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제 3구간 열번째 코스-[삽당령~ 대관령] 도상거리 26km.
날짜-2002년 3월 30일~31일, 무박.
날씨-토요일 비많이..일요일 흐림,바람많은날...비는 오시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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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백두대간을 가는 날이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4월 첫째주에 가야 하는데...겨울산행에서 중간에 자른구간이 있어 우리의 계획대로 끝을 내자면 5주까지 있는 달은 다섯째주에도 산행을 하는 걸로 이야기가 되었는지라...
이번에 대간산행하고 다음주에 또 대간에 와야 한다...에구~~ 큰일났다.
이제는 진짜 젤로 힘들다는 구간만 남았는데...점점 겁나고 무서워진다.
그렇쟎아도 심란한데...비는 왜 그리 주적주적 오시는 게야....
비오시는 날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 이지만은 산에 가는 날은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지금 봄 가뭄이 심해 비가 좀 와야 한다고 하는데도 이 무슨 이기심인지....
비가 오시는 도로는 또 엄첨 막힌다...비가 오는데 집에서 부칭개나 구워 먹지..도데체 왜 차를 끌고 나와서 이렇게 교통정체[?]를 시키는지...하는 생각, 내일 구간이 엄청 길던데...내일도 비가 오시면 어카나...하는 생각, 기타등등...머리가 복잡하여 멍~~해지기까지 했다.
목욕을 하고 계림정으로 저녁을 먹으러 가니..어...?!?!?
대장님과 노창현 가이드님만이 저녁을 드시고 계시다 우리를 보더니 앉으라신다.
-왜 두분만 계시당가여...? 다른 분들은여..???
-어...아무도 안왔다...이거 지금 막 시켰으니 먹어라...
나는 맛있게 끓고 있는 냄비에 숫가락을 넣어 휘~~ 젓는데..."어머야...! 으힉~` 이게 머래..!"
-어...곱창 전골인데...너 곱창 안먹냐...???
내자기와 난 동시에 인상을 찡그리며...얼른 숫가락을 놓았다.
-여기여....불고기 2인분 주세여....
-야..녹수! 너는 아무거나 다 잘먹을 것 같은 얼굴을 해 가지고 은근히 식성이 까다로운 것 같다...
아...무...거...나...잘...머...글...거...가...튼...얼...굴...!!!!! 으~~ 부글부글 끍어올라....!!!
우린 둘 밖에 없으니 불고기를 먹자며 2인분을 시켜 먹는데...고래님과 영택씨가 합류했다.
대장님은 이번에는 다른 산행을 해야하는 관계로 함께 가지 못할것 같다면서 가장 긴~ 구간인데..이렇게 됐다면서 속상하고 미안해 하셨다.
도상거리는 26km 이지만 실재거리는 한 32km정도는 된다고..
32km라고라고라~~~32km면.... 80리라...으~헉~~ 죽었네...!
우린 또다시 2인분을 추가했고, 잠시후에 또 2인분을 추가했더니 여자둘이 앉아서 고기를 엄청 먹는다고 놀리신다.
-왜 여자 둘이냐고요...! 대장님,노창현씨,고래님,영택씨..그리고 우리둘...여섯이라고요.!
-야...우린 젖가락도 안댔다...!
-어째든 성인 남녀 여섯이서 불고기 6인분 먹었기로서니 머 그래 놀래냐고요...!..에이 열받는데..2인분 더 시켜..! 여기 2인분 더~~ 주세여...!!
-#@$$%^%^&*&^^%^$%!%!$@#!$%^^&%.................에구~~
-유일하게 산에 가는 날만 고기 먹는데....구박하고....분해서라도 많이 머거야돼...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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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나는 빵이라도 좀 사야 겠다고 했더니 내 자기가 밥을 싸왔으니 그거 나눠 먹으면 된다고 휴게소에서 물이나 사라고 한다.
10시가 넘었는데도 차는 출발하지 않고 있다.
한분이 조금 늦어지시는 모양이다.
