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31구간 빼재 - 황점마을(2018. 2. 25)

[석두거사]

빼재(신풍령) - 백암봉 - 동엽령 - 무룡산 - 삿갓골 대피소 - 황점마을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우리 대표선수들의 한반도기 사용,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올림픽 개막행사 참석, 팀 추월 왕따 논란 등은 계속되던 한파를 날려 버릴 만큼이나 많은 국민들에게 뜨거운 이슈거리였었다. 그래도 환상적인 아이스쇼에 이은 성화점화로 연아 神의 귀환을 알리는 듯한 기대감으로 잠시나마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개막식, 매일 들려오는 우리 대표선수들의 선전과 낭보는 국민들을 행복하게 했다. “영미~~ ,안경 선배” 같은 유행어와 애칭을 얻은 김은정 스킵의 매서운 눈빛과 단단한 팀워크는 우리에게 동계올림픽 은메달을 안겼고,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이상호 선수는 한국 스키의 첫 은메달이고,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윤성빈 선수는 인근 남해 출신이란다. 한국 봅슬레이 사상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한 남자 봅슬레이 팀.. 모두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아시아에서 최초란다. 7번에 걸친 수술에도 굴하지 않고 숏 트랙 1,500m에서 대회 첫 금메달 낭보를 준 임효준 선수, 예선에서 탈락 했지만 포스트 김연아를 꿈꾸며 자신의 최고점을 갱신한 최다빈 선수, 입양아 출신 아이스하키 박윤정 한나 재매,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훌륭한 인성을 보여준 이승훈 선수 등은 우리에게 감동이었고 축복이었다. 금메달 수는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 대회 때 보다 1개 적지만 컬링, 스노보드, 스켈레톤, 봅슬레이,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등 많은 종목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고루 획득해 종목 균형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체육인의 한사람으로 평창올림픽이 한국 동계스포츠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선전한 우리선수들과 대회에 참가한 모든 나라 선수들 그리고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애쓰신 자원봉사자 및 많은 분들께 수고하셨고,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06:35분 집을 나서는데 찬바람을 느낄 수 없다. 오늘은 제법 포근한 날씨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차고지로 가는데 신호 체계가 바뀌었는지 좀 이상하다. 신호 하나를 그냥 보내고 차고지에 도착하니 5분여 늦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늦으면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야 하기에 산행 시간에 늦은 적이 별로 없었는데 많이 미안하다. 마지막 집결지인 백두대간 장비점 앞에서 대원들을 태우고 07:08분통영-대전 간 고속도로를 달리다 생초IC를 빠져나와 국도3호선을 달렸고 다시 37번 지방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도로엔 머리 풀어헤친 모습으로 한겨울 찬바람에 맞섰던 벚나무들이 꽃피움을 하기 위해 양쪽으로 도열해 있다. 다음 대간 길에는 꽃망울을 볼 수 있을까? 08:20분 청소년수련관 옆에서 휴식과 생리현상들을 해결하는데 오늘 걸을 대간 능선이 눈앞이다. 오늘은 얼 만큼의 눈이 쌓여 있을까? 빼재(秀嶺)로 가기위해 08:29분 우측도로로 진입하여 꼬부랑오르막길을 오르더니 08:33분 빼재정(해발 930m)앞에 우리를 내려놓는데 포근한 날씨다.

기념촬영을 마친 대원들은 08:43분 장쾌한 능선이 용이 꿈틀 거리는 것 같다는 크고 넉넉한 산 덕유산(德裕山 1,614m) 100리 능선(삼봉산~육십령)길로 접어든다. 철탑 방향으로 우회하니 등산객들이 별로 찾지 않는 곳인데도 선행자들이 乾雪(건설)과 濕雪(습설)을 잘 다져 놓아 생각보다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다. 완만한 오름길과 평지가 반복되더니 09:09분 빼봉(1032m)이다. 잠깐 숨고르기를 하고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우측으로 전나무 군락지다. 겨울이라 특유의 향을 기대할 수 없지만 곧게 뻗은 나무들이 시원함을 선사한다. 헬기장을 지나고 짧은 내리막길과 평이한 길을 걸으니 09:28분 횡경재 5.6km 이정목이 나왔고 다시 오름길이 시작되니 숨은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등산로 옆으로는 바람이 만들어 놓은 거대한 눈 사구가 만들어져 위압2감을 준다.09:55분 갈미봉이다. 갈미봉에서 본 북덕유 향적봉과 한 눈에 들어오는 대간 마루금 조망은 거친 숨 몰아쉬며 올라온 산객들에게 주는 선물이리라.  대봉에 도착하니 10:24분 등산로에 눈은 점점 많아지고 평이한 길이이 이어지다 횡경재 3.1km 이정목 부터는 다시 오름길이 시작된다. 오름길이 끝났다 싶다, 달음재를 지나고 다시 오름길 시작되길 몇 번하다 연꽃이 피는 연못이 있었다는 못(池)봉 도착하니 11:24분 남덕유산까지 이어지는 수려한 산세와 멀리 가야산, 수도산, 금원산, 기백산등이 기막힌 조망을 선사한다. 횡경재 도착하니 12:00분 점심을 횡경재 근처에서 먹기로 했는데 일행들은 보이지 않고 오늘 처음산행에 참석해 주신 일일 회원 한분이 점심을 먹고 있다. 이른 아침 식사를 해서인지 나도 배가 많이 고픈 터라 점심을 먹으려니 일행 한분이 앞서간 대원이 자기의 점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오호통제라.. 도시락가진 분을 만나 때 까지 계속 걸을 수밖에.. 일일회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한다. 한차례 오름 짓을 하고나니 심한 허기가 몰려온다. 13시가 넘어간다. 오늘 처음오신 그린** 님이 밥은 언제 먹느냐고 물으신다. 곧 본대를 만날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데 민망함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우측으로 중봉과 향적봉의 수려한 경관이 보인다. 본대와 전화 연결을 시도해 봐도 통화상태가 좋지 않아 답답하기 짝이 없다. 13:20분 백암봉 직전 넓은 평지에 도착하니 뭔 일이래! 식사를 마친 후미 직전 그룹은 길거리에 도시락만 남기고 출발했고 박형* 대원 혼자 기다리고 있다. 참 고마운 후배요 동료다. 자리를 잡고 않으니 점심식사를 끝내가는 김포 등산친구들 산악회 회원들이 막걸리를 2병이나 주신다. 산 인심을 뒤로하고 13:45분 서둘러 자리를 뜬다.

