이 때 까지만 해도 내 산행에 오점을 남기며 다시 되돌아 내려가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나약함을 표면화(?)할 정도였던 것 같다
제법 큰 폭포들과 가파른 사면을 간신히 피해서 지나가야할 정도들이 자주 나타난 시간이 07시 전후의 무렵이었지만 그냥 치고들 나가다가 도저히 진행 할 수 없을 정도의 계곡이 나타나면서 좌측의 무성한 숲으로 잠시 피해 가려니 산 다니는 사람들 다 비슷한지 그 쪽으로 족적이 희미하게 나타나 있다
사실 바로 그 위의 상단부로 뻔한 등산로가 열려 있음에도 일부러 계곡을 거슬러 가는 것이다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고 몇 번의 지그재그가 이어지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좌측으로 올라서 붙으니 바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07시30분 무렵) 두렷한 등산로를 따라 잠시 오르니 앞이 터지면서 듬성듬성한 바위들이 있는 텃밭이 나타나고 저 앞으로 민가가 보이는 대성동 마을이다
예전에는 다섯 채의 집에 두 가구가 살았던 대성동마을은 본래 4km 저 위쪽의 원대성마을에 자리했으나 1968년 울진 삼척 무장공비침투사건 이 후 우리나라 곳곳의 골자기에 위치했던 화전터들이 적당한 다른 곳으로 이주 시킬 때 이곳 대성동마으로 현재의 자리로 내려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쪽의 남부능선에서 발원한 수곡골의 합수점이기도 한 이 곳 대성동마을이 위치한 대성골 일대 역시 빨치산들이 출몰하고 은거했던 곳이며 1952년 1월 빗점골과 거림골, 신흥 등지에서 토벌대에 쫒긴 수많은 빨치산들이 대성골로 몰려들면서 토벌대의 포격에 수천구의 빨치산 시신들이 대성골을 뒤 덮었으며 그들이 흘린 핏물이 사흘 밤낮을 신흥으로 흘려갔다는 들리는 후문이다
일행이었던 정대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으로 다시 차거운 물로 얼굴을 씻으며 기다리다보니 어느새 부리부리님에 의해서 동동주와 도토리 묵 안주가 나오니 아침 먹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 에고! 아까워서 조금 전 비운 막걸리 통에 다시 채워 넣으니 무계는 더 나가는 것 같으네 !!!
이크! 그런데 저건 뭐란 말인가! 아까 그 으르릉 대던 황소가 올라왔네!!!
그런데 저 놈의 황소는 우째! 아까와 달리 저리도 순진무구한 아이마냥 꼬리를 내리고 조용하네 밥주는 쥔이 옆에 있어 그런 모양이다
15분을 지체 후 앞서서 간 것으로 판단하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한동안 다시 계곡을 이리저리 피해서 가다가 잠시 좌측 숲으로 지나다가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좌측의 등산로 올라서서 잠시 진행하면 저 앞으로 대성동 마을이 나타난다▷
07시55분 마을을 벗어나면 세석산장 6.6km 의신마을 2.5km의 이정표를 보면서 본격적으로 가파른 사면 오름이 이어진다
숲은 컴컴하고 사면의 우측 아래는 여전히 대성골의 맑은 수량이 세찬 굉음을 울리며 흘러가고 있지만 이 음습한 날씨는 바람 한 점 날려 보내주지 않으니 모두들 온 몸에 물을 줄 줄 흘린다
잠시 너덜도 지나고 여전히 고도차를 줄이며 오르는 길은 이어진다
한차례 또 가파름이 이어지는데 보이는 화전터의 흔적들이 원대성마을의 흔적들인가?