참석하지 못하는 미안함과 내일 산행구간의 안내방송이 주차장에서 간단하게 이어지고 잘 다녀 오시라는 말씀과 함께 대장님이 내리시고 10시 21분 우리 버스는 비오시는 동대문 주차장을 출발했다.
11시 46분 여주 휴게소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산에서 마실 청량음료와 식수를 사고, 12시 16분 출발할때까지도 여전히 비는 그치지 않고있다.
정말 내일까지 비가 오시려나....걱정하며 잠속으로 빠져든다.
3시 49분 차안에 불이 켜지고 제일 먼저 밖을 내다보니 다행히 비는 치쳤고 하얀 달빛이 휘영청 밝은 것이 더이상 비는 오시지 않을 것 같았다.
선두 가이드로 권오택아저씨가 출발하시며 "9시 전에 닭목재를 지나야 한다" 면서 4시 05분에 삽당령을 출발했다.
3월 말일의 삽당령은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춥지는 않았다.
역시 삼월은 삼월인가 보다.
하지만 봄 바람은 진짜 싥은데.....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것 같다.
하늘을 쳐다보니 달무리가 희뿌연것이 보기 좋다.
새벽에 비가 한차례 더 온다 했다는데....지금 같아서는 비는 오실것 같지 않다.
산판길을 따라 별로 힘들이지 않고 시작한다.
힘들이지 않고 오르막으로 올라서면 왼쪽으로 산죽이 있는 길로 접어든다.
험하지 않은 밋밋한 길을 한참을 가면 큰 도로마냥 잔듸깔린 방화선이 나타나고 가금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멋진 길이다.
거기에 그림같이 커다란 소나무 몇그루씩이 간간히 서 있는 길이 걷기에는 전혀 지루함이 없다.
어둡지만 않다면 참으로 멋진 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달빛이 좋고 길도 어찌나 좋은지 랜턴은 켜지 않아도 얼마든지 갈수 있는 길리라 미쳐 랜턴 건전지를 사지 않아 걱정스러웠던 내 걱정이 무색해 졌다.
구름이 많이끼고 바람이 부는 새벽이 오고 6시가 넘었는데도 일출은 볼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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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31분 석두봉.
석두봉-강원 강릉시 왕산면에 있는 산.
높이 : 1,010m
대관령의 남동쪽에 위치하며, 북쪽의 석두봉(960m), 북동쪽의 두리봉(1,010m)과 함께 태백산맥의 등줄기에 솟아 있다. 구릉성 산지로, 부근에는 고랭지 채소의 재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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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이 워낙 긴지라 단단히 각오를 하고 가고 있기 때문에 저번 구간처럼 그런 해이함은 없다.
비가 오시고 난 후의 숲은 고요하고 잔잔하며 아름다운 것 같다.
적당한 습도와 숲의 냄새는 나의 정신을 더욱 맑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한다.
오르내림의 굴곡이 저번처럼 만만하지 않하다.
숨이 턱에 까지 차 오르는 오르막이 셀수도 없이 많은 것 같다.
어쩜 저번처럼 만만한 구간을 하고 그 전 구간역시 짧은 거리를 산행했기 때문에 힘든지도 모르겠다.
989봉에서 왼쪽으로 휘어지며 그리 가파르지 않은 내리막으로 내려 선다.
거리가 워낙 길어 꾀부릴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산에서 꾀부리고 가봤자 그역시 내 몫이란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그저 꾸준히 걸었다.
8시 46분 화란봉이다.
참나무에 흰 표지판이 매달려 있고 오른쪽으로 허연 임도가 상처마냥 보기 흉하게 내려다 보인다.
생강나무 군락지 인지 이제 막 노오~란 꽃망울을 터뜨리는 생강나무가 신기하고 곱다.
아~~산은, 자연은, 우리가 도회지에서 사는 것에 바빠 잊고 있을때도 부지런히 변하고 있었던거야....
