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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2장,
미연은 사주간의 몸조리를 하고 돌아온다.
한 달을 넘게 떨어져 있던 그들이다.
승원은 미연이 돌아오자 아들을 들여다보느라 잠을 자는 것도 잊는다.
“자기야!
벌써 열한시가 넘었어!
어서 자!“
“아냐!
우리 아들을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
하루쯤 잠을 안 잔다고 어떻게 되지 않으니 조금만 더 보고 잘게!“
미연의 성화에도 승원은 아들을 들여다본다.
“정훈아!
네가 내 아들이니?
네가 정말 내 아들이 맞아?“
승원은 신기하고 사랑스럽다는 듯 아들을 보고 또 본다.
강민수는 미연이 아들을 출산하자 이름을 지어가지고 온 것이다.
또한 시간이 없는 승원을 대신해서 이미 출생신고를 해 놓았다.
“이번에는 아버지가 정훈이 출생신고까지 다 해 주셨어!”
미연은 친정에 있는 동안 세 번씩이나 찾아와 주신 시아버지에게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었다.
친정아버지와 시아버지는 서로 마음이 맞으시는지 만나시면 늘 즐겁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시며 시간을 보내시곤 하신다.
사돈 간이 아니라 때로는 친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차가 있으니까 얼마나 편리하고 시간이 절약이 되는지 몰라.
그 차는 기름 값도 싸게 들어 택시비보다 많이 절감이 되더라.“
“우리가 왜 그 생각을 하지 못했지?
매일 택시비 들어가는 것보다 정말 싸게 들어?“
“그래, 한 밤중에 많은 지하철에서 시달리고 오지 않아도 되고 참으로 우리에게는 경제적이고 편리하더라.
아직은 우리 가족이 모두 탈 수도 있으니 휴일 날이 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곳에 나들이를 나갈 수도 있으니 생각만 해도 너무 좋더라.“
“내가 너무 아끼는 것만 생각하고 우리 형편에 자가용이 당치않다는 것만 생각을 했어!
자기가 그렇게 늦은 밤에 지하철에서 시달리고 오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
“나도 감히 자가용은 생각하지 못했지.
우리가 자가용을 가지려면 아직도 먼 훗날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이렇게 사용을 하다 보니 여러 가지로 참 편리하고 경제적인 것도 많이 절약이 되어서 정말 좋아.
장인어른께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 번 전화로 말씀을 드렸어!“
승원은 소형차이기는 하지만 매일 택시비보다 절감이 되는 것에 만족을 느끼며 시간과 돈이 절약이 되는 것을 깨닫는다.
미연은 두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김씨 할머니께 많은 것을 배우며 나름대로 열심히 생활을 해 나간다.
승원이 거의 집에서 밥을 먹을 때가 드물다.
새벽일이 끝나고 그곳에서 아침을 먹고 바로 식당으로 출근을 한다.
주방보조 일이라 하루 종일 쉴 사이가 없이 일을 하지만 힘들고 고되다는 생각보다는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생각에 꾀를 부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면서 요리하는 것을 배운다.
학원을 나와 조리사 자격증을 땄다고는 하지만 실무경험이 없는 승원으로서는 여러 가지 요리하는 것을 열심히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승원이 출근하는 곳은 한정식 집이다.
한식요리가 무척이나 많은 가짓수가 나가는 곳이기 때문에 배울 것도 많지만 그만큼 일이 고되고 힘들기도 하다.
전을 부치는 것에서부터 김치 담그는 일 나물을 무치는 일과 각종 전골을 해 나가는 일로부터 끝이 없다.
고기를 다루는 것은 기본으로 알고 있었지만 고기 종류에 따라 들어가는 양념 또한 다르다는 것을 배운다.
아이들 얼굴을 보는 것이 겨우 아이들 잠이 든 모습이다.
하루가 다르게 커 나가면서 더욱 사랑스러워지는 아들의 모습도 잠이 든 모습이 대부분이었으나 승원은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만족한다.
