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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보석(寶石) 모로코(Morocco)
5. 사막 도시 마라케시(Marrakech) 관광
모로코 중부 마라케시의 올드 메디나는 미로의 연속으로 숙소 찾아가기가 너무 힘들다.
분명 엊그제 아침에 출발했는데 다시 찾아가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가까스로 숙소를 찾아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2박 3일의 힘든 사하라 사파리의 여독을 풀었다.
다음날은 마라케시 중앙광장 자마엘프나, 사디안 묘, 그리고 마라케시 전통시장의 골목길 투어에 나서기로 했다. 자마 엘프나 광장(Jamaa el-Fna Square)은 마라케시 중앙광장으로 항상 관광객들과 장사꾼들로 북적이며, 저녁이면 휘황한 불빛 아래 갖가지 행사가 열리는 축제의 광장이다.
한 편에서는 음악공연, 안경뱀 코브라(Cobra)를 부리는 사람, 비보이(B-Boy) 공연, 마술로 공중에 붕 떠 있는 사람, 가지가지 잡화들을 벌여놓은 수많은 장사꾼들, 이곳저곳에는 과일 가게들...
광장의 밤 / 자마 엘프나 광장에서 / 쿠토비아 모스크
아무래도 돈을 달라고 할 것 같아 코브라 쇼를 멀찍이서 줌으로 당겨 찍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 녀석이 부리나케 뛰어와서... 20디르함(2,400원)을 내놓으라는 것을 5디르함(600원)을 주고 뺑소니를 쳤다.
광장 한편에는 1197년에 준공된 아름다운 쿠토비아(Koutoubia Mosque) 사원의 모스크가 우뚝 솟아 있는데 높이가 68m, 그 아래 사원 면적은 5,400㎡나 되며, 마라케시의 중심이자 상징이라고 한다.
다음 찾아간 곳은 바히야(Bahia) 궁전, 엘 바디(El Badi) 궁전과 사디안 묘(Saadian Tomb)로, 우선 사디안 묘부터 보기로 했는데 입장료가 12디르함(모로코에서는 제법 큰 돈)이나 되어 기대가 컸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우선 작은 문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어 기대가 컸는데 들어가 보니 의외로 정원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좁은 공간에 나무 몇 그루와 화단, 그리고 조그만 오픈된 방(공간)과 한쪽에 무덤인 듯싶은 건물의 문이 보이는데 또다시 구불구불 긴 줄이 늘어서 있다.
1시간 이상이나 기다린 끝에 문 앞에 다다랐는데... 들어가지는 못하고 들여다보고 사진만 찍으란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화려한 금박타일과 온통 형형색색의 정교한 꽃무늬와 아라베스크 문양들, 의외로 작은 대리석 관. 아름답기는 한데... 뒷사람을 위해 10초 정도 기웃거리며 사진만 찍고 돌아서려니 조금 허전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 묘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대리석과 금으로 화려하게 장식했으며 바깥 뜰에는 가족과 군인 및 신하들의 무덤도 있으니 만수르의 무덤이 아니라 사디안 왕가의 무덤이라는 표현이 알맞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렇게 부르기에는 너무나 협소하고 입구의 문도 초라하기 짝이 없는 쪽문이다.
길게 늘어선 줄 / 벽면의 코란 구절 / 아름다운 타일 / 만수르의 관
이 사디안 묘는 사디(Saadi) 왕조를 연 아흐마드 알 만수르(Ahmad al-Mansour) 왕의 무덤으로, 16세기 초 포르투갈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모로코의 황금기를 열었다고 하는데 그 기념으로 왕궁 엘 바디궁전을 건축하였으며 이곳 마라케시(Marrakech)를 수도로 삼았다고 한다.
