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 이야기] 구릿대
쑥부쟁이와 벌개미취 구분이 어렵고, 돌쩌귀와 진범도 헷갈리기 쉽습니다.
야생버섯으로는 밀버섯과 삿갓외대버섯, 느타리와 화경버섯의 형태가 비슷해
대형 사고로 이어지곤 하지요. 8∼9월에 우산을 펼치듯 피어나는 구릿대 또한
비슷한 식물 때문에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됩니다. 야생에서 구릿대와 개당귀,
궁궁이(천궁)를 식별하는 건 간단치 않습니다. 꽃, 줄기, 잎을 세심하게 관찰해야
구분할 수 있습니다.
8월 말, 9월 초의 산과 들녘은 구릿대 세상입니다.
대나무처럼 훌쩍 자라 꽃 우산을 펼치는 이 식물은 어린잎과 줄기는 나물로 먹고,
가을에 채취한 뿌리는 백지(白芷), 두약(杜若), 향백지(香白芷)라 하여 약재로 씁니다.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두통을 진정시킨다. 어혈을 풀고 새 피를 만든다.
옴, 버짐 등 피부병을 낫게 하고 새살을 돋게 한다”고 했습니다. 국내 연구진도 최근
구릿대 추출물이 여드름균에 대한 항균과 피부 염증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산야초를 공부할 때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은 대상 식물에 대한 정확한
실체 파악입니다. 그 뒤에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요. 긴가민가, 어정쩡한 태도는 자칫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를 배우더라도 제대로 익히고 표현해야 합니다.
▲ 강병로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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