한 달이면 두 번을 노는 휴일이다.
휴일 날이면 하루 종일 아이들과 노는 것을 가장 즐거워하는 승원이다.
이제 예원이는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어느새 딸아이가 그렇게 컸는가 싶어 대견스럽고도 행복하다는 마음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참으로 편안하고 즐겁다.
승원은 그런 가정을 소중히 간직하며 가족들의 소중함을 배워간다.
승원은 한정식 집에서 이년동안 일을 하고 나서 자리를 옮긴다.
아무리 배워도 끝이 없는 한식이다.
승원은 이제 다시 시내 중심가의 커다란 중국집으로 자리를 옮긴다.
다시 처음부터 중국요리에 대해서 배워나간다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여전히 새벽의 배달 일을 계속하며 출근을 한다.
새벽 배달일은 어떤 일을 하던 승원에게는 커다란 수입원이다.
비록 잠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그 일처럼 단시간에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승원은 시장안의 점포와 업주들 대부분을 알고 어느 점포하면 위치까도 정확하게 파악을 하고 있기에 남들보다 더 많은 배달을 한다.
그것은 정보와 시간과의 싸움이다.
그렇게 승원과 미연이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때 유방희는 큰아들 승재의 결혼을 준비한다.
이제 승재는 대학교수가 되어 멋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승재는 사귀는 여자를 부모님께 인사를 시키고 결혼을 허락받는다.
태어나면서부터 가난이라고는 모르고 자라온 문보영이다.
승재와 같은 학교의 후배로서 그들은 몇 년을 조용하게 사랑을 꽃피우면서 양가의 허락을 얻고 결혼준비를 한다.
양가어른들의 상견례가 이루어지고 결혼날짜가 잡힌다.
유방희는 문보영이 상큼하고 밝고 쾌활한 모습에 정감이 간다.
결혼날짜가 잡히고 나서 유방희는 아들의 신혼집을 위해 보영을 부른다.
“아가!
너희들 신혼집을 어디쯤 마련했으면 좋겠니?“
“어머님!
아무래도 승재씨가 가까운 곳이면 좋지 않을까요?“
문보영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을 하는 성품이다.
“그래, 그런데 그리 큰 평수를 마련해줄 수 없을 것 같다.
아무래도 이십 여 평짜리로 보아야 할 것 같구나!“
“이십 여 평이면 방이 두 개 뿐이잖아요?”
“그렇겠지?”
“어머님!
그 정도로는 저희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승재씨의 제자들도 수시로 드나들 것이고 승재씨의 서재도 필요하고 넓은 거실과 제 옷방도 필요합니다.“
“우리 형편이 그렇게밖에는 되지 않는데 어떻게 하니?”
“어머님!
예단은 얼마나 하면 될까요?“
집을 이야기하다 갑자기 예단 이야기를 하는 보영은 유방희는 이해를 할 수없다는 듯 바라본다.
“다른 말씀이 아니라 예단을 줄이고 그 돈으로 집을 구하는데 보태고 싶은 마음입니다.“
“네 마음이 그렇다면 좋은 생각이구나.
우리 집은 그렇게 호사스러운 예단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네!
예단은 많이 생략해도 되겠네요.“
“그래, 그것이 뭐가 그리도 중요하겠니?
너희들 마음에 드는 넓은 집을 구해주지 못하는 부모로서 면목이 없구나!“
유방희는 공연히 보영이에게 주눅이 든다.
이십 여 평의 아파트라면 신혼살림에 과히 작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유방희로서는 보영의 말에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문보영은 유방희가 마련해주는 돈과 자신의 집에서 주는 돈을 합쳐서 사십오평대의 아파트를 구입한다.
유방희가 사는 집보다도 넓은 평수였다.
문보영은 아파트를 구입하고 나서 새롭게 인테리어를 다시 한다.
집은 새롭게 단장이 된다.
또한 그 집안에 모든 가구들 역시 서민들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고급이고 이름 있는 고가품이었다.
