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오브더칠드런은 11월 22일(수)부터 24일(금)까지 2박 3일간 서울, 경기, 부산 세기관의 아이 23명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새터민, 이주민, 한부모가정의 아이들은 처음에는 예상대로 낯을 많이 가리고 곁을 주지 않았습니다. 서로 다른 기관의 아이들끼리도 서먹해 하면서 대화를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겪게된 환경의 변화, 쉽게 섞이지 못하는 또래들과의 관계 등 눈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소외와 편견까지 아이들의 마음은 더 닫혀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만 더 헤아리고 다듬어 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제주도 여행을 기획하게 되었고, 작게나마 마음을 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오전 일찍 제주공항에 도착하여 간단한 음식으로 요기를 하고, 처음으로 찾은 곳은 항공우주박물관이였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소가 가득한 박물관에는 각종 비행기와 우주선의 역사가 가득했고 열정적인 가이드분의 설명으로 아이들의 눈빛은 반짝였습니다.
박물관에서 점심식사까지 마치고 오후에는 감귤농장에서 감귤따기 체험을 했습니다. 나무에 메달린 귤을 처음 접한 아이들은 각자 나눠 받은 방은 봉투를 채우느라 여념이 없었고 농부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했길 바라며 체험을 마무리 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잠시 개인 정비 시간을 가진 후 자기소개와 레크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서로 낯가리며 쭈뼛거리던 각기 다른 기관의 아이들은 능숙한 강사의 지도 아래 천천히 프로그램에 빠져들었습니다.
낯선 아이끼리 조를 이뤄 단체 미션을 수행하고 몸을 움직이면서 웃음과 활기를 되찾았고 아이들 답게 왁자지껄하면서 친구가 되어 갔습니다.
저녁식사까지 마치 아이들은 우루루 숙소의 시설들을 이용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첫날 일정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아침을 일찍 챙겨 먹은 우리들은 제주만의 독특한 생태환경인 곶자왈에 방문했습니다. 곶자왈은 나무·덩굴식물·암석 등이 뒤섞여 수풀처럼 얽혀있는 곳을 일컫는 제주도방언입니다.
한겨울에도 가을 기온을 유지한다는 곶자왈만의 신기한 식물들과 지형을 재미있게 설명 해 주시는 숲설명 선생님 덕분에 보이지 않았던 부분도 자세히 살펴 볼 수 있었습니다.
올레길 10코스 체험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걷기엔 코스가 조금 길어서 중간 지점인 송악산에서 산방산까지의 올레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곳곳에서 만나는 탁트인 전망과 작은 해변의 파도에도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며 앞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덕분에 안전관리를 하던 저희는 앞뒤로 함께 뛰어 다니며 아이들을 챙기느라 찐땀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제주 여행을 함께 하면서 느낀 점, 좋았던 기억 들을 서로 공유하고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팀별로 나누어 앉아 어떤의미인지 궁금한 그림과 깨알같은 글들을 채워가며 서로 여행했던 곳을 떠올려가며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마지막날 아침에 간단히 해단식을 하면서 아쉬운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라이프오브더칠드런에서 마련한 기념품을 나눠가지고 단체 사진도 촬영했습니다.
낮시간에는 중문단지의 색달해변에서 자유시간이 주어졌는데요, 아이들답게 차가운 바다에 발을 적시며 내달렸습니다.
짧았지만 많은 추억을 가득 안고 돌아갔기를 바라는 마음에 준비했던 프로그램인만큼,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곤히 잠든 아이들의 얼굴이 더욱 예뻐보였습니다.
한 아이는 다시 제주도를 찾을 때 꼭 함께 했던 여행 코스를 되짚어 와봐야 겠다고 까만 눈동자를 빛내며 말해주었을 때 힐링은 저희가 받은 듯했습니다.
다양한 환경의 아이들에게 다른 기획으로 즐거운 경험을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