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 노들, 한강, 문학 외 1편
태초에 수면이 있고 안개 덮여 이슬이 이슬방울이 모이고 합해져 똘물이 되고 똘물들이 모여 개천으로 커지고 또 강물이 되어 더 큰 대천에서 뗏목을 엮어 나르니 지친 몸 달래느라 아리랑을 노래하며 운행하는 물줄기 아리수가 되었어라
인걸들 모여 삿대질에 노 저으며 술 마시고 춤추고 흥겹게 오르내렸으니 노들강수도 생겼고 하나의 강줄기가 되었으니 그 이름하여 한강이요 민족의 한이 서린 강이어니 아흐! 한강이어라
어화! 수만 수천 년 이 강물 흐름 따라 어찌 애환이 없었으랴
기쁘고 즐겁고 쓰리고 아프고 웃고 싸우고 만나고 헤어지고 찢기고 아픔 다 쓸어 담아 말없이 서해바다로 날라 버린 글과 노래 춤과 작별 웃음 눈물 다 모아 한강 가에 성을 쌓으니 한강문학이어라
강의 갈매기 봄의 제비 여름의 뻐꾸기 겨울 기러기 들며날며 흩어진 애환들 다 쓸어 담아 허리 굽고 흰머리 주름살 지팡이의 주인공 권녕하 노백은 오늘도 어려운 곗돈 걱정하는 콧노래에 한해 두해 창간 이후 제100호 성을 쌓는다. 힘든 성곽을 쌓고 있다.
아리수 노들강수 한강수와 한강문학 끊임없이 흐르는 젊음으로 이어가리...
지팡이 하나만
어제 까맣던 머리
오늘 백발되어
석양을 바라본다
세월이 만든 것이다
지금 지는 태양이
내일 동녘에 다시
떠오른다
당장 동쪽을 향해 돌아앉아
내일을 기다린다
이게
웬일
동산에 보름달이 또
떠오른다
저런
다리도 없으면서
구름 밟고 하늘을 건너간다
그런데 이 무슨 소리인가
저 땅속에 아우성소리
씨앗들 싹트는 봄이 오는 소리다
이 좋은 낙원에서 오래 오래
지팡이 하나 준비하자.
이종래
시인, 한강문학문인회 회장, 대한웅변인협회 총재, (사)효창원8위선열기념사업회 회장(역임), '제14회 의병의 날' 행정안전부장관 표창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