2주만에 이렇게 달라진 모습으로 우리를 맞고 있다니...
그저 경이롭고 아름답고 감사할 뿐이다.
봄이 오시고 있음...이 얼마나 감사하고도 감사한 축복인가...
밋밋한 길을 한참가니 왼쪽으로 마치 작은 성을 연상케하는 납골당이 나오고 이제 막 짓고 있는 납골당이 하나 더 나온다.
그렇게 화려한 무덤을 만드는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의 뜻일까...아니면 산 사람들의 허세인가...
죽은 사람이 산사람의 땅을 잠식해 오는 것을 막기위해 새로이 권장되고 있는 납골당이 내눈에는 깜짝놀랄만큼 화려하게 보이는 것은 내가 아직 젊기때문일까...???
그 납골당을 지나니 잘 자란 소나무 숲이 나오는데 소나무는 굵직굵직하고 곧게 자랐다는 것 만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것 같다.
이른봄에 피는 새하얀 노루귀한 무더기도 만난다.
내가 좋아하는 꽃이다.
꽃이 지고 난 후라야 잎이 나오는데 잎모양이 마치 노루귀 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꽃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귀여운 이름인것 같다.
그런 깜찍한 이름들을 맨 처음 누가 지었을까....???
어찌나 예쁜지 내 자기가 캐어가서 화분에 심으면 사냐고 묻는다.
-떡끼...~!자기..! 산에있는 것은 그 무엇도 가져와선 안돼...알민서 그려...!
-에..시...그래 자기 잘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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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20분 파란지붕의 조립식건물이 한채 보이고 농산물간이집하장이 있는 137번 지방도로인 닭목재에 내려섰다.
닭목재...??? 이름이 특이하기도 하다.
닭하고 무슨 관련이 있나...잠시, 궁금증도 금새 사라지고 주위를 둘러본다.
커다란 표지석과 산신각이 있고 처음 참가 했는지 여자분 한분이 산행을 포기하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그쪽 지리는 잘 알기때문에 자세히 알려 준후 우리는 농로따라 초록으로 온 밭은 뒤덮은 밀밭옆으로 난 길로 접어들었다.
밭이 온통 초록색인데 어찌나 보기 좋던지....
하지만 밀밭옆으로 버려진 비료푸대와 농약통들은 나의 좋던 기분을 금새 우울하게 만들었다.
우리네 농민들도 이제는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농사짓고난 후에 뒷처리를 제대로 안해 아카시아 나무에, 버드나무에 보기흉하게 검은 비닐이 걸려 바람에 날리고 있는 모습들은 흔하게 볼수있는데도 그분들의 눈에는 아무렇지도 않은걸까...
농로를 벗어나니 천안언니팀들이 아침을 드시고 계시다 나를 보고 밥을 먹으라고 몇번이나 권한다.
이런...우짜까나...난 배가 안고픈데....거절하기 미안할만큼 자꾸 밥을 먹으라 하시니 옆에서 아저씨가 "당신 왜 그렇게 녹수를 이뻐하냐...??"고 물으신다.
그분들은 언제 보아도 참으로 보기좋은 부부다.
부부가 취미가 같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그분들을 보면 든다.
어머야라...저게 무슨 길이래...??
왼쪽으로 암반데기로 넘어가는 시멘트 포장길이 보인다.
세상에나....대관령이 막힐때마다 무슨 비밀통로 이용하듯 그렇게 다니던 그 길위로 백두대간이 둘러쳐져 있었다니....하긴 그때는 백두대간이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때이기는 하지만...
다시보니 그것도 산위에서 내려다보니 감회가 새롭다.
10시 07분 비포장 임도길로 접어드니 "백두대간 등산로"라고 써진 하얀 표지판이 꽂혀져 있다.
잠시 비포장길을 걷다 "전기조심,개조심"이라고 쓴 표지판쪽으로 들어서니 광활한 맹덕목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빨간축사가 2동 파란색축사가 3동이 보이고 인부 3사람이 일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목장을 경계를 표시하는 굵은 철사줄 울타리를 따라 쭉~ 진행한다.
