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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리오 기도 강의
*이글은 영성가 김보록 신부님의 로사리오의 묵상이라는 책을 그대로 참조한 것입니다. 사족 없는 명료한 문장입니다.
<시작기도>
즐거울 때 로사리오
슬플 때 로사리오
항상 로사리오를.
길을 걸으면서 로사리오
차를 타면서 로사리오
어디서나 로사리오를.
청소하면서 로사리오
설거지하면서 로사리오
무엇을 하면서나 로사리오를.
주님을 찬양하며 로사리오
주님께 감사하며 로사리오
전부를 맡기면서 로사리오
언제나 로사리오를.
부모와 자식을 위해 로사리오
벗을 위해 로사리오
모든 이를 위해 로사리오를.
로사리오에 기쁨과 희망, 그리고 평화!
로사리오에 신앙과 순명, 그리고 사랑!
로사리오의 줄로
예수와 마리아께 묶여
늘 로사리오의 삶을!
로사리오 기도를 하는 사람은 많지만 잘하는 사람은 적다.
실제로 많은 신자들이 예비 신자들로부터 로사리오 기도의 묵상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잘 하지 못한다. 또 예비 신자들도 처음에 좀 배웠다 할지라도 자기 방식대로 하다보면 분심 중에 하거나 자기가 원하는 지향에만 마음을 두고 주문처럼 외우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린다.
로사리오 기도는 예수님을 항상 삶의 중심에 놓고 사셨던 성모님을 사랑하지 않고는 하기 어려운 기도이다.
제1장 로사리오란 무엇인가?
역사적 배경
-같은 기도문을 반복해서 외우는 습관은 이미 예부터 여러 종교 안에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보편적 염경기도를 뛰어 넘는 영성이 로사리오 안에 있다.
-우리의 로사리오는 수도자들이 매일 시편 150편을 제창했었다는 데 기원이 있다. 지금의 성무일도. 그러나 글을 모르던 수도자들은 주님의 기도를 구슬로 헤아려서 150번 암송했다.
-이러한 관습들은 12세기 중엽 평신도들에게까지 확대되어 주님의 기도 대신 성모송을 150번 외우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지금도 신비 묵상을 다 바치면(빛의 신비 제외) 성모송이 150번이다.
-로사리오 보급은 성 도미니코(+1121)라고 알려져 있지만, 성모송을 150번 외우는 신심은 그 전부터 이미 존재했었고, 각 신비를 묵상하는 습관은 성인의 사후 200년이 흐른 뒤에 생긴 것이므로 도미니코가 성모님으로부터 5단 묵주를 받는 것은 역사적으로 신빙성이 없다. 실제로 묵주기도는 15세기 후반 도미니코회 수사 알랑 드 뤼쁘가 세운 로사리오 협회를 통해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리고 1571년 10월 7일 레판토 해전의 승리로 지금도 이날을 로사리오의 축일로 지내고 있다.
-그 이후로 로사리오 신심은 너 퍼져 17세기에는 ‘영원한 로사리오’ 운동이 일어 하루 24시간을 나누어 매 시간마다 바침으로써 지속적인 로사리오 기도 봉헌이 이루어 졌고, 1826년에는 ‘살아 있는 로사리오’ 운동이 전파되어 15명이 한 팀을 이루어 매일 15단 전부를 바치곤 했다. 또 제2차 세계대전 때 ‘구역 로사리오’ 운동도 일어 구역마다 한 집에 모여 전승과 평화를 위해 묵주기도를 바쳤다.
-이에 더하여 파티마와 루르드의 성모도 이 기도를 되풀이하여 강조하셨고, 현대 교황님들도 묵주기도의 효력과 중요성을 매번 권면하고 있다.
2. 복음 전체의 요약
-묵주기도는 ‘복음 전체의 요약’(교황 비오 12세)이며, ‘주님의 구원 사업의 총합’이다.