그렇게 내려서고 의신 3.9km 세석 5.2km의 이정표가 나타나면서 철다리를 건너게 되는 곳인데 건너기전 북쪽으로 물길이 갈라지는 곳이 바로 칠선봉 아래서 발원해서 이곳에서 큰 세계골과 합수하는 작은 세계골 초입부이기도 하다
다리를 건너면서 바라보는 작은 세계골 입구쪽 역시 집채 보다 더 큰 바위가 막아선 곳으로 보이니 이곳 역시 빨치산들의 은거지로 이용했다는 것이 이해가 될 만하다
철다리를 건너서 다시 바위 길을 밟으며 가파르게 오르고 산죽을 헤치며 진행하기도 한다
작은 세계골 초입부를 지난지 15분 여 후면 의신 4.8km 세석 대피소 4.3km의 이정표가 나타나면서 철다리가 나타난다
철다리 직전 좌측으로 너덜지대가 보이면서 등산로 아님의 표시가 보이는 쪽으로 들어서면 바로 큰 세계골 본류로 들어서게 된다
먼저 갔다고 생각했던 정대장이 바로 큰 세계골 입구에서 발을 담그고 기다리고 있다
사실 오늘 산행을 하는 멤버들 중에 유일하게 처음 보는 사람이 정대장인데 모 산악회 리더를 맡고 있고 산행 경력도 많다는 높은산님의 설명인데 제법 높은 체중을 유지하며 아주 잘도 진행하니 조금 전 대성동마을에서 기다릴 때
알아서 갈 터이니 우리끼리 가죠
이산가족(?)을 만났으니 또 어찌 그냥 가리요! 아까 민가에서 구입하고 아까워서 채워왔던 동동주를 비우며 무계를 들어내려는데 에구! 정대장이 가져온 1.8리터 동동주를 비워내네 ^^
다시 30분을 놀메 놀메 09시10분 출발하니 오늘 완전 널널이다
하기야 하산 후 날씨를 보니 오늘 그런 식으로 진행하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 했다
◁가파른 오름은 다시 이어지고 딱딱한 바위를 밟으며 진행한다▷
◁이 일대가 원대성마을 일대인가? 조금 지나서 오르는 곳 일대에 모듬터 같은 흔적들이 있었는데▷
◁작은 세계골 입구다 좌측으로 두고 철 다리를 건너간다▷
◁작은 세계골 입구를 지나고도 가파르게 진행해야하고 이정표와 철다리 직전에서 좌측으로 꺽는다▷
아까 소화제를 먹은 것이 속을 좀 나아지게 한 것인가! 아니면 조금 걸어서 나아진 것인지!
아까보다는 컨디션이 좀 나아진 상태로 앞에서 치고 나간다
수량은 아까보다 줄어들었지만 다시 하상은 넓어지고 커다란 바위들이 이리저리 돌아가게 한다
장마 비에 썩은 나무들이 많이도 흘려 내려왔는지 여기저기 걸쳐있고 꼭 사태 난 흔적들이다
어디서부터 산행을 했는지 역시 올라가는 몇 명의 산행객들을 추월하며 젖은 계곡을 거슬러 오른다
다시 출발한지 10분 여 후 넓은 하상은 다시 폭이 좁아지면서 반면에 제법 많은 수량을 보여주기 시작하고 작은 폭포들도 보여주기 시작한다
예전의 경험으로 비춰볼 때 큰 세계골은 잦은 햇볕의 노출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 기억이 맞는 모양이다 누구의 표현대로라면 머리가 벗겨질 정도로 따가운 햇살에 잠시 노출되며 걷기도 할라치면 빨리 물 옆의 나무 그늘을 찾아서 잽싼 행동을 보일 수밖에 없고, 목마르면 엎드려서 마시고 머리 박고 적시고, 그런 모습을 여인네들은 부러워 하기도한다
출발 초반 우측으로 지계곡 하나가 보이더니,
09시50분 저 위로 남부능선의 끝자락의 암봉들이 가물거리며 보일 무렵 좌측으로 지계곡 하나를 지나는 것으로 보여지고,
역시 잠시 후 좌측 실계곡 쪽으로 이끼폭포(?)가 보기좋다
◁큰 세계골 본류를 오르기 시작한다 하상은 넓고 수량은 줄어들고▷
◁다시 하상의 폭이 좁아 지면서 수량도 보여주고 작은 폭포와 소도 나타난다▷◁좌측으로 실계곡이 보이면서 이끼폭포를 보는 수확도 건진다▷
하상은 아주 좁아지면서 양쪽이 협곡으로 이루어지면서 날카롭게 변화한다
10시가 조금 되기 전 그렇게 조심스럽게 오르니 바로 하트 모양으로 흐르는 일명 하트폭포 아래에 도착하면서 팔광(?)님과 일행들을 기다리며 시원한 물줄기를 가까이 한다
하여튼 이래저래 오늘은 완전 널널이다 20분 가량 기다리니 일행들이 도착하고 다시 출발,
조금씩 미끄러워 지면서 폭 좁은 계곡을 조심스럽게 15분 정도 올라서니 거대한 높이에 물줄기를 쏟아내는 대성폭포 아래에 도착하니 두 쌍의 중년 객들이 쉬어가기를 권하며 한 쪽으로 비켜난다
쉰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쉬냐고 하겠지만 어떡하랴 이 좋은 곳을 그냥 지나가라니 ...
