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4편
세상이 요동하는 큰 능력으로 하나님께서 구원의 일을 이루심 (찬송 6장, 새찬송가 2장)
2017-10-21, 토
맥락과 의미
시편 113-118편은 예전부터 출애굽의 할렐루야 시편으로 불립니다. 출애굽의
내용의 노래하면서 ‘할렐루야’로 시작하거나 끝나는 시가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구약 성도들은 이 시편을 절기 때마다 불렀는데, 특히
유월절을 기념하며 불렀습니다.
114편은 이스라엘이 홍해를 가르고 나오는 내용을 찬송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나올 때 바다와 강이 도망하고,
산들은 뛰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땅에 나타나시니 산들과 땅이 다 요동을 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도 자연을 다 통제하시면서 구원의 일을 이루셨습니다.
1.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원하시며
성전과 왕국으로 삼으심 (1-2절)
이스라엘이
애굽 땅에서 나왔습니다. 이것을 야곱의 집이 다른 말을 하는 민족들을 떠났다고 표현합니다. 이스라엘을 ‘야곱의 집(가문)’이라고 합니다. 야곱의 때에 이스라엘이 애굽 땅으로 이주한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본래부터 거주한 것이 아니라, 겨우
200여 년 전에 가나안 땅에서 흉년을 피해 잠시 들어온 것에 불과합니다.
창세기 46장에서 야곱 일가가 애굽으로 들어가기 전에 하나님께서 나타나신 일이 나옵니다.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반드시 너를 인도하여
다시 올라올 것이라고 하셨습니다(창 46:3-4). 지금
이스라엘이 애굽 땅을 나온 것은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주신 약속을 이루신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언어가 다른 민족’ 가운데 있었습니다. 언어가 다른 민족이라는 말은 그동안 이스라엘이 큰 압제를 받았음을 암시합니다.
예레미야 5:15에는 하나님께서 이방 민족을 보내서 이스라엘을 심판하실 뜻을 나타내십니다. 이방 민족의 특징을 ‘그 나라 말을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다’고 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들의 나라로 끌려가 종살이하게 될
것인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인정사정 없이 학대당할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이런 큰 고통 가운데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애굽에서
나온 야곱 가문을 유다와 이스라엘이라고 부른 것은 후대 역사의 관점에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솔로몬
왕 이후 이스라엘은 남유다와 북이스라엘로 나뉘어 서로 대립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시는 유다와 이스라엘을
같은 것으로 말하면서 출애굽 당시에는 야곱의 가문 온 이스라엘이 한 민족을 이루었음을 일깨웁니다. 하나님께서
온 이스라엘을 하나로 여기셨으며, 그렇게 만들어 가실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애굽을 나오면서 그분의 성소와 영토가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이 출애굽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출애굽기 19:6에서 하나님께서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을 시내 산으로 불러서 언약을 맺으시며 ‘제사장 나라이며 거룩한 백성’으로 삼으셨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말이 통하지 않는 자들 아래
종살이하던 자들을, 이제 하나님을 섬기며 사는 거룩한 백성이 되도록 하셨습니다.
영토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시편 136편은 하나님께서 해와 달과 별을 지어서 낮과 밤을 ‘다스리게 하신’ 일과(시 136:8-9, 참고 창 1:16) 출애굽의 일을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천지를 지으시고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께서 출애굽의 일을 행하셨습니다.
이분께서 장차 이스라엘 백성에게 땅을 주시고 친히 다스리시며 보호하실 것입니다.
2. 하나님의 임재 앞에 산과 바다가 요동하며
구원의 일에 복종함 (3-6절)
하나님
앞에서 자연물들 또한 복종하였습니다. 바다가 달아났습니다. 요단
강이 물러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온 세상을 지배하시는 왕 중에 왕이라는 사실을 밝히 드러냈습니다. 바다가 달아난 것은 출애굽기 14장에서 홍해가 갈라진 것입니다. 요단 강이 물러난 것은 여호수아서 3장에서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
요단 강이 갈라진 것입니다. 애굽에서 나와서 가나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광야에서 방황하던 모든 기간동안
하나님께서 자연물을 복종시켜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는 일을 이루셨습니다.
산들이
숫양들과 어린 양들같이 뛰논다는 말은 시내산에서 하나님께서 강림하신 사건을 떠올립니다. 하나님께서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과 언약을 맺으시기 위해 시내산에 내려오시니 온 산이 크게 진동했습니다(출 19:18).
