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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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로나 사태로 전도 및 심방 등 거의 모든 사역이 정지가 되었다. 그렇다고 사역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러나 다른 성도들을 대상으로, 불신자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할 수 없다면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사역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다. 개인적인 독서와 성경통독을 비롯하여 터치바이블 김진산 교수님의 강의동영상, 총신대 김경열 교수님의 네이버카페 “말씀의 집” 강의 동영상을 듣고 공부하면서 많은 은혜도 받고 도전도 되었다. 2021년에는 감신대 김경식 교수님의 히브리어 수업과 강의 동영상을 들으면서 공부를 시작했고, 차준희 교수님의 강의 동영상까지 시청하면서 공부를 하다 보니 하루가 너무 짧다. 은혜롭고 나 자신이 성장하는 것을 알기는 하는데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더군다나 4월에는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2주간 모든 아이들이 학교를 갈 수 없었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지만 2주간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다보니 내 개인 스케줄도 어그러지면서 4월에는 방송에서 소개할 책 한 권을 제외하고는 공부도, 독서도 올스톱이 되었다. 번 아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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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백종원씨가 골목식당에서 사장님께 한 말이 있었다. “내가 무슨 인생에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걸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야, 악이 쌓인다. 그 악이 친절로 바뀌고 음식의 수준이 바뀌고 음식의 작은 마진으로 바뀌고 이 손님이 무조건 우리 가게를 오게 할 거다. 이것이 진정한 ‘악’이다. 장사하는 사람에겐 악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장님 보고 청소하라는 거다.”
내가 싫어서 하는 번아웃이 아니라 악이 생기려고 하는 성장의 갈림길에 들어섰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이 정도면 되었지 하고 편하게 가려고 하면 정체되겠지만 이 단계를 넘어서면 악이 생기고 깡이 생기고 진짜 영성이 생기겠지.
자기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옥주현은 귀찮음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역시 귀찮은 건 좋은 거야, 진리지. 안 귀찮은 건 나쁜 거다. 뭘 멀리해야겠어? 안 귀찮고 쉬운 거.” 옥주현은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귀찮은 자기 관리를 꾸준히 했다. 그리고 그 귀찮은 자기 관리를 꾸준히 하는 습관은 그녀에게 복리로 누적되어 탁월한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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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백종원씨나 옥주현씨의 이야기를 뒤늦게 접하고서 나의 상태를 깨닫게 되었다. 지치고 힘든 것이 아니라 성장의 고비에서 선택의 시간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귀찮음을 선택해야지, 악을 선택해야지. 왜냐하면 나는 목사니까. 그러니까 악을 선택해야지. 나는 이팝나무와 조팝나무를 좋아한다. 식물과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이상하게 마음이 끌리는 나무들이다. 이팝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모습을 보자면 꼭 내가 좋아하는 쑥백설기를 보는 것 같다. 어떤 목사님은 내가 이팝나무와 조팝나무를 좋아한다고 말씀드리자 “밥 굶을 일은 없겠네.” 이팝나무의 이름이 쌀과 관련되었기에 하시는 농담이시다. 아멘이다. 배불리 먹을 것이다. 그리고 내 성도들을 굶기지 않을 것이다. 나는 바오밥 나무가 아닌 이팝나무가 되고 싶다. 이팝나무가 되고 싶다. 백설기 같은, 쑥백설기 같은 밥나무가 되고 싶다. 척박한 땅에서 자라기에 자신의 몸 안에 수분을 가득 채우고 10m, 20m, 30m 자기 혼자만 태산처럼 자라는 나무가 아니라 우리 성도들에게 영의 양식을 가득 먹일 수 있는 이팝나무, 밥나무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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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5월 이제 다시 또 달려가 보자.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독서하자. 영의 양식을 많이 맺어보자. 내 양을 먹이라는 주님의 말씀처럼, 주님의 양들에게 열심히 밥을 먹여보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는 시간이 아니라 예배 때마다 행복한 천국잔치 시간을 만들어보자.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 첫 회에 나온 강신주씨는 이런 말을 했지. “끼니를 해치워버리는 사랑이 없는 밥을 먹는 것은 나에게 사료를 먹이는 것이고, 사랑이 있는 밥을 먹는 것이 진짜 식사다.”
푼주의 송편처럼 풍성하진 않지만 “푼주의 송편이 주발 뚜껑 송편 맛보다 못하다.”라지 않은가? 푸짐하진 않더라도 나의 귀찮음으로, 나의 악으로 빚어낸 송편, 정성과 따뜻한 사랑을 담아 주님의 양을 먹이자. 오늘은 내가 요리사! 사랑과 정성의 양식으로 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