웃통을 벗어 재끼고 머리부터 폭포 아래로 들이 민다
그래!
아무래도 최소한 영신대는 오르고 난 후 점심도 먹고 더 널널해지자 7·8분을 그렇게 머문 후 다시 오름길이다
폭포의 좌측으로 미끄러움을 피해서 오름이고 10여분 후 폭포를 완전히 벗어난다
협곡같이 폭이 좁아지며 썩은 나무들과 이기들이 끼어있고 잠시 후 우측으로 지게곡도 지나간다
다시 만나는 두 갈래의 계곡에서 우측으로 들어서야 할 것을 좌측의 수량이 많은 물줄기를 따르며 오르다보니 조금 이상해져서 다시 우측의 골자기로 들어선다
물 흐름은 멈추고 우측의 사면을 통해서 가파른 오름은 이어진다 땀은 연신 쏱아지고,
◁정말 하트를 닮았군요 일대는 폭이 좁고 협곡을 이루고있다▷
◁시원한 물줄기를 쏱아낸다▷
◁잠시 하늘도 올려다 보고▷
◁대성폭폭▷
이제부터 본격 영신대를 향한 오름길이 이어진다
이 때만해도 몰랐다 섭씨 35도를 오르내린 날씨였는지를 ... 영신대를 향하는 발걸음들은 모두가 무겁기만 하다
머리 위를 올려다보니 아침에 저 아래서 보였던 뿔 같이 보였던 바위도 올려 보이고,
하늘이 터지면서 저 위로 보이는 바위 절벽이 영신대가 아닌가!!!
아니다 한 차례 더 힘겹게 오르고 능선 하나를 가로 질러 살짝 내려서니 에구! 작년 이 맘 때 1-9종주 마지막으로 낙남정맥 쫑 치며 지나가던 영신대가 맞네
몇 년 전 딸내미 원하는 대학교 들어가게 해 달라고 소원 빌던 영신대가 맞구나
지리산 10대 기도처 중의 하나인 영신대
영신봉 남서쪽 약 500m 아래 있고 영신사 터이며 대성골의 발원지, 대성골에는 예로부터 도를 닦거나 푸닥거리 하는 곳이 많았다
하고 도를 깨우치겠다며 자기 나름대로 은밀하게 수도하는 사람들이 산세가 절묘한 명당자리를 찾아내 구도생활을 하는데 영신대도 그 중 하나다
얼마나 헤롱 거리며 올라섰던지 시간은 이미 11시45분이다
점심을 먹고 가자구? 살짝 내려서서 우측의 석문으로 빠져나오니 넓은 야영장소가 있고 차가운 석간수도 구할 수 있는 곳이다
다시 반주가 곁들여진 점심식사가 이루어지고 이곳부터는 야영을 하러가는 부리부리와는 헤어져야하는데 뭐 그렇게 헤어지면 서운하다고 음양수까지 동행하고 세석으로 향하라고 이른다 이 더위에 음양수로 돌아서 세석으로 가라구!!!
그렇게 또 노닥거리며 1시간20여분이 소요되면서 영신봉쪽을 향한 발길을 옮긴다
◁마른 계곡에 올려보니 아침에 보았던 뿔 닮은 바위도 보이고▷
◁이 곳이 영신대 다▷
◁석문을 통해본 영신대 일대▷
그런데 잠시 요령을 피우려 하다가 오히려 더욱 힘들고 시간을 많이 소요시키며 출발 30분만에 영신봉 아래 남부능선과의 분기점으로 오른다
또 하나의 기도터도 지나고,
영신대 일대에 있을 때 자욱한 가스가 흩날리더니 영신봉 일대의 잠시 반짝하던 날씨는 저 아래 세석산장과 그 뒤에 병풍처럼 막아선 촛대봉 일대를 온통 운무로 감싼다
지리 10 경중 하나 바로 봄이면 그 유명한 철쭉으로 온통 일대의 색상을 바꾸어 놓는 10경이 세석철쭉 이 아니던가!
