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극장 영화를 보러가자며, 일찍 나섰다.
옛음식들이 많은 거리에서 추어탕으로 점심을 먹고 나오니 햇볕이 나온다.
궁동거리축제를 시작하는 날이라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골동품을 내 놓은 좌판 앞을 얼씬거린다.
고서화나 골동품은 내게 사치다.
더러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들이 무료 체험장에 앉아있다.
유물이 되어가고 있는 중앙초등학교를 보고 나오는데
황토벽이 있는 옛집에서 최백호의 노래가 울려 나온다.
폼잡고 따뜻한 차나 한잔 할까하고 들어가니 썰렁한데다 중년의
가수만 키보드를 두드리며 노래연습을 하고 있다.
이제 막 씻은 중년의 여성이 나오며 오늘 막 시작이며 조금 있으면
개업식을 할 것이니 기다리라 한다.
그냥 들렀다 하고 나오려는데 기어이 매실캔을 주신다.
바보는 또 들르자고 한다. 글쎄 양주와 맥주를 파는 집에 술 마시러 내가 올 수 있으려나.
아시아문화전당으로 가 문화관으로 내려간다.
여전한 타고르 전시관 쪽으로 돌아 제복입고 지키고 있는 사람만 있는
전시실을 두어개 돈다.
아랫쪽이어서인지 꼭 죽어있는 공간으로 느껴진다.
어찌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간이 될까?
광주의 정신을 살리고 시민들의 사랑받는 공간이 되게하겠다던
취지는 살려지지 않은 것 같다. 몇몇 식자들의 한두번 들르는
죽은 자의 무덤같은 곳을 돌다가 가방찾고 영화볼 시간 맞추느라 그냥 총총 나온다.
차라리 궁동 예술의 거리 골목 걷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