침구 하나에도 유명한 외국브랜드의 상표가 있는 것들이다.
유방희는 있는 힘을 다해서 예물을 마련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패물로서는 비약하고 어림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큰아들의 혼수준비에 최선을 다 한다.
예단을 생략했다는 문보영은 최고급으로 시부모님의 한복과 시어머니의 패물과 남들이 다 한다는 밍크코트를 준비해 온다.
또한 값지고 화사한 침대이불 세트를 마련해 온다.
“어머님!
승재씨 동생에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봉투를 마련했습니다.
어머님께서 알아서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가!
너무 무리를 하는 것 같다.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부모님께서 많은 신경을 쓰셨구나!“
“이 정도도 안 해가지고 가는 여자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집을 구하는데 돈이 들어가지 않았다면 친척 분들께도 잘 해드리려고 했는데생각보다 집을 구하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서 많은 것을 해드리지 못해서 송구스럽습니다.“
문보영은 당연하다는 듯 말을 한다.
유방희는 문보영이 주고 간 봉투를 열어본다.
천만 원이 들어 있는 봉투였다.
작은 아들의 예단 값으로 따로 내 놓은 것치고는 너무 과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문보영의 씀씀이에 새삼 놀라고 있다.
아무리 세상 어려운 것 없이 자랐다고는 하지만 씀씀이의 크기에 놀란다.
그렇지만 그런 여자이기에 승재와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면서 큰아들의 결혼을 위해서 있는 것을 아끼지 않는다.
그동안 승재의 월급을 매달 모아왔던 유방희였다.
그리고 알뜰하게 생활을 해 온 유방희는 적지 않은 저금을 저축해 놓았기에 그것만으로 충분하리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보영이 해 온 예단으로 보아 자신의 생각처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집을 담보로 융자를 받는다.
아들의 결혼을 위해 아까울 것이 없는 유방희다.
작은 아들 승원이는 결혼식만 간단하게 치룬 것이 늘 마음에 걸리고 못마땅스러웠던 유방희로서는 큰아들 결혼식은 성대하게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송민수는 그런 아내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새로 들어오는 며느리도 왠지 가까이 할 수 없는 거리감이 든다.
사돈들 또한 자신이 상대를 하기에는 버거운 사람들이다.
사업을 하는 그들은 상당한 고자세로 딸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하나뿐인 딸의 결혼을 위해 아까울 것이 없다는 식이었다.
유방희는 돈 봉투를 들고 미연의 집으로 간다.
미연은 시어머니의 방문을 받고 정성을 다해서 점심상을 차린다.
이제 정훈이는 세 살이 되어 개구쟁이로 자라고 있다.
금년에 학교에 들어간 누나가 학교를 가려고 하면 저도 따라가겠다는 떼를 쓸 정도로 정훈은 밖으로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정훈이가 정말 많이 자랐구나!”
유방희는 예원이에게 하는 것하고는 달리 정훈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언제나 정훈이를 안아주고 사랑을 표현한다.
“함무이!
나도 학교 갈래!“
“그래, 우리 정훈이는 조금 더 있다가 학교에 가는 거다.”
“시러. 나도 학교갈래!”
잠시 그렇게 정훈이의 재롱을 보면서 식사를 한다.
“이젠 제법 음식솜씨가 많이 늘었구나!”
“어머니!
이 모든 것을 예원아빠가 가르쳐주는 것들입니다.
예원아빠는 이제 음식을 아주 잘해요.“
“그것이 그리도 자랑이냐?”
유방희는 아직도 아들이 음식을 하는 것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한다.
음식은 무조건 여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유방희는 고정관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제 또 다시 중국집 주방으로 옮겼다며?”
“네!
그쪽 일이 한식보다 더 적성에 맞는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한식집보다는 중국집을 하고 싶은가 봐요.“
“갈수록 가관이구나!
넌 대체 네 남편의 마음을 하나 잡지 못하고 하고 싶은 대로 그냥 두고 볼 참이더냐?“
유방희는 모든 것이 미연의 무능함으로 보인다.