지리산 세석평전은 해발 1.703m의 촛대봉과 1.651m의 영신봉을 좌우로 하고 둘레 8km에 걸쳐 넓게 펼쳐진 고원이다
세석평전의 세석(細石)은 잔돌이 지천으로 널려있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며 바람과 운무가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기후 특성 때문에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2m 안팍의 작은 나무만 성장하는데 이 나무들을 멀리서 볼 때 평원을 연상케 해서 유래된 것이 평전이다
◁세석고원 일대와 촛대봉은 운무로 덮혀있다▷
자 !
이제부터 남쪽으로 방향을 꺽으며 세석의 영신봉에서 청학동의 삼신봉(1.354.8m)까지 이어지는 속칭 남부능선 길을 걷는다
동쪽으로는 구름을 이고 있는 촛대봉 능선 때문에 천왕봉 쪽은 안 보이는 건지!
자욱한 운무 때문에 안 보이는 건지! 평소 지나다니며 보았는지도 생각이 나지않네
무성한 숲을 헤치며 내려서다 보면 발아래는 부드럽고 푹신한 포아풀 군락들도 보인다
그렇지 이곳도 작년 이 맘 때 1-9종주를 끝내며 영신봉을 향해서 달려갔던 곳이지!
그런데 남부능선의 기억들은 온통 비 와 연관되고 보이지 않는 그런 기억들 뿐일까!!!
세석대피소 갈림길을 지나면서부터 많은 등산객들과 지나치며 인사를 하며 지나가고 14시가 살짝 지나며 음양수에 도착한다
바위틈 좌 우 양쪽에서 물이 솟아나는 음양수 일대는 어제까지 장마의 여파를 생각한다면 온통 물바다를 이루고 있어야 하거늘 근처가 바짝 마른 상태로 보여진다
천왕봉을 거쳐서 동부쪽으로 향하면서 모처럼 장만한 물 건너온 에어매트 성능을 꼭 시험해 보고 싶은 부리부리 아우를 같이 하산하자고 아무리 꼬셔(?)봐야 요지부동은 뻔하지
음양수까지 동행하고 한잔하고 헤어지자고 했으니 내려가는 우리야 괜찮지만 다시 올라야할 부리 아우님 부지런히 가야겠다 ...
하기야 나도 마찬가지 혼자면 또 부지런히 달린다
이곳 음양샘 역시 빨치산과 관계된 이야기가 하나 전해진다
전설적인 여성 빨치산 김점분이 최후를 마친 곳인데, 53년 여름 김점분이 이끌던 15명의 여성대원들과 토벌대에 쫒기다가 음양샘에서 포위되고 뚫고나갈 가망이 없자 전원 권총으로 자살을 선택했던 이야기 다
또 하나의 전설도 추가해 볼까나
대성계곡에 호아라는 남자와 연진이라는 여자가 부부로 살고 있었는데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
지리산에 살고있던 곰이 남편이 없는 때 연진을 찾아와서 세석평전에 신비의 음양수가 있어 이를 마시면 아들 딸 가리지 않고 낳을 수 있다고 가르켜준다
연진은 남편과 상의도 않고 음양수에 가서 마음 껏 마셨다
그러나 평소 곰과 사이가 좋지않던 호랑이가 곰과 연진의 이야기를 듣고는 지리산 산신령께 일러 바치자 대노한 산신령은 연진에게 일러준 곰을 토굴속에 가두고 호랑이를 백수의 왕으로 만들어주고 음양수를 몰래 먹은 연진에게도 세석평전의 철쭉을 가꾸게 하는 벌을 준다 연진은 밤마다 촛불을 켜놓고 산신령께 잘못을 빌다가 그대로 굳어 돌이 되었으며 촛대봉의 앉은 바위는 가련한 연진의 굳은 모습이라 전한다
◁좌측부터 부리부리, 정대장 이사벨라 높은산 최미란 김귀천▷
16시25분 다시 음양샘을 출발한다
짧은 오름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한동안 고도를 떨어 트리며 진행하는 구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서인지 이 곳 등산로도 지리산 여느 등산로와 마찬가지로 푹 파여져 있지만 무성한 수림 아래 한동안 포아풀 군락은 이어진다
