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제주 철인3종 경기대회에서 “완주”하였음을 감격스런 마음으로 강남클럽 식구분들께 보고합니다.
철인으로 등극하는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면서 제주의 한 여름날 밤에 느껴본 이 기쁨, 이 감동은 정말 평생 간직하고 싶습니다. 킹코스는 단지 하나의 경기가 아니라 그 이상의 기쁨과 성취감을 주는 철인들의 성스런 ‘의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번에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대학에 합격하고 출국을 준비 중인 저의 예쁜 딸 은주와 대학을 준비 중인 아들을 생각하며 큰 힘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은주야, 태수야! 아빠가 해냈다!!”는 멘트를 중문의 하늘에 소리 높여 질러도 보았습니다.
완주메달을 목에 걸고, 멋진 타올을 어깨에 걸치고 성봉 형님이 찍어주는 사진 포즈를 취하면서 내가 마치 올림픽 메달이나 월드컵을 들어 올린듯한 짜릿한 감동도 느꼈습니다.
평소 김부회장으로부터 “아이언맨 대회 킹코스를 완주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니 한번 도전해보라”는 말을 여러 번들었는데 그 느낌이 저에게도 다가옴을 실감합니다.
무엇이랄까요?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철인정신으로 모두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랄까, 또는 고난의 오백리 행군을 어렵게 마친 나 자신과 건강한 육체를 갖게 해주신 부모님과, 주말을 오로지 운동에만 전념하고 기타의 소중한 것들을 대회 뒤로 미루고 멀리하였음에도 정신적, 물질적 지원을 해준 ‘정부인’에 대한 고마움이랄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회 전부터 상경할 때까지 한 식구와도 같은 진한 유대감 속에서 먹거리를 준비하여 주시고,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돈네코 언덕 위에서, 런 주로에서 길거리 응원을 펼쳐 주신 회원분들께 정말 가슴 속에서 우러 나오는 감사함 등…
대회를 마치고 나니 강남클럽 식구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가득가득 느껴집니다.
[2010 대회 과정]
수영코스
9일(금요일), 10일(토요일) 중문 앞바다의 파도는 2009년에 비해 부드러웠습니다. 내일도 이 정도 파도라면 좀 심심할꺼 같다는 예상? 작년에 꽤나 높은 파도 속에서 3.8km를 헤쳐 나왔으니 이번에는 수월하게 수영을 마칠 수 있다는 예감이 들더군요.
헌데, 토요일 기상예보부터 나오는 장마전선의 북상 소식이 딱 들어 맞아서 일요일 중문비치로 나가니 바다 저 멀리 하늘에는 시커먼 구름이 수평선 위에 드리워져 있고,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저녁처럼 어두움의 그림자가 대기를 덮고 있고, 파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는 것 같았고. 수영 워밍업 시간인데도 대회 본부 측의 통제로 물 속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6:45분이 되니 기상조건이 않좋아 수영은 cancel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편으로는 안도감도 들고 – 바다수영은 아직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므로 – 한편으로는 킹코스의 의미가 퇴색되고 마는구나 라는 서운함도 생기대요.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파워바도 먹고, 물도 여유롭게 마시고, 대기시간 동안 회원님들과 여러가지 이야기도 나누고, 화장실도 들락날락… 모든 참가선수들이 여유로운 분위기.
싸이클 코스
그리하여, 8시부터 프로선수/릴레이팀/여성선수/남성선수 뒷번호부터 싸이클 출발로 변경 실시되었습니다.
쉬는 동안 에너지 보충, 물보충, 물버리기 등을 시의적절히 실시한 덕분에 60km 지점 성산포까지는 배부르게, 매우 빠르게 페달링을 하면서 신나게 진행. 평속이 거의 33km. 허지만 나를 추월하는 수백명의 썬수들을 보면서 ‘저 양반들의 평속은 40km 가까이 되갔구만’ 하며 나름 부러움이 팍팍.
내륙마을로 접어들고 완만한 오르막길이 펼쳐 지면서 앞바람이 우리를 못살게 굴어서 ‘역쉬 삼다도의 명성은 변치 않는구만’ 하는 속설을 다시 체감함. 속도는 다시 20km초반대로 곤두박질하여 나의 본연의 수준으로 down grade함.
