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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이였지만 로마 캠핑장(Camping Flaminio Village)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갔던 캠핑장보다 훨씬 비싸다......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 늦은 시간에 다른 캠핑장을 찾기에는........시설은 잘 관리되어 사용에 깨끗하고 편리하기에 로마에서의 생활은 이곳을 중심으로 하기로 했다.
나와 와이프는 늦은 저녁을 먹고 로마 여행 계획을 세웠다. 2일동안 로마 관광을 충분히 해야하고, 마지막 날에는 바티칸시티를 여행하는 것으로 로마 일정을 마무리하고 피렌체로 안전하게 이동해야 한다. 그래야 피렌체를 하루 더 관광하고 밀라노를 거쳐서 뮌헨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으면 밀라노를 제외하기로 했다.
새벽에 빗소리에 놀래서 살짝 잠이 깨었다. 일정이 미루어지면 안 되는데......날씨까지 좋지 않으면 힘들어지고 일정 소화를 할 수 없는데........이왕 오는 비라면......새벽에 많이 내리고 아침부터는 제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하며.......야간 운전으로 너무 피곤했기에 조금 더 잤다.
아침에 일어나 날씨부터 확인했다......다행이다. 조금 쌀쌀하기는 해도 날씨는 좋다. 날씨 예보 상으로도 괜찮을 것 같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일정대로 로마 여행을 시작했다.
리셉션에서 72시간 로마패스를 사고 기차 역으로 갔는데......입구를 못 찾겠다.
완전 허름하고 시골의 간이역 같다. 기차 역 입구를 간신히 찾았는데......이번에는 기차 플랫폼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모르겠다......반대쪽 기차 길에 있는 플랫폼으로 너머 가야하는데.........반대 차선에서 도착한 분에게 물어보니.........눈치로 나의 말을 이해하시고......만국언어인 바디랭귀지로 표현해주신다. 너무나 감사하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기차 운행 간격이 길다......한참을 기다리니 Flaminio역으로 가는 기차가 도착했다. 캠핑장 이름에 Flaminio가 들어가길래......역에서 가깝다고 생각했는데......그렇지 않다.......기차역에서 6정거장이나 떨어져 있다.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는 않았다.......역에 내려서 메트로역으로 갔는데......이런 운행을 하지 않는다........당초 계획은 메트로A를 타고 가장 멀리 떨어진 곳부터 여행을 시작해서 콜로세움과 포로로마노를 여행하기로 했는데.....
와이프가 일정을 변경해서 오늘은 걸으면서 시내 중심의 유적지를 보자고 한다. 그래 그것도 좋은 생각이다. Flaminio역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하나 하나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건우와 민서가 얼마나 걸으며 일정을 소화하냐에 따라 로마 여행은 성패는 달려있으니......일정을 변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로마의 주요 관광지도 걸어서 10여분 간격에 있기에 하루 종일 걸어야 한다.....
Flaminio역 맞은 편에 있는 포폴로 광장으로 내려갔다.
넓은 광장 중앙에는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가 우뚝 서 있다. 이곳이 이집트인지.......로마인지........
아빠~! 저기 우뚝 솟아 있는 것은 무엇이야? 그런데 왜 이집트 문자 같기도 하고, 그림 같기도 한 것이 새겨져 있어......
건우와 민서가 오벨리스크를 처음 보았다.
오벨리스크는 돌로 만든 우리나라의 장승과 비슷한 것으로 마을이나 광장에 세워 놓았어. 그런데 거기에는 역사적 사건이나 이야기를 기록해 놓았던 것이야. 예전에는 이집트가 나일 강을 중심으로 위대한 문명을 만들었기에......그리스 로마 사람들은 이집트의 문물을 세련되고 발전된 것으로 생각했었는데........로마가 힘이 세진 이후 이집트로 진출하게 되었어..........그 때 오벨리스크를 비롯해서 많은 이집트의 유물들을 가져온 것이야. 로마 뿐만 아니라 프랑스, 독일에도 이집트 유물이 엄청 많아.
그럼 나쁜 것이잖아~!
그렇지 좋은 것은 아니지만.........힘이 없으면 그렇게 뺏기게 되는 것이야.....
건우와 민서는 이집트 유물이 로마의 광장 한 가운데에 서 있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세상을 살다보면 이렇게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많은데.......우리나라도 힘이 없어 수많은 유물을 빼앗겼다는 것을 알게 되는 날.....어떤 감정을 받을까.....더욱이 얼마나 많은 유물을 빼앗겼는지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고........되찾기 위한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면........
포폴로 광장은 보르게세 공원에서 내려오면 처음으로 만나는 광장인데......많은 사람들이 공원 쪽으로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하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잇다. 로마 시내에서 만난 이집트의 오벨리스크를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광장에는 쌍둥이 성당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성당이 매우 중요한 유적인가보다.........군인이 무장한 장갑차를 정차하고 지키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 가족은 포롤로 광장에서 스페인 광장으로 이어진 골목길을 산책하며 남동쪽으로 길을 잡았다.
