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히말라야 꿈을 꾸고 있다.
여러 후기들을 보면서 나에게 시간이 주어질 날을 걷기에 좋은 날을 기다리기만 한다.
오늘은 새롭게 그 길을 걷는 사람을 네이버 카페 < 히말라야 트레킹 >에서 만났다.
오늘 걷는 당신의 걸음이 미래의 내 걸음입니다.
베시사하르부터 걷기로 꿈을 꾼 그 결정을 다시 한번 더 굳게 만들어준 나몽 님의 첫 글을 올려본다.
Day 0 - 네팔로!
인도에서 네팔 국경 쪽으로 다가가자 하늘은 자욱한 연기로 가려지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스모그인가보다 했지만 화전으로 온통 불타고있었다.
공기는 인도 내륙보다도 훨씬 탁했고, 숨을 들이쉬면 목이 칼칼했다.
마스크는 몇 시간 만에 검게 변했다.
“산 위에도 이럴텐데...”
네팔이 가까워질 수록 불안함이 커져갔다.
소나울리(Sonauli) 국경을 넘어 7시 30분 덜컹덜컹 흔들리는 버스에 몸을 맡겼다.
좌로 쏠리고 우로 쏠리는 그 버스 안에서, 잠인지 멍함인지 모를 상태로 밤을 지새웠다.
포카라에 도착했을 땐 새벽.
가로등은 허공을 떠다니는 먼지를 밝혔다.
트래킹의 설렘보단, 산행을 하며 제대로 숨을 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윈드폴 게스트하우스(Windfall Guest House)에 짐을 풀고, 바로 트레킹 준비에 들어갔다.
퍼밋은 온라인이나 포카라, 베시사하르를 지나 만나는 체크포인트(simpani https://maps.app.goo.gl/nc8acDxyQEdsnfGHA?g_st=ic)에서도 신청할 수 있었지만, 오늘도 그냥 걷고 싶었다.
구글맵을 켜고 포카라 시내를 느릿하게 산책했다.
트레커 정보센터에서 퍼밋(ACAP)을 3,000루피에 발급받았다.
퍼밋 신청 후 근처 Tourist Bus Stop으로 걸음을 옮겼다.
내일 아침 6시 30분 출발, 베시사하르행 티켓을 600루피에 예매했다.
길가의 베이커리에서 쿠키 몇 개를 사고, 트레킹 중에 필요한 물건들을 체크했다.
전날 밤을 거의 새다시피 했지만, 설레임 때문인지 잠이 잘 오지 않는다.
Day 1 – ’걸으려고 왔잖아!‘
아침 6시,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6시 30분 출발’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짐을 싣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버스는 결국 7시 10분이 되어서야 느긋하게 출발했다.
버스 안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트레커들은 장비들로 중무장을 하고 있었지만, 대화속에 설렘이 가득했다.
오전 11시 20분, 생각보다 정확하게 베시사하르에 도착했다.
작은 마을일 줄 알았는데,숙소도 있고 꽤 크고 왠만한 장비는 다 구매할 수 있는 곳이었다.
장비 가게를 지나다 되돌아와 트레킹 폴 하나를 550루피에 구입했다.
무겁긴 했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탁월한 선택이었다.
원래는 Tal부터 걸으려 했지만, 같은 버스를 타고 온 한 트레커의 말에 고민 없이 계획을 바꾼다.
“걸으려고 니팔 온거 아니야?“
그 한마디에 나는 충동적으로 배낭을 메고 걷기 시작했다.
초반엔 강을 왼쪽에 끼고 걸었고, 차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옆길로 빠졌다 돌아오고, 다리를 건너기도 하면서 풍경은 계속 새로워졌다.
히말라야 느낌은 아직 없었지만, ‘지금 이 길은 처음’이라는 감각이 너무 좋았다.
Bahundanda로 향하는 길부터는 산의 기운이 물씬 느껴지기 시작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음악 소리만이 마을의 정적을 깨웠다.
투숙하는 트레커도 몇 없었고 너무 적막함에 가던 길을 계속한다.
“나마스떼.” 어디선가 인사 소리가 들린다.
“나마스떼.”
길가에서 숙소를 운영하시는 분이 인상 좋게 웃으며 말을 건다.
“숙소 한 번 봐봐“
다음 마을까지 거리가 있어서 오늘은 첫날이니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이곳에서 묵기로 결정.
사진에서만 보던 침대와 이불, 나무로 된 삐걱거리는 문, 트래커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오늘 하루의 대화까지 완벽하게 네팔 바이브를 만들어냈다.
뜨거운 샤워, 진짜 맛있었던 달밧, 와이파이, 그리고 함께 묵는 트레커들까지.
히말라야의 공기는 없었지만,
‘해외 트레킹’이란 신선한 감각에 잠이들었다.
[출처] 안나푸르나 서킷 일기 Day 1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 작성자 나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