시편 68편에서도 이 사건을 노래하는데, 시내 산이 진동하는 것을 광야
생활 전체, 더 나아가서 이스라엘 백성의 삶 전체와 연결시킵니다(시 68:8). 하나님께서 광야 생활 전체에서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행진하시며 모든 산들과 세상의 왕들을 복종시키시고
길을 내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 아래서 안전하게 가나안 땅까지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의 생활 가운데서도 계속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을 공급받으며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며 삽니다.
바다와
강이 흐름을 거스르고, 산들이 진동하는 것은 일상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일입니다. 시인은 5-6절에서 이 일들이 왜 일어나느냐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출애굽의 과정에서 거대한 자연들도 이스라엘 백성들을 도왔던 이유가 과연 무엇인가? 그 답이 바로 다음에 이어집니다.
3.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반석에서 물을
나게 하시며 구원의 일을 이루심 (7-8절)
시인은
땅에게 떨라고 명령합니다. 주 곧 야곱의 하나님 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야곱의 하나님이십니다. 1절에 야곱의 집안을 애굽 땅 밖으로 인도해 내신 분이 바로
온 땅을 떨게 하신 분입니다.
시인이
땅에게 이렇게 명령할 수 있는 까닭은 지금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거하시기 때문입니다. 마치
호랑이와 함께 있는 여우가 호랑이의 권세를 등에 엎고 무서운 동물들 앞에서 행세한 것처럼, 시인 또한
이스라엘 백성의 한 사람으로서 하나님의 권능에 힘입어 땅을 호령합니다. 시인이 이 시를 지어 부른 것은
가나안 땅에 들어온 이후입니다(3절). 야곱의 하나님께서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하시며 구원의 일을 행하십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반석을 쳐서 우물로 만드시고, 차돌로 샘물이 되게 하신다는 말로 시를 마무리합니다. 이것은 므리바 사건을 연상시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권능으로 구원하시는 것을 찬양하는 시에서 므리바 사건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홍해를
가른 사건 얼마 후, 백성들은 먹을 것을 가지고 모세와 아론, 그리고
하나님을 원망합니다(창 16:2,8). 이스라엘 백성들이
얼마나 어리석고 믿음 없는 백성인지를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원망하는 백성들에게 만나와
메추라기를 내리셔서 그들을 먹이셨습니다.
얼마
후 므리바 지역에서 백성들은 다시 마실 것이 없다고 모세와 다투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계신 것을
의심해서 시험하는 일이었습니다(창 17:2). 하나님은 모세에게
얼마 후 호렙 산(시내 산)에 있는 반석을 지팡이로 치면
물을 솟게 하시겠다고 했습니다. 그 물을 자기를 시험한 자들로 마시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죄인들,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감사하기보다는 불평불만을 일삼는 자들과 함께 하시며 지키셨습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은 참으로 인자한 보호하심이었습니다.
한편
이 일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큰 경고를 줍니다. 시편 95편은
므리바에서처럼 마음을 완악하게 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시험하는 태도를 지녔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진노하셔서 그들을 사십 년 간 광야 생활을 하게 하고, 안식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출애굽 1세대는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하고 모두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죽었습니다. 그 직접적인 계기가 되는 사건은 민수기 14장에서
가나안 민족의 강함을 정탐꾼들로부터 전해듣고 하나님을 원망한 일입니다.
그런데
시편 95편은 바로 므리바 사건이 이러한 태도의 시발점으로 작용했다고 합니다. 먹을 것이나 마실 것과 같은 작은 일에서부터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 발전해서 하나님의 구원의 일 자체를
의심하는 일에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비록 므리바 사건에서는 백성들의 부족을 덮어 주셨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가 발전해서 하나님의 구원 사역에 대한 전적인 원망으로 나타났을 때는 심판을 행하셨습니다. 먹는 것과 마시는 것, 일상의 작은 일에서부터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깨닫고 늘 하나님께 감사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믿고 복종할 일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 땅에서 구원해 내셨습니다. 약소한 이스라엘 민족이 강대국 애굽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열 가지 재앙을 보내시고, 또 홍해를 가르셔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해 내셨습니다. 하나님을
거역한 바로의 군대는 물에 몰살시키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의 구원의 일을 다 이루실 것입니다. 때로 세상에서 겪는 고난이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천지 만물을 다스리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의 능력 앞에 불가능한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환경 자체를
바꾸셔서 우리의 구원을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일상의
작은 부분에서부터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 중에 하나님께서 주시지 않은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것들에 자족하는 마음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힘든 상황 가운데 있다고 하더라도, 그 가운데 누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상에서
전능한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신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경험하면서, 하나님과 함께 구원의 행진, 승리의 행진을 하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