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춥지만.. 화분은 벌써 봄을 알고 있다.^^
우리집에서 제가 제일 아끼는 나무는 오렌지 쟈스민입니다.
온도만 맞으면 일 년에도 몇 번씩 꽃을 피우는 나무인데, 가을을 지나더니 잎새 느낌이 수상, 뭔가 부족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어요.
지난 번에 산 플라스틱 화분중에 혹시나 하고 산 중간짜리 크기에다 부랴부랴 요 아이 먼저 옮겨 심었습니다.
(사실 그 크기가 딱 맞는 크기.ㅎㅎ)
화분에서 꺼냈었더니.. 짐작대로 흙은 하나도 없고 뿌리는 화분 모양대로 꽉 찼어요.
보송거리는 새 흙에다 옮겨 심고 나니 일년치 장을 담고 난 사람처럼 뿌듯.(물론 안 담아 봤습니다.^^;;)
요 아이는 역시 쟈스민, 아라비아 쟈스민입니다. 덩굴처럼 우겨져서 키우기가 벅차요. 이 화분에 옮겨 심은지 일년밖에 안되었는데.ㅠㅠ 벌써 화분이 너무 작아졌어요. 잎새들이 이 집 비좁다, 노랗게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가지를 싹둑 다 잘라버리던지, 옮기던지.. 그러나 향기로운 꽃을 더 많이 볼 욕심에 집을 옮겨주기로 하였습니다.
영양제도 뿌려주고.. 가지도 조금 잘라주고. 봄맞이 준비 끝.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목향. 중간에 큰 나무. 사실 이 아이를 위해 큰 화분이 절실히 필요했어요. 왜냐면 분갈이 한지 10년은 되었기에.ㅠㅠ 덩치가 커져서 뒷 베란다에서 키우다가 지난 가을에 가지를 다 싹둑 잘랐어요. 이번에야말로 새 집에 옮겨 연두색 새싹이 풍성하게 올라오게 해야 하는데... 새 화분이 오는 명절 지날 때까지 기다리기가 좀이 쑤십니다.
왼쪽의 화분은 우리 딸이 자기 나무라 말하는 귤나무입니다. 귤이 열리면 따먹을 욕심에..ㅎㅎ 그런데 아직까지 한번도 열매를 맺지는 못했어요. 사실 꽃이 언제 피어야 정상인지도 모름.^^;; 붓으로 쓸어서 꽃끼리 만나게도 해주었지만 아무 효과없음. 아직 열매를 맺을 나이가 아닌 것으로 생각되어 일단 집 크기라도 키워주려고 분갈이 했습니다. ^^
아래 중간에 있는 하얀꽃도 쟈스민입니다.^^ 브룬펠지어 쟈스민. 이 아이는 향기가 오묘합니다. 꽃이 많이 피면 똥냄새인지 향기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진한 향기가 거실에 꽉 차기 때문에 작은 사이즈로만 키우려고 자꾸 자르고 있습니다.
물주기 어렵게 꽉 찬 화분들. 남향인데 베란다가 너무 좁은지라.. 어떻게 하면 햇빛을 보게 해줄까 옮겼다, 높혔다..
낑낑 힘들어도 이렇게 싱싱하게 꽉 찬 베란다 보고 있으면 기분이 정말 좋아집니다.
요 쑥갓처럼 생긴 것들은 이번 봄에 꽃대궐을 만들기 위한 저의 회심의 작품(?).
지난 해에 작은 모종으로 산 목마가렛들 새끼친 것들 입니다. 그런데 어쩐지... 꽃대는 하나도 없고 가지들만 무성해지고 있어요. 좀 더 기다리면 될까 매일 쳐다보는 중입니다. 얼른 빨간 마가렛들이 피어났으면 좋겠어요.
3월 초에는 일년초들을 심으려고 해요. 원래는 시들고 난 뒤처리가 귀찮아서 일년초들을 키우지 않았는데 작년에 딸이 학교활동으로 산 꽃씨들을 한 두개 심었더니 아우.. 그것들도 참 이쁘더라구요. 사루비아랑, 만수국, 백일홍 같은 거요..
올 봄에는 정말로 중요한 집짓기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군요. 제 베란다에 적응하고 이 만큼 꾸려내기까지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거쳤었는데, 평창 마당은 어떻게 꾸며질지. 어떻게 변해갈지.. 결국 내 옆에 남게 될 식물들은 어떤 것이 될지.. 궁금합니다.
첫댓글 목동 타샤님의 작품들을 드뎌 공개하셨군요.ㅎㅎ 언제봐도 신기한 재주입니다. 화초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수있는 인간이 되고싶어요. 가능할까요?
가능합니다. 한 끼만 안줘도 아우성치는 새끼들과 달리 나무들은 꽤 인내심이 있으니까...^^
와우 !!!! 베란다만 봐도 배부른 듯....
요새 열 운동중이라.. 배부르면 안되는데 배가 부르긴 해요. ^^;;
와~ 정말 화초 가꾸기를 즐기시나봐요.
바쁘신데도 정성들여 가꾸시니 게으른 저로서는 배울 점이 많네요. 우리집에 없는 화초들이 많아요.
꽃이 피면 너무 예쁠 것 같아요. 저도 쟈스민 한 번 키워봐야겠어요.
명절 잘 지내셨어요? 죽으면 또 사고사고했더니 안 죽는 놈만 살아남아 이렇게 되었어요. ㅎㅎ 오렌지 쟈스민은 제가 키워보니 어린 시절 잘 넘기고 목질화되니 까탈스럽지도 않고 이쁘고 향기좋고 진짜 좋아요. 꼭 키워보세요. 단 이 놈들 남쪽나라 식물이니 넘 춥게 하면 안되구요.
옛날에 찍어둔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