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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조리 아무거나? 스크랩 우리는 대하를 맛있게 먹고 있을까?
해광 추천 0 조회 4 08.10.21 16:4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소금구이는 대하를 가장 맛있게 먹는 법?

 

대하가 철이다. 소금위에서 빨갛게 익어가는 대하를 보고 침 흘리지 않는 이 없을 것이다. 이른바 대하소금구이는 대하를 먹는 정석중의 정석으로 인식되고 있다. 혹자는 대하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대하소금구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예전부터 대하를 먹으면서 드는 의문점. 이게 과연 무슨 맛일까? 맛객은 가리는 음식 없이 잘 먹지만 유독 대하만큼은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내 미각의 문제일까? 아니면 대하가 과대포장 된 맛일까? 것도 아니면 소금구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지금부터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즐기는 대하 소금구이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보도록 하자.

 

 

△자연산 대하, 양식에 비해 껍데기가 연한 빛깔이다.

이상기후로 대하 1킬로그램에 8만원대까지 폭등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4~6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며칠 전 자연산 대하를 접하고 과감하게 결론을 내렸다. 대하 소금구이가 맛없는 건 대하도 문제, 소금구이도 문제라는 사실. 일단 자연산 대하와 양식대하(흰다리새우)는 모습이나 맛에서 차이가 확연하다. 시중에서 살아 유통되는 대하는 대부분 양식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 대하로 소금구이를 했으니 이놈의 미각이 만족 했을 리 천부당만부당이다.

 

그렇다면 만인이 즐기는 대하 소금구이는 왜 아니올시다일까? 쇠고기를 예로 들어볼까? 아주 맛좋은 등심을 소금위에 굽는다고 해보자. 빨리 익지도 않을 뿐더러 수분(육즙)은 엄청나게 소금에 빼앗기고 말것이다. 그로인해 육질은 퍽퍽해지고 지방이 연소되어 생기는 고소함도 반감되는 건 당연한 이치.

 

자 다시 대하를 살펴보자. 소금구이에 구운 대하는 수분의 증발로 인해 단맛은 빠지고 육질은 퍽퍽해진다. 또 새우를 먹는 이유 중의 하나인 고소한 풍미는 기름에 튀겼을 때에 비해 반도 따라가지 못한다. 그런 이유로 대하 소금구이는 한국인의 미각 수준을 보여주는 결정적 단서이지 싶다. 맛객이 대하 소금구이는 유감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남들 잘 먹고 있는데 대안도 없이 딴지만 걸면 이몸이 몹쓸 놈이다. 제대로 된 돈까스는 겉은 바삭, 속은 부드럽다. 새우 역시 그래야 한다고 본다. 겉은 바삭 구워 풍미를 배가 시키고 육질은 촉촉하고 보드라워야 제맛이다.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기름에 튀기는 거지만 뭐, 트랜스지방이 걱정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요리도 창의성이다. 창의성 없는 사람은 레시피를 고대로 배껴서 요리해도 안 된다. 서양에서는 아이에게 창의성을 길러주기 위해 요리를 가르치기도 한다지만 우리는 학원에서 창의성을 가르치고 있다. 창의성이 무슨 산수문제도 아니고 쯧.

 

창의성 얘기는 여기서 접고 다시 요리시간으로 돌아가자. 대하를 어떻게 요리할까? 고민 할 것도 없이 머리 속에서 레시피가 척척 떠오른다. 창조적인 레시피는 식재에 대한 정확한 이해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다. 요리를 하기 전 구상단계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들어가는 재료가 집에 있는가 없는가이다. 요즘 잘난 인간 만나 신보릿고개를 경험하고 있는데 되도록 식재비를 아껴야 할 것 아닌가.

 

자 그럼 만들어보자. 대하를 매실액에 1시간여 담갔다. (사실은 밤새 담가뒀다. 그만 깜박 잠이 들어서 ㅠ_ㅠ)  왜 매실액에 담가야 하는지는 묻기 없기.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새우가 지니고 있는 잡내를 없애고 맛도 더 좋아질 것만 같은 예감.

 

 

△이 요리 이름을 뭐라고 지을까? 대하가 꼬냑을 만났을 때?  좋은 요리명 있다면 알려주시라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마늘과 생강을 넣어 향을 우러 냈다. 이것도 왠지 그래야 더 맛있을 것만 같은 예감. 생강과 마늘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향이 충분히 우러나면 건져낸다. 새우를 씻어 물기를 뺀 상태에서 달궈진 팬에 넣으니 것 참, 소리한 번 요란하다. 치이익!!!! 새우가 빨갛게 익어가면서 그 특유의 향을 내뿜기 시작하면 꼬냑을 조금 넣는다.(이거 집에 있는 재료만은 아닌데) 암튼 십수년 보관하던 꼬냑이다.

 

오만복: 맛객, 꼬냑은 왜 넣는데?
맛개: 나도 몰라. 왠지 꼬냑을 넣어야 할 것만 같은 예감이라지 아마.
오만복: 그렇군!

 

 

 

풍미의 대가들인 꼬냑과 새우가 불위에서 뜨겁게 만났으니 그 향이란... 위에서 언급했다. 새우는 꼬소한 향이 생명이라고. 그 향의 90프로는 껍데기에서 나온다. 새우 껍데기가 살짝 탄 느낌이 들 정도로 굽다가 접시에 담는다. 아참 새우를 굽기 전에 등 껍데기 마디마다 칼집을 넣었다. 그리고 등껍데기 두서너개는 벗겨냈다. 이것도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은 예감.

 

 

 

 

 

 

자 이제 새우를 먹느냐? 아니지. 이 상태에서 먹으면 요리라고 할 수도 없지. 새우 육즙이 나와 고소함이 고대로 남아있는 팬에 파를 넣어 향을 낸다. 여기에 간장과 꼬냑, 천일염 네개를 넣고 소스를 만들어 새우에 부었다. 먹기 전, 향을 맡는 건 새우에 대한 예의. 새우 육질은 보드라웠다. 투구를 벗기지 않고 씹는 대가리는 고소하기 이를 데 없었다.

 

 

좋은 요리는 술을 부른다. 와인이나 맥주를 곁들이면 한동안 대하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뱅뱅 돌 것이다. 내가 지금 그러고 있는 것처럼.

 

(여러분은 대하소금구이 맛나게 드셨나요? 아니면 어떻게 먹는 게 가장 맛있던가요?)

 

◇ 대하 주문은 여기

◇ 다른 글 보기 우리는 전어를 맛있게 먹고 있을까?

 

 

2008.10.21 맛객(블로그= 맛있는 인생)

바로가기 http://blog.daum.net/cartoo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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