70km지점부터는 굵은 빗줄기와 함께 세찬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하여 철인의 자격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함. 작년의 실패를 거울삼아 올해 봄부터 시작한 허벅지 근력강화 훈련, 롤러훈련이 효과를 발휘하여 속도는 빠르지는 않지만 힘들지 않게 up hills을 하나하나 등정하면서 ‘아기다리고기다리던’ special food 지점에 도착. 쏟아지는 빗줄기를 안주삼아 전복죽, 호박죽, 황도캔 등을 뒤이어 바로 도착한 박부회장과 길바닥에 앉아 맛나게 먹은 후 다시 돈네코를 향하여 비장한 각오로 출발.
정말 징그럽게 보였던 돈네코 언덕을 오르면서 “이번엔 꼭 한번 내 힘으로 올라가보자”하는 각오로 한바쿠 한바쿠 갈지자로 왔다갔다 하면서 마지막 피치에 도달하니 기진맥진하는 순간, 동진씨가 뒤를 몇 미터 밀어준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죠. 고마워, 동진씨!
돈네코 정상에 도달하니 현고문님이 ‘잘뛰그라’를 먹여 주시고, 정신없는 어리버리 와중에 성봉형님은 셔터를 눌러 주시고, 세찬 비바람과 안개 속에 카렌스 뒷문을 열고 차안에서 창렬형님, 경애누님, 애란씨가 열렬히 저를 응원하시니 다리 힘이 불끈 불끈.
속도가 상당히 떨어지고 가시거리가 10~20meter인 상태에서 롤러코스터 봉우리들을 넘고 넘어 가면서 2009년에 비해 쟌거에서 뛰어 내리고 싶을 만큼의 육체적 고통은 없었기에 장거리 라이딩을 달리면서 한라산 중턱의 주위 경치도 음미하면서 장장 180km의 긴 1단계 여행을 마침. (기록: 8:10)
T2에 제가 나타나니 길거리 응원을 하시던 모든 강클 식구분들이 소리 지르며 뜨거운 환영을 하여 주셔서 넘 감사해용!!
런
RUN 3 lap을 시작하면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피니쉬 라인으로 띄어 들어가는 선수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더군요.
“이깐 대회 포기혀면 어때, 내년에 또 오면 되는 거 아녀!!?”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만사 다 때려치고 “나 집에 돌아가고 싶어”라는 하소연인지 넋두리인지를 이마트 앞에서 응원 중이던 우리 강클 식구들에게 하고 말았습니다.
으앙, 울고 시포라~~
아, 그땐 정말 언능 집에 가서 정부인이 차려 준비한 시원한 수박 먹으면서 드러누워 쉬고 싶은 맘 밖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요, 몸 속에 고통이 가득하지만 머리 속은 이 생각 이외에는 마치 텅 빈듯한 것처럼…
1 lap은 창렬형님이 동반주를 기꺼이 자청하여 주셔서 편안한 맘으로 1:40에 통과.
2 lap까지도 1:50 정도의 페이스를 유지하였고 도중에 릴레이 마지막 주자인 조춘제님과도 조우하여 잛은 거리지만 동반주. 3 lap도 2:00~2:10 내에는 완주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10km를 남겨 놓은 거리에 접어들면서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생겨나더군요. 박부회장이 3 lap동반주를 하면서 조언을 하여 주기에 ‘길게3종 운동하자’는 맘으로 걷기로 작정. 사실 무릎이 아퍼서 남은 거리를 도저히 뛸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런 코스에 있는 언덕들이 나를 힘들게 하여서 오르막 언덕길을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다리 근력 보강이 절실합니다.
약 5km 정도 남은 지점에 다다르니 동진씨가 쟌거를 몰고 나타나 세사람이 사이좋게 속보운동 하였지요. 월드컵 경기장이 시야에 들어오는 지점에 경기를 마친 조춘제님이 격려차 마중을 나와 주셔서 마지막 남은 힘으로 뛰면서 피니쉬 라인으로 행복하게 골인하였습니다. (기록: 5:58)
맺음말
런 3 lap에서 다가온 참을 수 없었던 근육통, 긴 고통의 시간이 흐릿하게 추억의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도 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심정으로는 이제는 이 힘든 정말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었는데 하룻밤을 자고 나니 새로운 도전의 의욕이 그 자리에서 봄날의 새싹처럼 살아나옴을 느낍니다.