그러나 뒤를 이은 알라위(Alawite) 왕조의 2대 왕이었던 이스마일(Isma'il ibn Sharif)은 옛 시가지를 허물고 40km의 3중의 벽으로 둘러싸인 카스바(Qasba)를 건설하며 사디안 묘는 높은 담으로 둘러쌓고 철저히 봉쇄해 버렸었다고 한다. 줄을 서서 벽면의 기하학적 문양을 보고 있는데 뒤에 섰던 아랍 젊은이가 벽면을 보며 중얼중얼 글을 읽는 소리가 난다.
‘Is that Koran(꾸란)?’ 했더니 ‘Yes’ 하면서 손가락으로 짚으며 읽고 해석을 해 준다.
그 옆에 바히야 궁전이 있었는데 시간도 촉박하고 돈도 아까워 그냥 패스...
마조렐 정원, 자르딘 정원도 패스... 그까 꽃구경이야... ㅎ
우리 늙은이들 취향에 맞는 전통시장을 보러 갔다. 마라케시 전통시장 쑥(Souk)에 들어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다니는데 제법 볼만하다. 우리는 어차피 물건을 살 일이 없으니 눈(眼) 구경이지만 관광객들에게 엄청난 바가지를 씌우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마라케시 전통시장 쑥(Souk)
우리가 카사블랑카에서 마라케시로 오기 전에 예약해 둔 숙소가 벨코 노마드(Belko Nomads)였다.
지도상으로 보면 구시장인 메디나(Medina)에서 살짝 벗어난 지점이어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자마 엘프나 광장으로 갔는데 과연 그 옆에 붉은 성벽(흙담)으로 둘러싸인 메디나가 보인다.
길거리의 경찰한테 지도를 보여주며 길을 물으니 저쪽 메디나 안의 시장 골목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지도를 펴들고, 핸드폰 지도를 들여다보며 골목길을 헤매기 시작했는데 도무지 방향을 잡을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길모퉁이에 있는 30대 중반의 가게 주인한테 지도를 내밀었더니 자기가 잘 안다며 옆의 친구에게 뭐라고 속닥거리더니 이 친구를 따라가라고 한다. 속절없이 무거운 배낭을 추스르며 따라가는데...
한없이 꼬부랑거리는 거리를 계속 가는데 눈치가 일부러 빙빙 도는 것 같다. 하는 수 없이 20여 분 헉헉거리며 따라갔더니 좁은 골목길 간판도 없는 작은 대문 앞에 가서 문을 두드린다. 주인이 나오더니 우리 숙소가 맞다고 한다. 그리고는 길 안내 녀석이 손을 내밀며 20디르함(2,800원)을 달라고 한다.
가까스로 10디르함으로... 모로코에서는 몇 번이나 경험했지만 무조건 따라붙으며 길 안내를 해주겠다고... 그리고는 어김없이 돈.. 거짓말 같겠지만 우리가 사막투어를 하고 다시 올 때도 이 숙소를 못 찾아 또 헤매었다. 사파리에서 돌아온 후, 숙소를 나서며 우리는 숙소 대문을 몇 번이나 확인하고, 골목에 나와 사진도 찍고... 조금 나오다 보니 길을 파헤치고 공사를 한다. ‘임교장, 이 공사가 금방 끝날 것 같지 않네. 이따 올 때는 이 공사현장에만 오면...’ 그리고는 나와서 종일 구경을 하고 저녁이 되어 다시 숙소로 가는데.... 골목을 몇 번이나 들어갔다, 나왔다 하다 보니 아침에 보았던 공사현장이 보인다.
아이고... 이제야 찾았네... 둘이 마주보고 웃으며
‘요리로 가서... 요 골목으로 들어가면...’ 하고 가보니 엉뚱한 골목이다.
거짓말 보태지 않고 공사 부근을 한 시간 이상이나 뱅뱅 돌다가 결국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서 우리의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메디나의 골목길은 정~~말 찾기 힘들다.
5. 페스(Fes/Fez)
모로코의 옛 수도였던 페스(Fes)는 동물가죽 염색공장 태너리(Tannery) 등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관광도시이다. 마라케시에서 페스의 숙소를 예약하며 제발 메디나 가운데만 아니기를 빌었는데 이 무슨 애꿎은 운명의 장난인가 또다시 메디나 안에 있을 줄이야...
