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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해에 아쉬움 묻고 뜨는 해에 꿈 싣자(사진 2013년 일몰▼, 2014년 일출▲)” (寫眞作家 / professional photographer = 鏡巖 / mohwjskim@hanmail.net) 위 작품들은 작가의 저작권 보호로 무단복제, 복사, 배포할 수 없습니다(BKT 편집부) |
내년은 을미년(乙未年)으로 단기 4348년, 서기 2015년이 되는 해다.
을미년(乙未年)은 10간 12지가 결합된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서른두 번째, 십이지지(十二支地)로는 여덟 번째 시간과 방위를 수호하는 청양 띠 해다.
천체의 주기적 현상에 따라 시간 단위를 정하는 체계를 역(曆)이라 한다.
우리가 쓰는 역엔 양력과 태음태양력(음력), 절기력 3가지가 있다.
양력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주기를 기준으로 삼았다.
음력은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 순태음력에 윤달을 넣어 계절의 변화를 맞췄다.
절기력은 태양의 위치를 기준으로 한 역으로 양력에 가깝다.
절기력은 1년을 24절기로 나눠 사계절의 변화를 가장 잘 나타냈다.
동양에선 시간 단위를 표시하기 위해 10천간과 12지지를 활용해왔다.
하늘의 기운 변화를 나타내는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10개의 천간에 땅의 기운 흐름을 문자화한 자~해 12개의 지지를 차례대로 짝지어 갑자, 을축 … 계해 등 60개로 분류, 60갑자로 연월일시를 모두 표시할 수 있다.
60갑자에서 천간 10개는 둘씩 목, 화, 토, 금, 수(木, 火, 土, 金, 水) 오행으로 나뉘며 각각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 다섯 가지 색깔을 적용, 내년 을미(乙未)년은 12지지(地支) 중 양(羊), 乙이 청색을 상징하게 돼 靑羊의 해가 된다.
새해의 시작은 양력과 음력, 절기력에 따라 다르다.
양력의 시작은 1월1일 신정(新正), 음력은 1월1일 설을 따른다.
국운이나 개인의 운명을 점친다면 절기력에 따르는 것이 맞다.
절기력은 미래를 예측하는 역학(易學)으로 새해의 시작이 입춘(立春)이다.
양(羊)은 성격이 착한데다 유순하며 화목하면서 평화롭게 사는 동물이다.
무리를 지어 살며 활동력이 적당히 있는 편으로 사회성이 뛰어나 공동체 내에서 잘 어울린다.
청색은 빠르며 진취적, 직선적인 특징을 나타내 내년은 진실, 성실, 화합의 정신으로 국운과 함께 개인과 가정에 발전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해라고 한다.
게다가 양의 외형과 습성, 생태는 상(祥), 선(善). 미(美), 희(犧)처럼 좋은 의미의 글자에 투영 돼 상징화됐으며 우리 생활문화 속에 길상(吉祥)의 소재로 등장하곤 했다.
'해시계'의 경우 돌로 된 나침반 둘레에 12지가 새겨져 있다.
해의 그림자가 시간을 나타내는 12지를 가리키도록 제작돼 있다.
이중 양을 의미하는 미(未)의 시각은 오후 1~3시다.
양의 그림은 조선시대 의장기(儀仗旗)로 사용한 6정기 가운데 '정미기(丁未旗)'에서도 볼 수 있다.
6정기는 왕실의 가례나 흉례 의식 때에 사용하던 여섯 신장을 그린 기디.
아래쪽에 양 머리가 그려져 있으며 중심엔 액을 막아주는 부적이 그려져 있다.
조선 후기 그림 '기양동자도(騎羊童子圖)'에는 동자가 흰 양을 탄 채 주변에 두 마리의 양이 함께 가고 있는 모습이 표현돼 있다.
흰 양은 신선그림이나 이야기에서 상서로운 이미지로 그려져 있다.
왕실 제사 때 삶은 양을 담았던 솥 형태의 제기 '양정'의 아랫부분엔 양머리 형상의 다리가 3개 달려 정을 떠받치고 있다.
'양석'은 돌로 만든 양 모양의 조각상으로 무덤, 사찰 또는 신성한 장소에 설치해 사악한 기운을 막고 복을 기원했다.
과거 일생생활 속에서 쓰였던 양과 물품도 여럿 있다.
양털배자는 저고리 위에 덧입는 조끼형태의 겨울용 겉옷으로, 안쪽에 양털을 댔다.
1955년도 '을미월력(乙未月曆)'은 당시 금융조합에서 홍보용으로 제작한 을미년 양의 해 달력이다.
이 달력은 한 장으로 된 벽보용이다.
그림엔 왼쪽과 오른쪽에 흰 양과 검은 양이 각각 1마리씩 4마리가 그려져 있다.
양띠 해에는 어떤 역사적인물이 있었나(?)
독립운동가 조만식(1883년), 조선시대 성리학자 송시열(1607년), 조선 3대왕 태종(1367년) 등이 있다.
외국 인물로는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1955년, 토마스 에디슨과 알렉산더 벨이 1847년생 양띠다.
삼국지의 주요인물 조조도 양띠 해에 태어났다.
이처럼 양띠 해에 깃든 큰 행운을 얻기 위해 뜻 깊은 한해를 기원해왔지만 노력 없이 운세에만 기댈 수만 없다.
중국의 시인 도연명(陶淵明/365~427)의 대표 시(詩)중엔 이런 글귀가 있다.
“청춘이 다시 오지 않으며(성년부중래 盛年不重來) 하루에 새벽은 단 한번 뿐이다(일일난재신一日難再晨) 때가 오면 마땅히 힘써 노력하라(급시당면여 及時當勉勵)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세월부대인 歲月不待人)”며 21세기 현대인에게 후회 없는 삶을 살도록 일깨워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