이탈리아에 와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이들이 표현하는 색감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노란색인데도 어쩜 저렇게 강렬한 색감을 주는지.....이탈리아가 가죽염색 기술이 발달되었다고 하지만........길거리에서 파는 제품들도 색감이 참 좋다.
스페인 광장으로 향하는 길목은 명품의 거리이다. 다양한 명품 샵이 각자의 상품을 진열하며 독특한 디자인을 보여주는데.......패션에 관심이 많지 않은 나도 눈을 한번 더 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있다. 우리 가족의 2번째 목적지인 스페인 광장에 도착한 것이다. 스페인 광장 앞에 있는 난파선 분수대를 먼저 보았다. 분명 2002년 여름에 이곳에 와서 분수대를 봤는데......기억이 없다. 하하하~
홍수가 났을 때 여기까지 떠내려온 배를 보고 만들었다고 하는데......정말일까 싶다.......하하하~! 그래도 그 자체만으로도 예쁜 분수다. 여름이면 많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모습에 건우와 민서도 좋아한다.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모습이 마치 놀이터에 있는 작은 배를 닮아 있다. 난파선 분수대에서 스페인 광장을 올려다 보았다. 아쉽게도 이제 더 이상 광장에 앉아 젤라토를 먹는 연인들을 볼 수 없지만.........그래도 광장 위에 서 있는 야자수 나무도.....광장의 돌 계단도...... 스페인 광장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이 계단에서 젤라토를 먹는 장면이 나오면서 더욱 더 유명해진 로마의 명소가 되었다. 그 영화 전에도 이렇게 유명한 명소였는지는 모르겠지만........영화 한 편에서 여배우의 모습이 얼마나 강렬했으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장소가 되고 추억의 장소가 되었을까..........광장에서 젤라토를 먹지 못해서 그런지.....예전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는 않다......그래도 이곳에 왔으니 사진 한 장을 남겨야지.......
건우와 민서가 숨바꼭질을 하자고 한다. 뒤돌아서 있을 때 와이프, 건우, 민서가 광장 어디엔가 숨어 있겠다고 한다. 그럼 내가 광장 사진을 찍어서 찾아 내는 것이다.
건우와 민서가 엄청 바빠진다. 계단 옆에서 얼굴만 내밀기도 하고, 사람들 사이에 끼어 서 있기도 하고.......별 것 아닌 놀이에도 이렇게 재미있어 한다.
아마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곳이 숨바꼭질 사진 찍기 명소로 기억될 것 같다.
로마의 스페인 광장을 봤으니......우리도 젤라토를 맛 봐야겠다.
다음 목적지인 트레비 분수로 가기 전에 젤라토를 사먹기로 했다. 아이들이 빨리 먹고 싶다고 아우성이다. 골목길을 돌아 돌아 레스토랑을 찾았다.
내 입맛이 변했는지.......아니면 우리 나라에서도 보편화된 다국적 기업의 아이스크림의 영향으로 그런지.......겨울이라서 다른 아이스크림이 나와서 그런지......무더웠던 2002년 여름에 먹었던 젤라토 느낌이 나지 않는다.......그래도는 과일 맛이 향긋한 젤라토 한 입에 더위를 잠깐이라도 잊고 행복했는데......
그래도 그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맛있기는 하다~! 이제 더 이상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이 녹는다며 우는 모습을 볼 수 없어 조금 아쉽지만.....그래도 아이스크림 한 입의 맛을 음미하는 모습이 귀엽다~!
레스토랑 앞에 펼쳐진 의자에 편하게 앉아서 골목길을 감상하며 젤라토를 즐기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체코의 트레델~릭, 이탈리아의 젤라토 등 그 나라의 특유의 간식거리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아이들에게는 작은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나라 혹은 한 도시를 대표하는 간식이나 음식을 갖을 수 있다는 것이 그 곳을 기억하기 좋은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은 있는데..........지역을 대표하는 간식은 많이 없는 것 같다........있다고 하더라도......다른 곳에서도 보편적으로 많이 팔리게 되어 지역의 독특한 음식으로 자리 잡지 못하는 것 같다.......서로의 독특한 아이디어나 아이템을 지켜주는 문화를 갖는 것도 좋을 듯 싶은데......
그런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소비자들의 현명한 경제활동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기분도 좋아지고, 에너지도 보충했으니 다시 로마 대탐험을 떠나볼까~!
트레비 분수로 길을 잡는다는 것이 뜻하지 않게.....판테온으로 향하게 되었다.