모로코 가죽제품들 / 밥 보젤루드(블루 게이트) / 페스 중앙광장
저녁 8시쯤 페스에 도착해서 지도를 펴들고 우리의 숙소를 물어보았더니 메디나 안에 있다며 거리가 머니 택시를 타고 가라고 한다. 그러잖아, 배낭도 무겁고, 날도 어둡고.....
택시 정류장으로 가는데 웬 40대 녀석 ‘택시?’ 하더니 따라오라고 한다. 택시 기사 복장이기에 지도를 보여주며 ‘얼마?’ 했더니 ‘50디르함(6천 원 정도)’ 한다. 오케이. 하고는 따라갔는데 기사가 앉아있는 택시로 가더니 기사에게 뭐라고 속닥거리더니 우리보고 타란다.
조금 미심쩍어서 택시에 앉아있던 기사에게 ‘얼마?’ 했더니 ‘40디르함’ 하기에 ‘오케이’ 택시 뒤 트렁크에 우리 배낭을 싣고... 채 5분도 안되어 다 왔다고 내리라는데 보니 우리 숙소가 아니고 메디나 문 앞이다.
‘우리 숙소는?’ 했더니 메디나 안에 있어 택시는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사실 메디나의 골목길은 작은 손수레나 당나귀로 짐을 실어 나르고 대부분은 사람들이 어깨에 메고 짐을 운반한다. 나중 알아봤더니 택시비 10디르함이면 충분하다고... 끓
다시 가방을 둘러메고 메디나 문을 들어서는데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가는데 미로가 끝도 없다.
또 결국 길 안내를 세우고서야 찾아갔는데... 숙소주인은 우리를 보고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방에 빈대(Bed Bug)가 많아서 약을 뿌려서 잘 수가 없으니 자기 형(Elder Brother)이 운영하는 숙소로 가라며 열 두어 살 먹은 소년을 보고 길 안내를 하라고 한다.
제기럴... 배낭도 무겁고 10시가 다 돼 가는데... 항의해 봐야 소용이 없을 것 같아 너덜너덜 소년을 따라나섰는데 이 녀석 가깝다더니 꼬불거리는 골목길을 한없이 간다. 다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슬슬 짜증이 나는데, 요 꼬맹이 녀석 돈을 달라고 손바닥을 내밀며 이 집이라고 한다.
‘잠깐, 일단 들어가서...’ 소년이 문을 두드리니 주인 녀석이 나오는데 오늘은 손님을 받지 못한다고 하며 문을 열어 보여주는데 모든 방에 불이 꺼져있다. 이런 넨장... 그러더니 소년을 따라 자기 아버지가 운영하는 숙소가 좋으니 그리로 가라고 한다. 무지 짜증이 나고 화가 치미는데 소년이 앞서가다 돌아서며 또 손바닥을 내민다.
그러잖아 화가 치미는데... 나도 모르게 소리를 꽥 내질렀다. 가깝다더니 이리저리 골목길을 헤매게 해놓고는... 'You said it's very close... Is it close? It's maze...' 소년은 퉁퉁 부은 표정으로 골목길의 깡통을 걷어차며 걷는다. 더 가관인 것은 세 번째 숙소의 60대의 돼지 같은 영감탱이 내가 예약한.. 두 사람이 1박에 60디르함 예약서를 보여주었더니 자기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오리발을 내민다.
내가 퉁명스럽게... ‘그럼 전화를 해봐!’ 영감탱이 전화기를 들고 한참 통화한 다음, 계약은 그렇지만 자기는 그런 가격으로 사람을 받아본 적이 없단다. ‘그럼 얼마냐?’ ‘1박에 1인당 100디르함이다.’
이런 빌어먹을.... 얼토당토... ‘임교장 갑시다.’
내가 배낭을 다시 메며 일어서자 임교장 울상을 하며 ‘12시가 다 됐는데...’
