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전 일입니다.
그날 친구랑 함께 여행중이였는데
늦은 오후에 작은딸의 전화를 받고
여행의 즐거움이 싹 사라진 날이네요.
" 엄마~어떡해
오늘이 어머님 환갑생신인데 깜빡했어요~"
수화기 너머 딸의 목소리는 너무 놀라고
당황한 목소리로 어쩔줄 몰라하는게
눈에 보입니다.
오메~
시어머니 환갑을 잊어묵다니 세상에나
내 입에서는 오메~소리만 연달아 나왔습니다.
멀리 여행중이라 달려 갈 수도 없고
달려간들 별 뾰족한 수도 없이
안사돈 환갑날은 지나가고 말았네요.
두딸네 시어머니와 저랑 셋이서 동갑내기라서
사돈끼리 돈독함은 동네방네 소문났고
생일이 제일 빠른 내 환갑에는
작은딸 시아버지께서
안사돈이랑 싱가폴 여행까지 보내주셨는데
정작 나는 안사돈 환갑을 잊어 묵다니...
딸애는 2살 5살 애들 키우느라
익은밥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한다는 걸 아는지라
어떻게 시어머니 환갑도 잊어버리냐고
말 할 수도 없었네요.
다행히 오밤중에 선물을 준비하고
그이튿날 부랴부랴 대구까지 달려갔는데
그날따라 손주녀석들이 사돈들한테 착착
앵기면서 애교를 부린 덕분에
사돈들 마음이 풀어지셨다고 합니다.
딸도 없이 아들만 달랑 하나인
며느리를 딸처럼 아껴주시는 분들이
며느리는 딸이 될 수 없나봐요 라는 말씀에
그냥 생일도 아니고 환갑생일을 잊어버렸으니
얼마나 서운하셨을까 생각하니
평상시 잘지내는 우리사이에 금이갈까 봐
친정엄마 마음속에 애타는 소리가 들렸네요
그래도 우리사이 좋은사돈사이로
환갑생일의 아픔(^^)을 잊고 또 열심히
사랑하면서 1년이 되어 안사돈생일이 돌아왔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또 잊어버릴까봐 알람을 맞춰놨네요^^)
생선좋아하는 사돈을 위해
장어3키로와 박달홍게를 택배주문해놓고
딸내미에게 전화하니
엄마 너무 고마워요~
우리도 날마다 달력보고 있어요~
사위랑 날마다 달력보고 있다는 말에
웃음이 빵 터지면서
올해는 우리 사돈 생일상이 푸짐할거라
생각하니 흐뭇한 마음입니다.
사돈하고 잘 지내면
내 딸들이 행복하다에 한표 두고갑니다.^^
PS-사돈
요즘 젊은애들은 음력을 헷갈려해서
잊어버릴 수도 있으니
살짝 미리 광고를 해주세요~^^
아닙니다
제가 미리 귀띰광고를 해드릴께요~^^
카페 게시글
설란의 일기
시어머니 환갑을 잊어묵은 딸
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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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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