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시골에 살며 부패한 공직자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가난한 서민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울컥했지요. 그때부터 나중에 크면 공직자가 되어 부정부패를 몰아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직자의
꿈을 가지게 된 건 오래되었죠.”
김한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이하 코카) 부원장은 ‘깐깐한 원칙주의자’라고 불린다. 가족과 주변 지인들은
피곤한 사람이라며 간혹 핀잔을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세운 원칙과 주관에 흔들리는 일은 눈뜨고 못 보는 성격이라며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행정 공무원다운 면모다.
김 부원장은 올해 코카의 부원장으로 연임됐다. 그는 “조직의 안정과 상생협력에 가치를 두고 그간 국가를 위해 일
해왔다”고 말했다. 그가 홍상표 코카 원장과 함께 다짐한 것은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국가 위상을 드높이자는 것이었다.
“위와 아래의 의견이 서로 수렴되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겠다고 결심했죠.
저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이 비전을 갖고 일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김한곤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은 소통을 통한 조직의 안정화를 으뜸으로 꼽는다.
성격이 대쪽같기로 소문난 김 원장이 소통을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회의를
시스템화 하는 것이었다. 고정적인 시간을 정해 일간 회의, 주간 회의, 월간 회의를 정하고, 각 팀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서로
알도록 했다. 건의 사항이나 추진사항을 전 직원이 공유했다.
또한 정기 인사제도를 체계화 시키는데도 앞장섰다. 노조와 합의해 지정된 날짜에 인사발령을 내도록 하고 승진인사를 발표했다. 예측 가능한 인사제도를 도입한 것.
매년 정부의 예산을 집행하고 사업 진행을 계획하는 사업설명회는 2월에서 1월로 앞당겼다. 올해는 다음해가 시작하기 전
12월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업 진행이 늦춰지고 그에 따라 공무원들의 업무가 원활치 못한 것에 대한 대안책이
됐다. 김 부원장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대책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과들은 코카 조직에 발전을 가져왔다. 지난 4월 코카 노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노사파트너십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국비지원 대상에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김 부원장은 “2년 연속 선정되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며 “노사화합과 새로운 노사문화 형성을 위한 양측의
노력과 의지를 높이 평가받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사 파트너십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전체 공공기관들의 노사관계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그의 목표는 노사간 시너지를 통해 창조경제의 중심이자 미래 전략산업인 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김한곤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은 조직원 모두가 국가 발전에 대한 비전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1992년 말레이시아에 출장 갔다가 여성 공직자들이 70% 이상 되는 것을 보며 앞서가는 정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앞을 내다보고 대처해 나가는 것이 공직자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부원장은 낮은 자세로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며 새로운 사업을 고민하고 추진하는 것이 현 위치에서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그는 “콘텐츠진흥원에 몸담고 있는 직원 모두가 국가의 미래를 예측하고 비전을 설정해야 한다”며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비전을 설정해 정책을 제안하고 콘텐츠 분야에 관해 세계 5위에서 2위로 올라서겠다는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