10시 56분, 왕산 제1쉼터에 다다르니 알류미늄 의자가 4개 놓여있고 우리를 추월해간 천안언니네와 도련님이 쉬고잇다 우리를 보더니 깍은 사과를 내민다.
감사한 마음으로 한쪽 받아 먹고나니 도련님이 방울토마토를 꺼내 준다.
-야...니 이 토마토 씨섯나...?
-아니 안씨서써...!
-이기...주굴라고 씻어와야 할꺼 아냐...칵~~!
-씨스면 짖물려지고 터져서 그래...그래서 안씨서써...!
-이기 딸기고..??짖무르게..터져봐야 몇개밖에 안터져...그러니 딤부터 꼭 씨서와..아랐나..?!?!
-아랐써...
-야...녹수야..?? 니 왜 총각한테 그리 막하노...??
-야랑 재국씨랑 오군이랑 저랑 넷이 동갑이라서 편하거든요...주로 제가 막나가는 편이지만..히~~
-니가 여자니까 이뻐서 바주는 기라...그치..총각..??
-예..!
-!@^&(%^^%#^%$!!##$~#$#$$%^.....쩝..!
안씻어왔다고 구박구박해놓고 한통을 내자기랑 둘이 거의 다 먹어 버렸으니..에구~~
그분들은 먼저 출발하시고 우린 남아서 내자기가 싸온 찰밥을 아침으로 대충 먹고...
고루포기산 바로 밑에서 만나 얼레지는 나를 기쁨으로 몰아넣었다.
그렇쟎아도 필때가 된것 같아서 잘 살피며 걸었는데....연분홍색을 드러내며 수줍게 피어있는 얼레지를 보는 순간 어찌나 기쁜지 꺅~~하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내지기 깜짝 놀랬다.
내자기도 그꽃을 보는 순간 그 아름다움에 반했는지 이거 캐가면 안되냐고...농담인줄 알면서도..
-칵~~ 자기 그러면 안된다고 했지..!
-아씨...아랐서...알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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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50분 제2쉼터..2km마다 쉼터가 마련되어 있고 의자도 놓여있다.
그곳에서 잠시 쉬어 가파른 오르막을 숨을 몰아쉬며 오르는데 돌이 많다.
불이 났었는지 커다란 고목들이 불에 타 죽어있는 것을 간간히 볼수있어 가슴을 아프게 했다.
12시 07분 철탑. 뒤돌아 보니 조망이 끝내준다.
철탑지나 조금더 올라가니 옛임도인듯한데 지금은 사용하고 있지 않은지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빼곡히 들어찬 아름들이 참나무숲을 지나 12시 31분 두번째 철탑을 지난다.
왼쪽으로 넓은 밭이 보이고 곧 고루포기산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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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33분 고루포기산 정상..1238m.
고루포기산-강원 평창군 도암면 수하리와 강릉시 왕산면 고루포기 마을 사이에 있는 산.
높이 : 1,232 m
백두대간의 지맥인 해안 산맥에 딸린 산으로, 북서쪽의 빗면은 한때 대관령 스키장이 있었던 곳이다. 부근의 횡계리 일대는 평탄면을 이룬다. 서쪽에는 남한강의 지류인 송천이 감입곡류를 이루면서 남쪽으로 흘러 하안단구를 이룬다. 북동쪽 빗면으로 흐르는 수계는 왕산면 왕산리에서 강릉 남대천의 지류로 흘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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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루포기...?? 이름이 이상하기도 하다.
무엇을 고루포기한단말인가...???히히히~~
이정표와 삼각점,그리고 돌배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표지기들...그밑에 쉴수있는 의자, 역시 4개.
우린 쉬지않고 내리막으로 아직 지난겨울의 잔해인, 대간길에서 마지막으로 밟는 눈인 잔설이 남아있는 곳을 지나 3번째 철탑을 지난다.
