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20년 11월 2일 개그우먼으로 활동하였던 박지선 님의 사망 소식을 접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 상 자살로 인한 사망으로 판단되고 있지요.
박지선 님은 '못생겼다.'라고 주변에서 놀리는 것이나 다름없는 개그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토크쇼 등에서 강력한 자존감을 보여주었지요.
그녀는 '나는 못생기지 않았다.'라고 주장하지 않고, '어쨌든 나를 사랑한다.'는 자존감이란 것이 뭔지를 보여주는 언행으로 저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습니다.
그런 그녀의 언행은 제가 환자들에게 자존감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그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자료로 사용할 정도였지요.
그런 그녀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에 저뿐만 아니라, 그녀를 통해 삶의 희망을 얻었던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저렇게 자존감이 높은 사람도 자살을 하는데, 나는 살아갈 수 있을까?'라고 겁을 먹는 분까지 계시네요.
그래서 저는 남겨진 분들을 위해서, 오늘은 짧게 '자살 충동'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살은 우울하고 삶이 힘든 사람들이 계속해서 그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니면 정반대로 술을 잔뜩 마시고 조절 능력을 상실해서 싸우다가 홧김에 하는 경우로 알고 있거나요.
그렇지만 간헐적으로, 별다른 우울 증상이나 술을 안 마신 상황에서도 '자살 충동'이라는 것이 발생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인간의 정신력은 쉽게 지칩니다. 정신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얼마 없습니다.
이런 부족한 정신력을 붙잡기 위해 우리는 체력을 기르고,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쉬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렇지만 가끔, 그 빈틈을 비집고 우연이란 것이 인간의 목을 죄러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주 멀쩡한 사람이 어처구니없이 허술한 보이스 피싱을 당하는 경우를 떠올려보세요.
그들이 평소의 안정된 상태였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연이 겹쳐 피곤하고 황망한 상태에, 일은 많은데, 확인하는 전화나 연락은 안 되는 상황이 정말 우연히 겹칠 수 있습니다.
'자살 충동'이란 것도 이런 보이스 피싱과 같습니다.
인간은 삶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한순간 삶을 초기화시키고 싶다는 욕구에 휩싸입니다.
보이스 피싱이 걸려오는 것이지요.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경우 한 순간 흘러가는 생각으로 끝납니다.
그렇지만 우연이 겹치고 또 겹치면, 보이스 피싱당하는 것처럼 자살 충동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버리게 됩니다.
이런 일을 겪어본 분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그때는 내가 아닌 것 같았어요. 누군가 조종하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아차! 했을 때는 이미 시도한 뒤였어요.'
이것이 인간 사고의 신비라고 해야 할지, 저주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아무리 자존감이 높고 건강한 사람도 우연과 우연이 겹치면 이전에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을 일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박지선 님의 죽음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 이유를 찾으려고 합니다. 억측도 많지요.
피부병으로 고통받아서, 사실 토크쇼에서는 강한 척한 것이고 우울증이 있었어서, 어머니와 갈등이 심했어서.
이렇게 찾는 이유는 잘 모르지만, 일반적으로는 결국 박지선 님이 삶의 고통에 짓눌려 자살을 선택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겠지요.
저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그리고 아마 영원히 박지선 님이 죽게 된 정확한 이유는 모를 것입니다.
그렇지만 자존감의 화신 같았던 그 모습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그 모습이 모두 거짓이라고 결론을 내려가는 것 같아서, 전문가로서 다른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살 충동'은 마치 보이스 피싱과 같아서, 그것은 그 사람이 '멍청하고 못나서' 당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운이 없었을 뿐이다.'라고요.
이렇게 자기 위로를 해도, 마음은 씁쓸하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 글은 어디로도 퍼가셔도 좋습니다.
첫댓글 ㅜㅜ 고인이 행복한 곳으로가서 고통없기를..
죽음이란... 끝일까요 아닐까요
별 소식 없어도 나름 성공한 분이니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라고 대수롭지 않게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지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그런 와중에 조선일보는... 어휴 그 행태를 보면 언론에 대한 스트레스도 영향을 줬을거같긴 해요
돈이 먼저라지만... 기자 조리돌림을 하고 싶다는 충동이 듭니다.
1577-0199 나 1393 모르는 사람들 많죠. 폭풍에 휘말려 번개탄을 피우든 혁대로 목을 조르든간에 'ㅅㅂ 내가 뭐하나' 하는 현자타임(?)으로 폭풍에서 탈주하는 사람도 많고 말이죠. 현자타임을 넘겨도 한번씩 현자타임을 제대로 넘긴 '용기 있는(?)' 사람이 부러워 질때도 있고, 폭풍이 세차게 불때도 있지만 그럴땐 미리 마련해둔 안전장치를 이용해야겠지요.
여튼 팁으로 심심하면 폭풍에 휘말리는 사람이라면 폭풍에 안 휩쓸리게 안전 장치를 몇 겹씩 만들어두는 걸 추천합니다. 예를들어 폭풍의 전조 > 1577-0199 > 지역정신상담센터 > 다니는 병원 등등... 덤으로 안전장치의 프로세스를 많이 만들어 둘수록 좋습니다. (예를들어 아파트에서 떨어지겠다 한다면 일단 창문부터 잠그고 방충망이 없으면 방충망을 설치하고 등등) 그 프로세스 수행하다가 현자타임 오거든요 ㅋㅋㅋ
실질적인 팁 좋습니다 ㅎㅎ 요새 응급실에서 자살예방센터 연결하려면 통화가 안 될 정도로 바쁘더라구요... 그래도 이런 시스템이 있으니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팁은 전공의들도 환자분하고 세팅하라고 하면 잘 못 하는데 책읽는달팽님이 굉장하시네요!
순간적으로 삶을 지속하기 싫을 정도의 고통과 힘듬이 있었겠죠 고인의 명복을 빌뿐ㅇ입니다
저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