2011년 제주대회를 준비하는 우리 회원분들도 이 감동의 물결을 꼭 느껴 보시기를 권하는 바입니다.
이러한 성취감은 저의 자발적인 노력의 산물이라기 보다는 먼 곳까지 동행하여 주시고 가족과도 같은 깊은 사랑과 도움을 베풀어 주신 우리 강클 식구 모두와 함께 나누어야 할 기쁨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이룬 것이 아니라 저는 길만 나선 것 뿐이고, 힘내어 당겨 주시고, 밀어주시고, 든든한 힘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신 현고문님, 창렬형님, 경애누님, 성봉형님, 김현승 부회장님, 박영석 부회장님, 이현호 총무님, 이장현님, 장애란님, 윤진환님, 조춘제님, 이동진님, 이미형님, 이재준님 등 강클 식구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첫댓글 감동입니다! 형님이 표현하신 코스 하나하나의 모습이 그대로 다가옵니다.
애쓰셨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축하드립니다.
결승점을 통과해서 그자리를 바로 떠나지 못하고 이어서 들어오는
선수들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한데 이글을 읽으니 같은 느낌이 듭니다.
2011년에는 더욱 여유있는 아이언맨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제주대회는 정말 고통도 즐겨야 한다 라는 말처럼 기나긴 자기와의 싸움. 자기와의 타협에서
승리해야 완주하는 그런 코스인데 완주해서 축하해... 고생하셨고. 내년에는 수영포함 무조건
완주한다. 2년해온 짬밥으로.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저는 경험이 없어 잘 모르지만 런 마지막에 힘이 없어 아니면 다리가 아파서 끌다시피 들어오는 고생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요. 2011년 근력운동 보강해서 다리가 조금 아프게 완주 하도록 노력하시죠.. 같이 훈련해요. 힘 힘 힘
고통스러운 점도 있었지만 재미 또한 짱이죠?
누가 뭐래도 승권형님은 아이언맨이니
이제 어깨에 힘 빡~ 주세요.
그리고 프랑스로 유학가는 큰딸, 대학 준비하는 아들에게도 멋진 아부지로 자극이 될겁니다.
완전한 회복하시도록 푹 쉬시고
앞으로도 계속 같이 하도록 하세요.
다음주 해단식에선 형님대신 제가 다 먹고 마시고 꽃다발 받고 할테니 아무 걱정마시고..
푸하하하~
상상이 갑니다...어느대회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경기인
만큼...참기 힘든 고통과~ 만족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겠죠...
대단하십니다...멋지십니다...수고많으셨어요. 승권이성 화이팅...!
해냈잔어유....대단하십니다.
집에 가고싶다는 말을 듣고 맴이 짜~안 했습니다.
해낸 강인한 정신으로 가정과 회사에서도
성공하시는 분이 되길 기원합니다.
눈물없이는 읽을수 없는 감동의 드라마...ㅎㅎ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도...꼭~
도전의 완성도 아름답지만 실패를 딛고 완성한 도전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저에게 많은 용기를 주셨습니다.감사 드립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열심히 운동하신 보람이 있으시내요 마음이 짠한후기 잘읽었습니다 화이팅!!!!
마지막 남은 런 1랩을 지금 생각하시면 지옥이죠 하지만 이렇게 행복이 왔습니다.
아이언맨!!! 축하드립니다. 파이팅!!
마지막 런할때 가슴이 메어지는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멋진 도전으로 감동적인 완주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최아이언맨님!!!
정말 멋진 도전끝에 승리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승권형님은 마라톤 실력이 있으셔서 런에서 문제가 없으신줄 알았었는데 많이 힘드셨었네요. 저도 내년 완주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렵니다....아무튼 다시 한번 완주 축하드립니다.
집에 가고 싶다며 하늘을 보고 무언가 삼키셨지요? 지는 땅을 보며 삼켰습니다.벌써 추억으로 남았네요.아얀맨 되심을 다시한번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