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 제4권
33. 불설오백유동경(佛說五百幼童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波羅柰國)을 유행하시면서 대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5백 명의 어린이들이 있었는데 걷거나 노는 것에 마음과 뜻이 항상 함께 일치하였다. 서로서로 마음이 맞아서 같이 놀았으며, 하루하루 그 행동을 함께 했고 한 몸처럼 따로 놀지 않았다.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마치 백 일 동안 못 본 것 같았다. 서로서로 깊이 공경하고 중하게 여겼다.
어느 날 근처 강변에서 함께 놀았는데 모래로 탑묘(塔廟)를 만들면서 저마다 말하기를
‘내가 만든 탑이 가장 좋다’라고 하거나,
‘너는 내 것을 본따서 만들었다’고 하는 말들을 하였다.
그 5백 아이들은 마음은 착하였지만 과거의 업으로 복이 적었다.
그때 산 속에 갑자기 하늘에서 큰 비가 내렸다. 쌓인 물이 흘러내려 강물이 크게 불어났고 그것이 밖으로 흘러 넘쳐 놀던 아이들 5백 명이 떠다니다가 물 속에서 빠져죽었다.
흐르는 물에 떨어지는 것을 여러 사람들이 보고 탄식을 하며 각자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불쌍하도다, 불쌍하도다.’
부모들이 보고 소리를 지르고 슬퍼서 큰소리로 울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시신이라도 찾으려고 하였으나 있는 곳을 알 수 없었으니, 그 슬프고 참혹함이 더했다.
그때 사람들이 와서 여러 비구들과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노라. 숙명은 부르지 않아도 오느니라.[不請呼]”
그리고 여러 부모들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라. 이 아이들은 5백 세의 숙명이 그러하니라.
지금은 비록 죽었지만 도술천(兜術天)에 태어나서 모두 발심하여 보살행을 하리라.”
부처님께서 위신력으로 그 광명을 나타내셔서 그 부모들로 하여금 그 아이들이 있는 곳을 보도록 하시고는 멀리 있는 5백 명의 아이들에게 이리 오라고 부르셨다.
잠시 후에 아이들이 모두 와서 허공에 머물러 부처님께 꽃을 뿌려 공양하고 그 아래로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며 스스로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세존의 은혜를 입어 몸은 비록 죽었지만 천상에 태어나서 미륵 부처님을 뵈었나이다.
오직 자비로우신 은혜를 더하시어 안락하지 못한 이들을 교화해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너희들의 생각이 착하도다. 도의 지극한 진리를 잘 알아서 탑사(塔寺)를 만들었으니, 이로 인해 천상에 태어난 것이요, 이미 천상에 태어나서는 미륵불을 뵙고 법에 대한 가르침을 받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설법을 하시니 다 기뻐하며 불퇴전의 지위에 올라 각각 부모에게 말하였다.
“더 이상 슬퍼하지 마시오. 사람에게는 저마다 정해진 수명이 더 이상 머물 수가 없으니, 노력하고 정진하여 법으로 자신을 닦으시오.
사람이 삼계에 있는 것은 갇혀 있는 죄수와 같은 것이니, 득도하여 세상을 제도하고 자유를 얻고 삼보에 귀의하여 세 가지 흐름[三流:貪ㆍ瞋ㆍ癡의 三毒]에서 벗어나시오.
보리심(菩提心)을 내어 장구함을 얻고 사사수(四使水)에 노닐면서 사독(四瀆 : 四大河)을 벗어나시오.”
부모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가르침을 따르며 모두 도에 대한 뜻을 가졌다.
그때 여러 천자들이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돈 뒤에 예를 올리고 물러나서 홀연히 사라져서 도솔천으로 돌아갔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설하시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