판테온에 다가갈수록 전자 첼로 음악이 웅장하게 울려 펴지고 있었다. 전자 첼로 음악의 저음과 판테온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광장의 정중앙은 오벨리스크가 자리하고 있고, 판테온 정면에는 커다란 8개의 기둥이 높이 솟아 지붕을 떠받치고 있다.
모든 신들에게 바치는 신전이라는 뜻의 판테온.......미켈란젤로가 천사의 설계라고 극찬한 건축물로 거대한 콘크리트 돔이 압권으로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고대 로마 시대의 건축물로 그 위용이 정말 대단하다. 솔직히 거대한 콘크리트 돔과 정면의 신전 기둥이 잘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로 앞에 섰을 때 느껴지는 웅장함과 신전을 받치고 있는 2줄로 나열하고 있는 16개 기둥이 고대 로마의 건축 양식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기에 충분하다. 판테온의 내부의 모습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이런 기념비적인 건축물에 왔으니......건우는 호주 여행부터 시작한 점프 샷을 찍어 주라고 한다. 가족 여행을 하는 동안 자기 나름의 기준으로 위대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곳이면 어김없이 점프 샷을 찍는다. 그것도 자신이 마음에 드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판테온으로 들어가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었다. 우리 가족도 빨리 그 줄에 합류하였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정해진 무리만을 입장시키고 있었다.(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의외로 로마의 유적지에서 입장료를 받지 않는 곳이 많은 것 같다.)
판테온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돔에 압도된다.........돔의 정중앙 천장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신비함과 웅장함을 더하는 것 같다. 마치 우주의 모든 기운을 빨아 들여서 이곳으로 집중시키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때론 너무나 단순한 것이 그 어떤 화려함보다 더 위대하게 보일 때가 있다. 판테온이 바로 그러했다. 너무나 단순한 돔의 구조.......돔은 이렇다한 장식을 한 것도 없는데.......돔을 건축하면서 단순한 사각형의 문양을 곁들어 놨을 뿐인데.........그 어떤 것보다 신전의 모습과 잘 어울린 것 같다. 거대한 돔을 떠받치고 있는 수많은 기둥들........이 기둥들도 결코 작은 것이 아닌데........웅장한 돔의 위용에 기둥에는 눈길이 가질 않는다.
돔 정중앙으로 보이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의 모습........시간에 따라 들어오는 햇살의 위치가 달라지면서 돔의 천장 한 곳만 유독 밝다.........이 신비로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런 거대한 돔을 2천여년 전에 건축했단 말인가..........
아빠~! 말도 안돼......어떻게 이런 것을 2천년 전에 건축했다고? 거짓말이지? 거짓말일거야....
건우도 나처럼 정말 믿어지지 않는가보다......아니 믿을 수가 없나보다......어쩜 믿고 싶지 않는지도 모른다.........일반적인 상식에 맞지 않으니 더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직접 보고 있지만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위대한 건축물이다.
심지어 이 돔 건축물 안으로 비둘기가 몇 마리 날아다니는데........오히려 그 신비함을 더해주는 것 같다.
아무리 고개를 치켜 올려 쳐다보고 있어도 질리지가 않는다.......정말 고개 아픈지도 모르고 한 참을......이곳 저곳을 쳐다 보았다.
판테온 신전 한 쪽에는 이탈리아 천재 미술가이자 건축가인 라파엘로의 무덤이 있다. 무덤 위에는 성모 마리아 상이 있는데......이는 라파엘로가 마지막으로 조각한 작품이지만 완성하지 못하고 그의 제자이자 조카가 라파엘로 사후에 완성했다고 한다.
판테온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봐라보고 신전 밖으로 나왔다.
판테온~! 무엇으로도 견줄 수 없는 위대함으로 다가온다.
그림을 그려 파는 길거리 미술가에게 길을 안내받아 트레비 분수로 향하였다.
트레비 분수로 가는 길에는 정말 아무렇지 않게......고대 로마시대의 빛 바랜 기둥이 서 있다......이런 것들이 로마 골목길의 독특함을 만들고 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의 밝은 목소리가 들린다......이곳이 바로 로마에서 가장 낭만적인 장소인 트레비 분수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18세기 중반에 궁전을 장식하기 위해 공모전을 거쳐 만들어진 분수이다. 실제 당시 설계된 것의 1/4밖에 건축하지 못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 개의 원석만으로 조각하여 만들었다는 것이다. 세상에 많은 도시에 수많은 분수대가 있지만......포세인돈이 조각된 트레비 분수처럼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분수대는 없는 것 같다. 이 곳에 오는 모든 사람들은 로마에 다시 오고 싶은 마음에 어깨 너머로 동전을 던지고, 영원한 사랑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다시 한번 동전을 던진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3번째 동전을 던진다고 하니........동전을 3번 던지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누군가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건우와 민서에게 아빠도 2002년 여름에 로마에 와서 트레비 분수에서 동전을 던졌기에 여기에 다시 오게 된 것이라고 이야기 해주니.........자기들도 다음에 로마에 다시 오고 싶다며 동전을 던져야 한다고 한다. 건우와 민서가 언제 누구와 함께 로마를 다시 여행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그 때 아빠, 엄마랑 함께 온 2018년 1월의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으며 좋으련만.......