나를 살피던 주인영감이... ‘그러면 1인 1박에 60디르함이면??’
결국 1인 1박에 60디르함으로...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짐작되었다.
‘지네들이 12시인데 설마 가겠어?....’ 끓. 어쨌거나 숙소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었다.
이튿날 아침 술주정뱅이처럼 생긴 40대 중반의 아들 녀석이 50디르함에 길 안내를 해 주겠다고 한다.
그러잖아 길 찾기가 어려운데... 녀석은 우리를 골고루 데리고 다니며 안내를 한다. 수공예품 가게, 카펫가게, 향수와 크림 가게, .... 그리고는 점심때쯤 우리를 가죽염색공장에 데려다주고는 빠이 빠이다.
화장품가게에서 모로코의 특산으로 모로코 전통요리에도 들어간다는 아르간 오일(Argan Oil)...
향수와 크림제조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는데 향수와 크림을 사라고 성화다. 사진을 찍어도 돈을 요구하고, 특히 여성들은 찍지 말라는 안내 녀석의 경고에 물건을 사기는커녕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했다.
꼬불꼬불 가죽제품 가게와 공방을 지나 계단을 올라가 보니 옥상인데 관광객들로 이미 꽉 차 있다.
눈 아래 펼쳐진 광경은... 우리가 사진으로 보던 바로 그 동물 가죽 염색 공장(Tannery)이었다.
♣ 가죽 염색공장 태너리(Tannery)
가죽염색공장 태너리(Tannery)
모로코 가죽염색공장(Tannery)에서
旅浪(여행의 낭만)
형형색색의 보석들로 수놓아진 / 모자이크 조각들이 펼쳐진다.
저 속에 / 아라비안나이트의 기묘한 /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알함브라 궁전의 / 눈을 어지럽히는 / 아라베스크 문양들이 보인다.
햇빛을 투과한 /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 창도 보인다.
코를 찌르는 악취에 / 허위적 거리는 염색공들의 가녀린 팔뚝
흘러내리는 땀방울로 / 얼룩진 목덜미와 흠뻑 젖은 러닝셔츠
그리고 헉헉거리는 거친 숨소리....
온통 핏물처럼 팔다리에 / 얼룩져 흘러내리는 물감들이 빚어낸 / 처절한 아름다움이다.
검은 선글라스 / 하늘거리는 무지갯빛 / 화려한 스카프를 날리며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관광객들이 눌러대는 / 카메라 셔터 소리가
가죽을 두드리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 직공들의 거친 숨소리가
묘한 조화를 이루며 내 가슴을 울린다.
흡사 벌집처럼 생긴 칸막이마다 형형색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물들이 들어있고 염색공들은 물감들인 무거운 가죽들을 치대느라고 구슬땀을 흘리는데 관광객들은 그 칸막이 위로 걸어 다니며 사진을 찍어댄다.
그리고... 코를 찌르는 비릿한 악취로 골머리가 지끈거린다.
한쪽 옆으로는 각종 동물들의 털을 뽑아 종류별로 수북이 쌓아놓은 곳도 있고 가죽을 잡아 늘려 말리는 곳도 있다. 가죽으로 사용되는 동물들은 낙타, 말, 양, 염소 등이라는데 털들은 종류별로 모아 손질해서는 다시 실을 잣는 공장으로 보내진다는 설명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페스 메디나는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곳으로, ‘모로코 가죽원단’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당나귀에 실려 온 가죽들은 이곳에서 털을 뽑고 비둘기 똥에 담가 무두질을 한 다음 염색과 가공공정을 거쳐 천연가죽으로 만든다고 한다. 다닥다닥 붙은 가옥들 사이로 좁은 골목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고대 가옥형태 메디나는 세계 최대의 미로로 꼽히며 유일한 운송수단은 당나귀와 수레이다.
♣ 블루게이트(Blue Gate)와 카라위인(Qaraouiyne) 회교사원
카라위인 모스크 / 카라위인 사원 / 도서관 입구
모로코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글라우이(Glaoui) 궁전, 메디나 엘 발리(El Bali), 메레니디 무덤(Merenidi Tombs),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모스크라는 카라위인(Qaraouiyne) 사원 등이다.