“네 동서는 어떤 사람인줄 아니?
앞으로 너희가 잘못 보이면 함께 어울리기 힘들 것이다.
집안도 그렇고 학벌은 말할 것도 없지만 인물 또한 어디 너하고 견주기나 할 사람이더냐?“
“네!
각별히 조심하겠습니다.“
“이것은 너희들 몫으로 가져온 예단 값이다.
너희의 몫으로 천만 원을 가져왔는데 너희가 천만 원을 다 들여서 뭘 할 수가 있겠니?
보나마나 대충 아무것이나 사 입고 돈을 모으려 할 것이 아니냐?“
“.........................”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말아라.
그래도 네 시 아주버님과 네 윗동서의 체면을 봐서라도 돈을 아낄 생각을 하지 말고 고급스러운 것으로 사 입어라.
아이들에게도 좋은 옷으로 사 입히고.“
“네!”
유방희는 오백만원만 건네준다.
유방희는 다시 한 번 더 좋은 옷으로 해 입으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간다.
미연은 시어머니가 주고 간 돈을 말없이 바라본다.
온 가족이 이 돈으로 옷을 해 입는다고 생각하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 돈을 벌려면 얼마나 힘들고 잠을 못자며 일을 해야 하는 것인가를 생각하니 아무리 예단으로 들어온 돈이라고 해도 선뜻 나서지지 않는다.
자신들은 어디 외출할 곳이 별로 없다.
한 번 입고자 좋은 옷을 마련해 봐야 장롱 속에 그냥 묵혀둘 것이 뻔하다.
미연은 승원과 의논을 한다.
승원이 역시 양복을 마련해 봐야 아직은 입고 나갈 곳이 없다는 생각을 하며 비싼 돈을 들여 옷을 해 입는 것에 마음내켜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옷을 안 해 입을 수도 없잖아?”
“어디 빌려서 입을 곳이 없나?”
“빌려 입어?
그것 참 좋은 생각이네!
내가 알아볼게!“
미연은 마침 대여를 해 주는 한복집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리고 동네 세탁소에 부탁을 하면 남자들 양복 또한 대여를 한다는 것도 알아내고 좋아한다.
두 아이들의 옷만 구입을 하고 그들은 옷을 빌린다.
생각보다도 빌리는 값이 또한 만만치 않았지만 그래도 사는 것보다는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이 흡족하다.
함부로 싸구려 옷이 아닌 고급스러운 것으로 대여를 한다.
예식은 호텔 예식부로 정한 것이기에 참으로 대단한 결혼식이었다.
송승재의 재자들과 친구들 그리고 학교의 동료들과 많은 교수들이 대거 참석을 하고 문보영의 집안의 쟁쟁한 인물들이 참석을 한 대단한 결혼식이다.
유방희는 생각보다 좋은 옷을 입고 참석을 한 승원과 미연 그리고 손자와 손녀를 보면서 안도의 숨을 내 쉰다.
작은 아들네 가족들이 초라한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엄마의 마음이었다.
그들은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식을 끝내고 미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신부인 문보영의 외가 집이 있는 곳이었고 문보영이 원하는 곳이었다.
승원은 그런 형의 결혼식을 보면서 미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자신들의 결혼식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식을 치루는 형수와 미연이 비교가 된다.
“예원엄마!
미안해!“
“뭐가?”
“많이 부럽고 속상하지?”
“그럴 것이 뭐가 있어?
모든 사람들이 다 같지는 않잖아?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그때 참으로 행복했던 결혼식이었잖아?“
미연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을 한다.
그런 미연을 보면서 승원은 어떻게 해서든지 미연을 더욱 행복하게 해 주리라는 다짐을 한다.
글: 일향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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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봅니다..~~
마음의 행복이 최고의 행복입니다
행복한 마음이네요
참으로 아름다운 젊은 사람이네
고맙게 잘보고 있어요~~~
아름답다
승원이가자동차사고로 잘못되는것이 아닌가요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