좌측 깊게 패어진 거림골 너머로 촛대봉 능선은 여전히 구름에 가려서 일부만 보여주고 패어진 골자기 저 아래 거림마을이 보인다
그러고 보니 저 촛대봉 능선을 따라서 거림으로 내려선 것이 금년 1월1일이다
우측으로는 아침에 올라섰던 대성골이 깊게 패어있고 저 아래 화개로 이어지는 골자기가 끝이없다
남쪽으로 이어지는 남부능선 저 편에 삼신봉이 듬직하게 가로막는 듯, 그런 모습으로 보여지고, 남서쪽으로 오늘 본래 계획이었던 단천능선이 흘러가는 것이 보이는데 그 중간에 보이는 암봉들이 눈길을 끈다
전망 좋은 바위봉에서 사진을 찍는 사이 모두들 지나가버리는데 음양수에서 20분 후 지나는 곳은 ↑대성교 갈림길이고 세석대피소 2.2km 삼신봉 5.3km를 가르킨다
내려서면 능선의 우측 사면을 지나가는 곳, 나뭇가지 사이로 시야가 살짝 씩 터지는 곳이다
서쪽 대성골 너머로 불무장등과 왕시리봉과 그 능선이 확실하게 바라보이는 곳이다
그 사면을 휘돌아 오르면 울긋불긋한 표지기들이 많은 좁은 공터를 지나 이번에는 능선의 좌측 사면으로 휘돌아 내려서면 바로 남부능선에서 기억에 남는 석문을 지나간다
석문에서 내려서고 살짝 오르면 또 전망 좋은 바위 위로 오를 수 있다
아무리 바빠도 햇볕에 머리가 벗어져도 조망이나 즐기고 가세나
전망대를 지나서 다시 능선 하나를 가로지르며 내려서는 곳에서 모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모두들 잠시 쉬어 가잔다 (15시)
◁좌측 거림골 너머로 촛대봉과 그 능선이 보이고 세석산장도 살짝 보인다▷
◁가야할 남부능선과 삼신봉▷
◁거림골과 멀리 거림마을▷
◁본래 계획했던 단천능선을 줌으로 당겨본다▷
◁대성골과 화계골▷
한차례 내려서고 오르다보니 청학동 6.7km의 관리번호 288번의 낡은 이정목 하나가 삐딱하게 서있고 지나가는 능선 사면 좌측에는 비박 할만한 낮은 굴 같은 곳이 눈에 띤다
한 차례 오르고 내려선 후 공터 같은 지역으로 올라선 후 그리고 내리막 이곳이 수곡재 인가! 이제 한차례 오르고 난 후 단천능선 초입부만 찾아서 진행하면 될 것이다
후반부들이 되니까 모두들 묵묵히 부지런한 발 걸음만 옮긴다
좁은 공터를 올라선 후 방향을 남서쪽으로 휘면서 한참을 평탄하게 진행한다
무성한 산죽 밭 사이로 두렷한 남부능선 길을 따라서 말이다
사전에 정보를 알고 있었던 높은산님 생각을 알았다면 굳이 초입부가 어딘지 알려고 애를 쓰지 않았어도 될 것을 그놈의 초입부 찾느라고 희미한 족적을 찾느라고 어른 키보다 더 큰 산죽을 헤치며 한참을 곤혹을 치른다
덕분에 제일 앞장서서 움직이다가 산죽 밭을 다시 빠져나가니 모두들 버젓이 두렷한 등산로 입구에서 기다리고들 있다 ... 에구! 바보
먼저 엄청난 산죽을 헤치며 잠시 진행하니 수곡골과 헤어지는 갈림길이다
단천능선 쪽을 살펴보니 아무리 봐도 길 흔적은 없고 벼랑과 무성한 산죽과 잡목들이다
일행들을 기다리며 소리를 쳐보지만 한참을 지나야 나타들 난다
◁멀리 삼신봉을 배경으로 바위 뒤 능선이 단천능선이다▷
◁몇 명은 비박할 수 있겠네!!!▷
몰랐었다 귀천군이 그렇게 힘들어했는지를,
올라설 때부터 힘들고 괴로웠던 모양이다 다리에 경련이 나고 힘들어해서 조치를 하다 보니 늦었고 금수강산님이 뒤에서 챙겨서 올 것이라 한다
길 없는 단천능선을 갈 것이 아니라 그냥 수곡골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자는 쪽으로 이야기가 오고간다
수곡골은 대성동마을에서 대성골과 갈라지는 남부능선 상에서 흘러내리는 지리산 지류중의 하나다
