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 산악회가 11월 둘째 주에 찾은 곳은 구림 출신이라면 너와 내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북으로는 섬진강을 동으로는 오원천을 남으로는
구림천을 서쪽으로는 산악 지역을 어우르고 있는 ‘회문산’입니다.
거북이들이 이번 ‘회문산’을 목적지로 찾은 것이 나에게는 특별한 의미
가 있다고 봅니다.
고향을 떠나 부초처럼 세상을 떠다니며, 뭉게구름 되어 바람이 이끄는
대로 이곳저곳으로 유랑을 다니다가, 어느 날 나도 모르게 나룻배에 몸
을 싣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인생 일진데,
그날이 쉬 오지 않는다 해도 그래도 내 발자취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고향의 산을 한번쯤은 밞아보고 싶은 마음 이였는지 모릅니다.
부평을 거쳐 동대문에서 2대의 관광버스가 고향을 향하여 바퀴가 구르
기 시작합니다. 이번 산행은 고향을 안고 있는 곳이라서 그러했겠지만,
여타 산행일 보다 더 많은 회원들이 자리 하나 빈곳 없이 꽉 들어차게
자리하는 열정을 보였습니다. 고향은 언제나 우리들에게 대문을 활짝 열
어 찾아주기를 이제나 저제나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곳입니다.
도심을 벗어나 달리는 차창 밖으로는 무리되어 단풍든 나무들이 결을
이루고, 조금은 기온이 내려 앉아 있지만 이정도 시원함으로 콧바람을
넣어 주어야만, 그동안 도심의 혼탁함을 가슴 깊이 받아 들여 어지럼증
이 날만도 한 내 몸에게, 영양 주사를 한 번쯤 놓아주는 모양새가 되는
듯 느껴집니다.
이날 산행에 참석한 인원은 서울 부평에서 80여명, 광주 전주 구림등
40여명이나 되는 인원들이 고향의 선후배와 고향 어르신들을 찾았으며,
가을바람 사이로 세상사는 이야기를 전하며, 마주잡은 손에 따스한 온
기를 느끼는 가운데 무의미한 욕심을 버리고 오로지 고향을 다시 찾았
다는데 행복감을 느끼는 듯 보였습니다.
조금은 기나긴 시간동안 달리던 버스가 ‘회문산’ 주차장에 거북이들을
토해내니, 먼저 와있던 많은 선후배님들이 만면에 웃음꽃을 피우고는
손을 잡아채듯 맞잡고 흔들며 뭣이 그리 반가운지 헤아리기 어려울 정
도로 환대해 주는 것이, 죽었던 이가 다시 살아온 듯 보여 지는 가운데,
‘회문산’으로의 첫발을 디디게 됩니다.
그러나 이날은 우리 거북이들만의 모임이 아닌 듯, 산행 후 고향 어르
신들과 면민들이 참석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기에, 행사요원과 고향 부모
님과 이웃들을 만나기 위해 다소의 인원이 등산을 포기하기에 이릅니다.
그래도 더 많은 인원들이 장군봉과 투구마을을 거쳐 과촌 마을까지의
두시간 이상의 산행에 동참하게 됩니다.
그런데, 얼레~
속담처럼 10년이면 강산도 변합디다 그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오를 때에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참나
무과의 수목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산자락을 따라 간헐적으로 들리는
새 소리를 들으며, 내 고향 마을과 이웃한 마을들도 돌아보며 여유자작
올랐지요. 정상에서는 고사도 지냈다고 하네요.
그러나 하행 길은 수십여 년 전의 기억을 되살려 어렴풋이 찾아 나서
는데, 그동안 산행인의 발길이 끊긴지가 오래되었는지 애초에 길이 없었
는지 모르는 길을 ‘남부군’ 영화 촬영하듯 잡풀과 애목들 사이로 길을
잡아 나가는데, 다른 산행 때와는 달리 자연이 펼쳐 놓은 풍광을 즐길
여유 같은 것은 없었다 보여 집니다.
그리고 이번에 총 동문에서 협찬 받은 노래방 기기를 내 몸처럼 다루는
이가 산악 대장 4회 박기호님 이기에, 그 기기를 먼저 설치해야 되는 급
한 마음이 발걸음을 빨리 하게 만들어, 일행은 무탈하게 잘 내려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나머지 거북이들의 안위를 돌보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여
그리되었다 하여도, 여타 산행 때와는 다르게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그래도 모두들 고향 산천을 두루 보고 내려 와서 그런지, 웃음만은 여
전이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거북이들이 다시 모인 그곳에서는 벌써 행
사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면직원과 마을 분들과 집행부 요원들이 음식
장만을 하여 손님 맞을 준비를 이미 끝내고 있었습니다. 다소 늦은 2시
30분이나 되었지만 행사는 그런대로 시작을 할 수 있었지요.
조동탁 의장님이 돼지 두 마리를 내 놓아 삼겹살과 바비큐를 시작으로
고들빼기 김치가 입맛을 돋우니, 일부러 찾아준 정동영 의원님의 인사
말이 길을 열어 놓으니, 각계의 많은 인사들의 릴레이가 있었습니다.
총 동문 회장님이 기념 타올을, 부녀 회장님이 김치를, 동네 분들 중에
서도 갓과 고들빼기 김치를, 장 나금이가 등산 양말을, 면사무소에서 음
료수를 등등 각계에서 성원과 음식등을 준비하여 주고, 지갑을 열어 성
원해준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노래방 기기에서 빵빵하니 선율타고 음악이 전해지니, 뉘인들 그냥 있
게 놔두지 않는 가운데 황혼으로 넘어가는 가을 햇살을 보며 이날 행사
의 마지막을 알리게 됩니다. 다음 12월 산행은 서울 인근에서 송년회로
대신 할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송년회 되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사라진 오솔길땜에 고생하신 선후배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ㅎㅎㅎ 행사 주관하신 임원진님들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꾸벅
많은 관심과 협찬으로 모두가 함께해주셔서 성황리에 무사히 회문산행을 마친것같습니다~ 감사를 드리며 그날의 애잖한추억을 아름답고 멋진글로 승화시킨 최홍순쥔장님께도 고마움을 전해드립니다~^^
거북이산악회 홧팅!!
후기를 통해서 참석하지 못했어도 그날에 생생함을 느낌니다
세월이 지나 사진과 이후기를 보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여행길에 추억이 생기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추억이 소중한 이유는 추억속에 고향 동문 선 후배님이 늘 함께하기 때문이겠지요~
세월이참만히지낫구나했읍니다
예전에나무하면서올라다니던길이잡초속에서해매게하고한짐가득지게에지고다니던길이빈몸으로걸어내려와기우둥하는내몸이만히변햇구나했읍니다
내고향과촌을찾아주신모든분들깨감사에인사를드리겠읍니다
그리고최홍순시인에구구절절한글은회문산을함깨안했어도잘다녀온것같읍니다
홍순동상고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