짧은 오름 끝에 아고산대 덕유평전의 암봉(송계삼거리)이다. 산행객들이 제법 보인다. 기념촬영 후 동엽령을 향해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동엽령에 도착하니 14:30분 안성탐방지원센터 쪽에서 올라온 산행객들이 보인다. 겨울 덕유산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에다 등산로에 눈도 별로 없다. 겨울 덕유산을 꽤나 와 본 것 같은데 오늘은 많이 생경스럽다. 15;25분 돌탑봉이다. 멧 山자 바위에 입맞춤을 해 본다. 앞에우뚝 솟은 봉우리가 7월이면 원추리 꽃으로 천상화원이 되는 무룡산이다. 간혹 안개 속의 원추리는 비비추와 어울려 몽환적인 모습으로 우리의 눈을 호사시켜줄 때가 있다. 내리락 오르락 하며 태양광 시설물과 나무계단을 지나니 16:15분 무룡산이다. 목책으로 길게 늘어진 계단이 참 예쁘다. 나는 이 곳 산행 때 마다 한참을 생각 없이 서 있곤 했었다. 괜히 마음이 편해진다. 삿갓재대피소가 눈에 들어온다. 걸음도 가벼워진다. 삿갓골대피소에 도착하니 17:00분 피곤한 기색이 역역한 산행객이 삿갓재 대피소로 들어간다. 묵어가려나 보다. 황점마을 까지는 비교적 응달이 많아 미끄러울 줄 알았는데 얼어붙었던 게 녹아 제법 질척거리고 우측 계곡으로 물이 제법 흘러내린다. 봄의 전령이다. 내려 갈수록 봄의 전령은 더 큰소리로 우리를 맞는다. 미풍이다. 집 나갔던 봄의 귀환이다..정대장에게 위치를 확인하는 전화가 왔다. 본대가 다 도착 했나본데 우리는 아직 30분 이상 더 걸어야 한다. 간혹 들려오는 계곡물 소리 들으며 산신령과 이런저런 이야기로 지루함을 달래본다. 고맙게도 이강*이 마중을 나왔다. 백두대간만 끝나면 1대간 9정맥 종주를 마치는 친구다. 내 경험상 종주가 끝나면 많이 허탈할 텐데.. 산행문화를 선도하는 산쟁이로 거듭나길 바라며 잘 극복하리라 믿는다. 향점에 도착하니 18:08분 긴 기다림에 선두대원은 이슬 추렴을 하고 있다. 이슬에 장사 없을 텐데..

18:20분 몸을 씻기 위해 안의로 출발해서 18:56분 목욕탕에 도착했고, 땀에 쩔은 몸을 씻고 저녁을 먹기 위해 19:45분 생초로 출발했다. 생초면 상촌 마을부녀회에서 직접지은 농산물로 운영하는 식당이다. 갖가지 나물에 들기름 한 숟갈 넣어 비벼먹는 비빔밥 맛이 일품이다. 오늘은 돼지고기 두루치기 까지 안주로 나왔다. 할머니들의 손맛이 일품이다. 20:40분 진주로 출발했다. 이동 중에 선두와 후미 사이에 작은 의견 차이가 있었다. 후미대장으로서 많이 늦음에 늘 미안한 마음이다. 몇 번 남지 않은 산행 선두는 후미를 조금 배려해 주고, 후미는 군더더기 시간을 최소화해서 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산행을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진주에 도착하니21:15분수고했다, 조심해서 가라는 인사로 다음산행을 기약한다. 지구촌 대축제였던 평창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오늘 대단원을 막을 내린다. 어서 가서 페막식을 봐야겠다. 집에 도착하니 21:50분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