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교과서 이것만은 바꿔야! ⑬
우리 민족은 왜 이름이 없어요?
학교에 가면 선생님께서 매일 출석을 체크할 때 학생들의 ‘이름’을 부른다. 학생을 구별하는 수단으로서 이름이 가장 기초적이고 널리 쓰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민족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 민족을 다른 민족과 구분하는 첫 번째의 도구는 ‘이름’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역사교과서에는 우리 민족의 이름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도 대학 강의 때 학생들에게 민족의 이름을 물었더니 ‘한민족’ ‘배달민족’ ‘백의민족’ 등의 답이 나왔다. 이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스스로를 ‘한민족’ ‘배달민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과거의 교과서에는 그러한 우리 민족의 이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1998년도 판 중학교 국사책까지는 “우리 민족의 이름이 한민족인데, 배달민족이라고도 불린다.”는 내용이 있었고, 이것이 2008년에는 민족의 이름에 대한 기술은 없고 단지 “고조선이…사라질 무렵, 그 주변 지역에서는 한민족의 또 다른 집단들이…소국을 형성…”(23쪽), “삼국 통일이 한민족 공동체와 단일한 민족 문화기반을 형성하는 우리 역사상의 대사건.”, “(후삼국 통일)을 계기로 한민족이 완전하게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통합을 이루게 되었다.”(93쪽) 등 네 군데서 우리 민족의 이름이 ‘한민족’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기했었다. 그러다가 2009년부터 모든 교과서에서 ‘한민족’ 등 민족의 이름은 사라지고 ‘우리 민족’이라고만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의 이름이 ‘대한민국헌법’이고, 전문에서 ‘대한국민’ ‘대한민국임시정부’ 등의 단어가 나오며, 제1조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인 것을 비롯하여 제2조 ①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 제5조 ①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 제27조와 60조에서는 ‘대한민국의 영역’ 제119조 ① 대한민국의 경제질서… 등 ‘대한’이라는 용어가 12회 등장한다. 윤내현 교수가 ‘나라의 이름은 국가형성을 주도한 종족이나 민족의 이름과 관련이 있다’고 한 것을 참고하면, ‘大韓’이 큰 한(great Han)이라는 의미를 가졌으므로 ‘한’이 고유명사로서 우리 민족의 이름과 관련된다고 추리할 수 있다.
실제로 국사편찬위원회가 2002년에 펴낸 『한국사』1권(총설) 제2장의 제목이 ‘한민족의 기원’이고, 절과 항의 제목에서도 ‘한민족’ㆍ‘한민족 문화’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이름을 ‘한민족’이라고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학자들 중에서는 ‘한국민족’ ‘조선민족’ 등으로 부르는 학자들도 일부 있으나 ‘한민족’이라고 부르는 학자들이 많은 편이다.
고등학교 국사교과서의 이름이 ‘한국사’라고 하듯이 우리나라를 ‘한국’이라고 줄여서 부르고 한글, 한복, 한옥, 한식 등 ‘우리 것’을 나타내는 말로 ‘한’을 쓰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는 것도 명문화와 관련 없이 스스로 ‘한’민족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여기서의 ‘한’이 어떤 의미이고 언제부터 쓰였으며, 나라이름인지 부족, 종족, 민족의 이름인지에 대해서는 박정학의 박사학위 논문 등 여러 학자들의 연구가 있다.
개인이나 민족이나 이름은 자기 정체성을 나타내는 중요 요소일 뿐 아니라 역사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가장 기초적인 민족 정체성 확인 요소가 된다. 그런데 앞에서 보았듯이 과거에는 국사교과서에 기술되어 있던 우리 민족의 이름이 교육부의 지침에서부터 교과서 어디에도 없어졌다. 국사편찬위원회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한민족’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고 현실적으로 많은 국민들이 ‘한’을 우리를 대표하는 말로 사용하고 있는데도 국사교과서에서는 없어진 것이다. 왜 없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정체성 확립이라는 국사교육의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이 분야에 대한 많은 연구실적을 종합하여 민족의 이름을 국사교과서에 포함을 하여야 한다. 그래야 민족의 시작을 언제로 볼 것인지, 뭘 가지고 단합이 되었는지, 어떤 범위의 부족이나 종족들이 뭉쳤는지 등 국사의 뿌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국사찾기협의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