-묵주기도의 각 신비는 복음서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예수님의 강생과 부활 신비에 이르기 까지 복음서에 기록된 모든 신비가 묵주기도에 함축되어 있다. 즉, 묵주기도는 구세사를 통하여 신앙의 핵심을 묵상케 한다.
-그러므로 묵주기도는 복음의 마음으로 외워야 한다. 묵상은 복음에서 출발하여 복음을 실천하고 전파하는 것이며 복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묵주기도는 ‘복음의 기도’이며 ‘주님 구원 신비의 기도’이다.
3. 로사리오 기도의 영성
묵주기도는 한 마디로 마리아와 함께 예수의 구원신비를 깊이 묵상하는 것이다. 예수의 구원 신비를 마리아보다 더 깊이 깨닫고 체험한 사람이 어디 따로 있겠는가? 또 우리에게 마리아보다 더 이 구원신비를 더 깊이 깨닫고, 거기에 깊이 참여할 수 있게 중재해 주실 분이 어디 있겠는가? 마리아만큼 예수에 가까운 사람이 없으며 예수의 심정을 이해하고 함께 나눈 사람은 없다. 또 마리아만큼 예수의 구원사업에 협력한 분도 또한 없다. 묵주기도를 하면서 각 신비 묵상 안에서 우리는 마리아와 같이 예수께 가까이 가게 되며, 마리아와 함께 예수의 심정을 이해하고 나누어 받아, 마리아처럼 예수의 구원사업에 협력하게 된다.
마리아의 중심은 예수였고, 마리아의 전부는 예수였다. 마리아의 생애의 모든 것은 예수 안에, 예수와 함께, 예수를 위하여 봉헌되었고 받아 들여졌다. 그러므로 묵주기도를 한다는 것은 마리아처럼 우리도 예수님을 삶의 중심에 놓고, 그분을 우리 삶의 전부로 삼게 해 준다. 그런 까닭에 예수님을 빼고 마리아를 중심으로 묵주기도를 바쳤을 때, 그 기도는 잘 못된 것이며, 오히려 마리아를 슬프게 할 뿐이다.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면서 마리아를 통해 예수님께로!’(Per Mariam ad Jesum recitando Rosarium!)
마리아의 유일한 기쁨은 예수님이다. 즉 예수님의 어머니가 되어 예수님을 팔에 안아 사람들에게 내어 주고, 부활한 예수님을 바라보며 천국에서 그분과 일치하는 것, 이것이 마리아의 기쁨이다. 또한 마리아의 유일한 고통은 예수님의 고통이다. 즉, 예수님께서 버림받아 채찍으로 맞으시고 가시관을 쓰시고 십자가 위에 못 박혀 죽으시는 것을 보는 것, 이것이 마리아의 고통이다. 예수님께 기쁨을 주는 사랑과 선행만이 마리아의 기쁨이 되고, 예수님께 고통을 주는 죄악들이 마리아의 고통인 것이다. 마리아의 기쁨과 고통은 예수님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것이며, 마리아의 생애의 보람과 가치는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로사리오를 바침으로써 예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만을 기뻐하고 그분께서 슬퍼하시는 것만을 슬퍼하게 되며,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사랑과 선행만을 추구하고, 하느님을 외면하는 미움과 악행을 피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로사리오 기도는 예수님을 중심으로 산 마리아의 삶을 우리에게 살게 해준다.
