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 사천 이야기 28
미식가들만 안다는 실안 개불 이야기
지금은 좀 덜하지만 예전에 삼천포가 고향인 사람들이 객지에 살다 고향 삼천포에 가면 굳이 찾아 먹는 음식이 개불이었습니다. 삼천포 출신 사람들의 soul food(영혼의 음식)였습니다. 지금도 개불 이야기만 나오면 입맛 다시는 고향 친구들도 있습니다.
요즘은 삼천포가 고향이 아닌 분들도 개불 개불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삼천포 사람보다 더 개불을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해마다 겨울(개불이 맛있는 철)이면 연례행사처럼 실안을 찾는 분들도 계십니다.
횟집이나 일식집에서 찌끼다시(스끼다시, 밑반찬)로 나오는 가늘게 썰어나온 개불을 보았을 겁니다. 그런 찌기다시로 내는 것이 아니라 개불을 주요리로 내는 곳은 아마 삼천포 실안이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호감을 가지지 못 할 겁니다. 개불은 맛으로 호불호가 갈라지는 것이 아니라 생김새로 인해 나눠집니다. 뭐라 그럴까 하여튼 요상하게 생겼습니다. 징그럽다고 어째 저런 것을 다 먹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초록창 언니의 도움말에 의하면 개불은 의충목 개불과의 의충동물(?)이라고 합니다. 연안의 모래펄 속에 깊은 구멍을 파고 살며, 개불이라는 이름은 생긴 모양이 개의 불알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졌다고 하는데 개불알이 그리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바닷속 개펄이나 모래밭에 서식하는데 제철인 한겨울에 최고의 맛이 납니다. 특히 실안 앞바다는 물살이 빠르고 대부분 모래층이어서 이곳에서 잡히는 개불은 두꺼운 육질에다 맛 또한 좋다고 합니다.
삼천포 실안 개불은 비주얼부터 다릅니다. 대도시 횟집이나 일식집에서 보는 거무티티한 것이 아니라 붉은 빛이 도는 황색이라 해야 하나 하여튼 색상부터 다릅니다.
비타민과 타우린이 풍부해 맛과 영양이 풍부하고 달짝지근하여 신선한 것은 술안주나 회로 먹고, 굽거나 볶아서 먹기도 합니다. 먹어봐야 맛을 압니다. "아! 이래서 실안 개불! 실안 개불! 하는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겁니다.
실안 개불이 전국에서도 최고 맛좋기로 소문나면서 제철 때 미식가들이 몰려들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귀한 횟감이 되었습니다.
해가 갈수록 바다 환경 열악과 남획으로 자원이 부족해지면서 돈을 쥐고도 사 먹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예전 어판장 군데군데 다라이 가득 개불이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올 겨울에 삼천포 실안으로 개불 드시러 오십시오. 인터넷 검색하면 좋은 개불 전문횟집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개불 유무 꼭 확인하십시오.
생선회도 조금 시키시는 게 좋습니다. 일행 중 못 드시는 분을 위하는 것도 되지만 밥 먹기 위해 매운탕 달라고 할 때 쪼매 덜 미안합니다. 개불은 뼈가 없습니다.
삼천포 실안에 가면 실안낙조 뿐만 아니라 장어구이도 개불도 즐길 수 있습니다.
2022.8.30.
카페 게시글
사천,삼천포로 오세요
삼천포 사천 이야기 28
김용연
추천 0
조회 12
22.09.07 12:38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