맞은편으로 횡계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에서 내려다 보는 횡계는 참으로 작은 소도시다.
도암면의용소방서에서 걸어놓은 "산불조심" 깃발지나니 "해피700" 이라고 써진 이정표가 눈에 들어 온다.
처음에는 "해피700" 이 무슨 월드컵이나 뭐 그런 날이 700일 남았다는 뜻인줄 알았는데...
사람이 해발 700m에서 가장 숨쉬기가 좋고 건강을 유지할수 있으며 편안한 잠을 잘수있다고 해서 "해피700"이라 한다고 오빠가 알려 줬었는데 이정표에까지 들어가 있다니....자부심이 대단하가 보다.
내리막은 박새 군락지인가 보다.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박새는 올라올때는 참 이쁜데 독이 있는 식물이라 조심해야 한다.
12시55분 대관령 전망대라는 표지판이 세워진 곳에 다다르는 진짜 조망이 잘된다.
알록달록한 나비한마리가 춤추듯 날아 길에 앉았다가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내리막길에서 녹이슨 라이타를 하나 주워 불을 켜보니..."어머나...시상에..."불이 켜진다.
날이 더워지면 태양열로 달아올라 폭발할 것이고 그러면 산불이 날수도 있을 물건이다.
깜짝놀라며 주머니에 넣었다.
진짜 산에 올때는 그런 인화성 물질은 절대 가져오면 안된다는 것을 모두 인식하있다면 얼마나 좋을꼬...
대관령전망대에서 가파르고 길도 나뿐 내리막이 한참 이어진다.
1시19브분, 능경봉이 3.7km남았다는 이정표지나니 또 나비한마리가 나풀나풀 날아다니다.
오른쪽으로 새로 뚫린 대관령길이 선명하게 보이고 인간에게는 편리성을 줄지 모르나 자연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일이 산에 길을 내는 일인것 같다.
편하게 도로를 달릴때는 그렇게 흉하게 안보였는데, 산위에서 내려다 본 대관령길은 그야말로 자연을 초토화시켜놓은것 같은 생각이 든다.
1시 38분, 철재 이정표하나 지나 능경봉올라가는 오르막길이 어찌나 힘이 드는지 마치 커다란 계단마냥 하나 올라서면 또 하나 나오고, 그 봉우리 올라서면 또하나 나오고...
능경봉이 나를 능멸하는겨..머여...아고~` 힘들어 죽것네..!
2시 43분 행운이 돌탑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진 투박한 돌탑앞에 다다랐다.
[여러분의 정성어린 마음으로 돌탑과 추억을 만드십시오.]..란 문구의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그럼 나도 추억을...제법 큰 돌을 3개나 올려 놓았더니 내지가 하나 만 올려 놓아야지 3개씩이나 올려 놓는다고 야단을 친다.
나중에는 별걸 다 갖고 나를 구박한다고 했더니 자기는 하나 올려 놓았는데 왜 3개씩이나 올려 놨냐고 트집이다....그러거나 말거나...헤~~
다시 가파르게 올라 드뎌 능경봉 정상에 올라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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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 58분 능경봉 정상..1123m.
능경봉-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 및 강릉시 왕산면 왕산리에 걸쳐 있는 산.
높이 : 1,123m
대관령 남쪽 산맥 중 제일 높은 봉우리라 하여 이름 붙여졌으며 제왕산의 모산이다. 대관령 줄기의 다른 산에 비해 산행거리가 비교적 짧고 대관령 주변 의 아름다운 풍경을 수시로 볼 수 있어 각광받는 등산로이다.이 봉으로 가는 길은 대관령에서 출발하는 짧은 등산로와 닭목재에서 가는 긴 등산로가 있다. 특히 대관령에서 출발하는 등산로는 산행거리가 짧아서 가족 단위 등산로로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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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점과 작은 표지석이 있고 맞은편으로 강릉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축하라도 해 주듯 노란 나비가 한마리 날아다닌다.