4. 염경기도와 묵상기도의 조화
로사리오 기도는 일정한 기도문을 되풀이해서 외우면서 주님의 구원 신비를 묵상하는 기도이다. 예를 들면 환희의 신비 제1단을 묵상할 때,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외우는 동안 일체 다른 생각이나 묵상을 하지 않고 오로지 마리아께서 예수를 잉태하시는 그 신비만을 묵상한다. 다른 묵상이나 생각은 옳지 않다. 또 기도 지향을 생각하면서 바치는 것도 옳지 않다. 또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의 내용을 생각하면서 바치는 것도 옳지 않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신비 묵상에 집중하게 해 주는 도구일 뿐 그것이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묵상인데, 이는 성찰-감동-간구-결심의 4단계로 이뤄진다. 성찰은 각 신비의 장면을 그림 그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에 자신의 생활과 행동을 비추어 반성하는 행위이다. 또 감동은 그 성찰한 바를 마음의 감동으로 받아들여 주님과 대화하는 것이다. 간구는 성찰하고 감동한 신비에 관한 어떤 은총을 청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끝으로 결심은 구체적인 실천을 다짐하는 것이다. 물론 이 네 가지 하나하나 순서대로 정확하게 실행할 필요는 없으나, 각 요소들이 다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묵상의 시작은 성찰이지만 묵상의 중심은 역시 감동이다. 신비를 지성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감동적으로 맛을 보며 주님과 대화하고 친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심에 따른 실천이다. 각 단마다 결심을 세울 필요는 없으나 5단을 다 바치고 나면 하나의 결실이 나와야 묵주기도가 완성되는 것이다.
5. 로사리오 기도의 관상
기도의 수단은 반복 암송하는 기도문이다. 이는 간단하고 보편적인 주모경으로 한다. 이는 반복 수련하는 가운데 잡념을 쫓고 마음을 가라 않게 하여 기도에 집중케 한다. 기도가 진행될수록 구원 신비에 집중하고 거기에 감동으로 머무는 것이 최대 목적이다.
단순반복을 통하여 묵주기도의 묵상이 무르익으면 관상으로 넘어간다. 묵상은 지성적인 성찰로 끝나서는 안 된다. 오히려 묵상이 깊어지면 자연스럽게 감동적인 기도로 옮아간다. 감동적인 묵상을 관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생각이 아니라 맛을 보는 것이며 주님과 대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도가 깊어질수록 감동적인 대화는 그 내용이 단순해지고 순수해진다.
묵주기도의 관상은 각 단 신비를 다양하고 복잡하게 묵상하는 것이 아니라 신비의 핵심을 단순하고 순수한 형태로 직관하고 사랑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어렵게 생각지 말고 매일 정성껏 묵상한다면 누구나 관상에 이를 수 있다. 교리와 기도 지식이 없어도 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도 관상 안에서 하느님을 아주 가까이 느끼고 바라보고 사랑하면서 산다.
이런 의미에서 묵주기도 100만단 바치기 운동이나 형식적인 레지오 보고용 묵주기도 횟수 채우기는 별 도움이 안 된다. 한 번의 이벤트일 수는 있으나 생활 안에서 자신을 복음화하는 부분과는 요원하다. 오히려 양이 아니라 질로 보았을 때 로사리오 기도는 얼마나 많이 바쳤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잘 바쳤는가가 중요하다. 그러므로 로사리오 기도를 얼마나 깊이 묵상하는가 하는 척도는 우리가 얼마나 자기 생활을 기도화하고 자신을 관상화했는가에 달려 있다. 묵주기도는 깊은 영성에 도달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다.
간단하면서도 심오한 신비를 담고 있는 기도, 쉽게 바칠 수 있되 그리스도교의 구원 신비를 총괄한 기도,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을 하면서도 바칠 수 있으며 깊은 묵상과 관상까지 이르게 하는 기도, 이것이 바로 로사리오 기도이다.
<각 단 신비 묵상을 위한 팁>
-우선 각 단 신비의 장면을 상상으로 그려라. 자신도 등장인물이 되어 그 장면 안으로 들어가 상상으로 주님과 마리아와 함께 행동하여 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어라.
-성찰-감동적 대화-간구-결심을 순서대로 할 수도 있고, 네 가지를 겹쳐서 한 번에 할 수도 있다. 각 단에서 그 신비 하나만을 간단하고 단순하게 묵상하라.
-결심도 실천 가능한 구체적이고 간단한 사항으로 한다. 5단 묵상 후에 하나만 결심해도 무방하다. 너무 막연해서도 안 되고, 너무 거창해서도 안 된다.
-기도 지향은 신비 묵상 전에 세우고 묵상 중에는 생각하지 마라. 그 또한 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