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께서 작성하신 글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항상 생각을 확장해볼 수 있는 토론 주제를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토론 주제로 제안하신 '통일을 바라볼 때 (다문화 모형의) 샐러드 볼 이론과 국수 대접 이론 중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답글로 작성해보겠습니다.
기존 통일 정책에 관련된 논의에 대한 근거로, 저는 다문화 정책 중 샐러드볼 이론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유학의 어울림철학을 해석할 때, ‘타인은 배제의 대상이나 동일화의 대상이 아니다.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이다.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일지라도, 나와 너는 서로를 배제시키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할 존재이다.’라는 점에서 이 이론이 샐러드 볼 이론의 맥락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국수 대접 이론은 ‘주류 문화’, ‘비주류 문화’라는 개념이 내포되는데, 저는 이러한 ‘주류’와 ‘비주류’의 개념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관점이 주류 문화를 우위로 보는 관점이라고 해석하여, 유가의 어울림 철학은 모든 문화가 동등한 관계인 샐러드 볼 이론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유가 철학의 관점에 기반한, 다름에 대해서 옳은 것은 수용하지만 옳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비판적이고 때로는 배제적 성향을 띨 수 있어야 한다는 선생님의 관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과연 어떠한 것이 기이한 것이고, 비정상적인, 특이한, 옳지 않은 문화인지 구분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국수 대접 이론을 통일의 관점에서 해석했을 때, ‘과연 어떠한 문화가 주류 문화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의 관점에서 본다면 당연히 대한민국의 문화가 주류 문화이겠지만, 북한의 관점에서 본다면 북한의 문화가 주류 문화이고, 이러한 관점의 차이는 쉽게 합의될 수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는 통일 정책으로 ‘국가연합 통일’을 주장하는 바입니다. '국가연합(Confederation)'은 영토안전과 공동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체결한 공동체입니다. 2개 이상의 주권국이 공통된 이익의 달성을 위하여 국제법상의 조약에 의하여 결합하고 공동 기구에 의해 주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도 하는 결합 형태로, 연합은 각각의 실체가 독자적으로 국방과 외교권을 행사합니다. '국가연합'은 1민족 2국가 2체제 2정부를 의미합니다.
다문화 정책의 샐러드볼 이론과 비슷한 맥락으로, 통일 정책을 펼침에 있어 국가연합 방식을 채택한다면 각국의 다른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고 문화 간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이러한 국가연합 통일을 지지하는 바입니다.
앞서 올리신 조동석 선생님의 글과 [네이버 지식백과] 연방제 통일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을 참고하였습니다.
첫댓글 정선 선생님이 잘 파악하였듯이 유학의 어울림철학에서 경계하는 것은 자기중심주의의 관점에서 상대를 밀어내는 배타적 경쟁의 논리와 맹목적으로 상대에게 귀속되거나 혹은 상대를 나에게 귀속시키는 동일화(획일화)의 논리입니다. 이는 어떤 문제에 대해 서로의 차이를 틀림이 아니라 다름으로 인정하는 기초 위에서, 공동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상호존중의 자세로 협의에 임할 때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남과 북의 통일 문제 역시 이러한 자세로 접근할 때, 소통의 문이 열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