능경봉에서 막내려서는 입구에 삼각형 모양의 헬기장이 있고 그 헬기장 지나 산불조심 깃발과 묘1기를 지나 가파르게 내려간다.
참나무숲아래 아주작게 홀아비 바람꽃과 얼레지,노루귀...그리고 지천으로 나고있는 박새.
땅은 얼음이 녹아 푹신푹신하다 못해 질퍽하고 흰밧줄매어진 곳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잠깐 너덜길이 나오고 그곳을 지나니 빽빽하게 들어찬 단풍나무 숲이다.
가을에 오면 그야말로 단풍이 장관이겠다 싶다.
대관령에 사는 사람들의 식수원인지 시멘트 구조물에 하얀 플라스틱 파이프가 연결된 곳을 지나니 산불감시초소가 나온다.
슬그머니 보니 근무하는 아저씨가 계신다.
어메나...어쩌까나....어쩔까...
잠깐 고심하다 에이 모르겠다...하는 마음으로 내려갔더니 초소에서 아저씨가 나오시며 두사람은 왜 안오냐고 물으신다.
-저어...뒤에 오는데여...
-지금 산에 들어가면 안되는 거 모르세요..?
-...................
-담배있으면 한가치 주시겠어요?
-저...담배 안피는데요.
-진짜 안피워요...??
-녜..! 그리고 이거는 산에서 줏은건데...
난 녹슬은 라이타를 꺼내 내밀었더니..
-산에 인화물질을 소지하고 가면 벌금10만원인거 모르세요..?..저기 안내문을 보세요..!
-줏은건......데.....그치 자기..?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분은 나를 놀리시느라 장난을 치셨는데, 그것도 모르고 빠짝쫄아가지고...으~~
내자기는 아저씨를 보자 어디론가 도망가려고 했다나...
산에서 도망가면 어디로 갈려고...다시 백할려거 그랬나...놀렸더니 웃는다.
우리는 산불을 내지 않겠다는 각서로 싸인을 하고 내려오는데..뒤에서 아저씨가 좋은물 드시고 가시라고 하신다...고마우신 마음이다.
"용천수"라고 써진 글귀밑으로 물이 나오고 있어 우린 한모금씩 마시고 대관령휴게소로 무사히 하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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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50분 대관령휴게소로 하산 완료~!
대관령-강원 강릉시와 평창군의 경계에 있는 고개.
해발고도 : 832 m
총길이 : 13 km
고개의 총연장이 13 km나 되며, 고개의 굽이가 99개소에 이른다고 한다. 서울과 영동을 잇는 관문이며, 영동고속도로가 통과한다. 대관령을 경계로 동쪽은 오십천이 강릉을 지나 동해로 흐르며, 서쪽은 남한강의 지류인 송천이 된다. 이 일대는 황병산, 선자령, 발왕산 등에 둘러싸인 분지로, 고위평탄면 지형을 이룬다. 기후는 한랭 다우지역으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서리가 내리는 지역이다. 특히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스키장이 들어서기에 좋은 조건이다. 연평균 기온은 6.1 ℃, 연강수량은 1,450 mm이다. 고랭지 채소 및 씨감자의 주산지이며 목축업이 발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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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길이 나면서 썰렁해진 휴게소는 문을 닫았고 그곳에서 우린 선진이와 재국씨가 준비해온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결혼후 따로이 집들이를 못해 준비한 점심이라는데 그 마음씀이 곱고 이쁘다.
4시 12분에 대괸령휴게소를 출발하여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내내 잠만잤다.
백두대간 구간중 가장길다는 삽당령~대관령구간을 이렇게 무시히 마치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흐믓하고 가볍다.
이제 정말이지 몇구간 안남았고, 가장힘든 구간만 남았지만 우리6차대원모두는 이루어 낼 것이다.
이렇게 결집된 소속감속에서 이런 모임을 만나게 된것을 무척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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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6일 봄비가 많이 오시는 흙의날 오후에...녹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