트레비 분수대 옆에 있는 피자 가게에서 간단한 점심을 해결했다.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피자를 맛 볼 수 있어 괜찮은 것 같다.
점심도 든든히 먹고 충분한 휴식도 취했으니.......골목길에서 행해지는 길거리 공연과 미술 활동을 살펴보며 콜론나 광장으로 갔다. 콜론나 광장에는 높이 42m의 콜론나가 서 있다. 이 콜론나는 역사적인 기록물로서의 의미를 함께 갖고 있다. 콜론나의 기둥은 상승하는 나선형으로 표면을 분할하여 전투 모습을 부조로 조각해 놓았다. 2차선 도로 건너편에서 살펴봐도 그 조각의 생생함이 보인다. 거의 2천년이 되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의 로마 버전이라고 해야 하나........이집트의 오벨리스크는 사각형의 기둥이라면 로마의 콜론나는 원형 기둥 모양이다.
로마에서 만나는 웬만한 유물과 유적은 2천년정도 되는 것이 기본인 것 같다.
몇 백년 된 유물과 유적들은 상당한 수준이 아니면 다른 유물 유적과 어깨를 견줄 수도 없는 것 같다........
우리 가족의 발길은 베네치아 광장으로 향하여 걸었다.
베네치아 광장은 고대로마 유적지인 포로 로마노가 끝나는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로마 교통의 중심지 중 하나다. 그런데 색다른 것은 건널목의 신호등이 없다는 것이다. 차량의 교통 신호와 흐름을 살펴보고 건널목이 표시된 지점에서 그냥 건너가면 된다.
뭐 이런 황당한 경우가........그런데 접촉사고도 없고.....너무나 자연스럽게.......너무나 원활하게 많은 사람들이 도로를 건너다닌다. 그런데 로마시민들은 익숙해서 그런지 교통 흐름이 나쁘지 않다.
베네치아 광장에는 이탈리아 현대사 시작을 대변하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이 웅장하게 서 있다. 도시 국가로 시작한 이탈리아의 역사가 혼란한 정치사를 지나며 19세기에 와서야 이탈리아 왕국을 건설하게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건물이다. 이 건물의 웅장함은........19세기에 드디어 이탈리아 왕국을 건설하며......고대 로마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은 욕망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랬을까......이탈리아는 신흥공업국으로 고대 로마제국을 재현하고 싶었는지......세계 1,2차 대전을 일으키지만.......강력한 국내 정치력을 형성하지 못한 한계 상황으로 인하여 비교적 빠른 시간에 패전을 인정하게 된다.......그 덕분에 연합국의 융단 폭격을 모면하게 되어 오늘날까지 고대 로마시대의 유물과 유적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하얀 대리석으로 한껏 고전주의 형식으로 멋을 낸 기념관 주변에는 주말을 맞이하여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아빠~! 여기도 숨바꼭질 사진 찍기 놀이 하기에 좋은 것 같아.
이번에는 아빠가 숨어. 내가 사진을 찍어서 찾아볼게.
나는 건우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계단 위로 올라갔다........여행객으로 보이는 중년 부부에게 상황을 이야기하고 함께 서주기를 부탁드렸더니 기분 좋은 표정으로 허락을 해주신다. 우리 가족의 여행에 작은 재미를 선물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오늘도 참으로 많이 걸었다. 시간은 벌써 4시를 향해 가고 있다.....
아직 해는 남아 있는데......여기서 더 관광을 하려면 콜로세움으로 향해야 한다......
다음 목적지로 가봐야......시간이 늦어 폐장할 시간이니.......오늘 일정은 여기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사과를 먹이며 자유롭게 놀 시간을 주었다.
그 어떤 시간보다 즐거워하는 것 같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다......조금 전까지 많이 걸어서 다리가 아프다고 하더니..........
캠핑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려서 간단히 필요한 것들을 샀다. 현지인들이 다니는 마트에 들려 생필품을 사는 것도 우리 가족 여행의 일과 중 하나다......
계란을 쌓아 놓고 필요한 만큼 담아 갈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을 보고 건우와 민서는 재미있어 한다. 우리와 다른 생활 모습을 발견하고 재미있어 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서로가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기에 서로 다른 모습을 인정하고 그 모습대로 살아보는 것도 즐겁지 아니한가.....캠핑카로 돌아와 내일 일정을 점검하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내일은 2천년전 고대 로마의 진면목을 만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