수곡골의 초입부는 쓰러진 나무들과 울툭불툭한 바위들, 잡목들로 걷기도 나쁘지만 대체적으로 좀 지저분한 골자기라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미끄러운 바위들을 균형을 잡으며 내려서다가 어느 순간
이런 곳은 천천히 내려가면 오히려 힘이 더 드는 곳이다 균형을 유지하며 빨리 뛰어 내려서는 것이 오히려 났다
좀 빠른 속도로 움직이니 팔광(?)님도 예의 그 고속기어로 변속하더니 疾風怒濤가 된다
( 저 漢字 모르면 할 수 없음 ^^)
내려서는 쪽은 대성골과 합류하기 위해서(?) 우측 능선 사면쪽으로 이어지고 몇 차례 우측으로 계류를 건너게된다
대체적으로 산죽이 무성하고 계곡을 좌측 아래로 두면서 우측 사면을 따르다가 계곡 본류를 따르기도 하면서 고도를 낮추며 지루하게 이어져간다
30분 이상정도 내려서니 조그만 집 한 채가 보이는데 바로 양진암 이다
처음에는 웬! 민가람 ... 하다가 보살님 한분이 앉아서 내려가는 골자기 쪽을 가르쳐 준다
계곡을 건너서 계곡을 대체적으로 좌측으로 두고서 우측의 컴컴한 사면을 따르며 빠르게 내려서고, 그렇게 부지런히 그리고 조금은 지루하다고 생각할 무렵인 암자에서 12~3분 정도 지나니 풀들이 무성한 집터의 흔적들은 지리산 곳곳에 보이는 화전터 일 것이다
한 달여 지겹게도 내린 비로 모든 골자기 들의 수량이 많은 것과 비교해 볼 때 수곡골의 수량은 평소 같으면 상당히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화전터를 지나서 부지런히 달려가다 보면 비로서 계곡의 수량도 많아지는 것이 이제 곧 대성골과 합류하는 하류부로 내려선 듯한 느낌이고 실제 저 앞으로 능선이 가로 막는 것이 보일 무렵 조금 시끄러운 물소리가 나면서 내려다보니 바로 수곡포포가 보인다
폭포는 군더더기 없는 직벽으로 이루어진 수곡골 전체의 모습과는 달리 깨끗한 모습이다
수곡폭포를 지나서 부지런히 달려 내려나가면 계곡은 저 아래로 내려다 보이고 사면 높은 곳을 휘돌아 가니 저 아래 대성동 민박집과 그 아래서 물놀이 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17시20분 무렵 다시 대성동 민박집 그늘에서 세수 한번 하고 동동주라도 시켜먹으며 일행들을 기다릴까 생각했는데 두 사람 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여기저기서 고기 굽는 냄새가 한창 배고플 시간인데도 역겹게 코를 자극하고 위를 자극 한다
10분 정도 지체 후 그냥 내려가서 씻고 옷이라도 갈아입고 기다리자고 출발이다
출발 하면서 건너다보는 수곡골은 그 속살이 감춰지며 수수한 자태로 느껴진다
부지런히 걸어가면 한 차례 살짝 오르고 의신 1.8km의 이정표가 나타나고 마루턱을 올라서서 한 차례 휘돌아 가면 다시 1.2km의 나타나면서 삼거리 공터에 이르는데 바로 여기가 옛 능인사(能仁寺) 절터인데 자세히 살피면 폴섶에 가려있는 흔적을 볼 수 있다
대성교로 가려면 이곳에서 뚜렷한 의신마을 쪽으로 버리고 내려서는 숲길을 따르면 등산로는 뚜렷하게 거의 내려가는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후 최기사가 기다리는 대성교로 내려서고 모두들 내려선 후 의신마을로 향하고 식사와 소주 한잔으로 하루 산행의 마무리를 하고 서울로 향한다
◁수곡포포는 그런대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다 대체적으로 수곡골의 제 모습은 단풍철에나 보여줄 것같다▷
◁대성동마을에서 바라본 수곡골의 모습이다▷
◁이런 시간까지 의심마을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