페스의 메디나를 ‘엘 발리’라 부르는데 들어가는 입구에 커다란 아름다운 문이 있다. 그 문을 ‘밥 보젤루드(Bab Boujloud)’ 일명 블루게이트(Blue Gate)라고 한다. 아름다운 문양으로 장식된 문인데 메디나로 들어가는 문들 중 하나로, 이 문으로 들어가면 유명한 카라위인(Qaraouiyne) 사원이 있다.
카라위인 사원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22,000명 예배), 세계 최초의 대학(859년 설립/천문학)을 설립한, 카라위인 도서관이 있는, 그리고 정말 오래된 카라위인 플라자....
붙어있는 수식어가 수도 없이 많은 역사를 자랑하는 관광명소이다.
페스 메디나는 골목길이 9,400여 개나 된다는 세계 최대의 미로를 자랑하는데 블루게이트를 지나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가지가지 상품들을 진열한 가게들이 끝이 없고, 단체로 온 관광객들은 행여 길을 잃을까 손을 잡고 다닌다. 골목마다 길을 안내해 주겠다는 녀석들이 귀찮게 따라다니는데 한마디만 물어도 돈을 달라고 손을 내밀고, 끈질기게 따라오며 안내를 해주겠다고... 당연히 돈을 요구한다.
우리는 단칼에 거절.... 조금 올라가다 보면 카라위인 플라자가 나타나는데 플라자라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로 조그만 마당이다. 제일 눈에 띄는 것이 방짜유기제품 공장이다. 쉴 새 없이 불에 달구어진 철판을 두드려 가지가지 물건들을 만들어 내는데 마당 한 편에 시뻘건 숯불에 풀무질을 해대고 망치질, 그리고 물을 부으니 허연 수증기가 퍼지고...
좁은 마당 한구석에서는 전통 악기를 시끄럽게 연주해대고, 관광객들은 카메라를 들이대고...
부근의 상점들은 온통 유기제품들을 빼곡히 늘어놓고, 걸어놓고... 그 바로 옆에 아름다운 작은 문이 있는데 바로 카라위인 대학 도서관 건물 입구이다.
카라위인 대학은 서기 859년에 설립되었다는데 천문학을 연구하는 대학이었다고 한다. 그들의 연구 목적은 달의 움직임을 관측하여 이슬람 기도시간을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고...
이슬람의 기도시간은 하루 다섯 번으로 이슬람교는 사원의 미나렛 위에서 기도시간을 알린다.
아잔(Azan/Adhān) 소리가 들리면 손발을 씻고 메카를 향하여 기도를 올리는데 일출전(파즈르), 정오(주흐루), 오후(아스르), 일몰(마그립), 밤(이샤)의 다섯 번으로, 계절에 따라 일출 일몰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기도시간을 위하여 천문관측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다시 골목길을 몇 번이나 헤맨 끝에 물어물어 카라위인사원에 도착했는데 입장은 되지 않고 바깥에서 드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외부는 넓은 공간이 전연 없지만 안쪽은 넓은 마당이 들여다보인다.
그런데 어디가 기도실인지 어디에 모스크가 있는지.... 끈질기게 따라오며 데려다주겠다는 녀석을 뿌리치고 무작정 위쪽으로, 위쪽으로.... 골목길을 헤매다가 제법 커 보이는 집 쪽문이 열렸기에 무작정 계단으로 올라가다 보니 조그만 쪽방에 늙은이가 혼자 앉아 쇠를 두들겨 그릇을 만들고 있다.
‘요 위가 테라스인가요?’ 아니라고 손짓을 하며 빨리 도로 내려가란다.
도로 부리나케 내려와 물어물어 겨우 사원이 내려다보이는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는데 이미 관광객들로 바글거린다. 그러나 건물들에 가려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겨우 모스크와 사원의 일부 지붕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