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운동길에서
심영희
장마철이라 비가 오락가락하기에 5일 만에 아침 운동을 하려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어느 쪽으로 갈까 하다가 지난 장날과 마찬가지로 춘천 풍물시장 장날이니 걸으면서 시장을 지나오는 길을 택했다. 조그만 공원도 걷는 둘레길도 수시로 변한다. 춘천 KBS 방송국 뒤 만남의 광장에도 오랜만에 갔더니 조그만 정원에 여러 가지 식물을 심어 놓아 제법 운치가 있다.
이리저리 꽃 구경을 하고 큰 길을 건너 장터로 가는 길에 "강원도향토공예관" 앞에 왔다.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조그만 화단에 피어있는 활짝 핀 수국과 다알리아 꽃이다. 바로 계단을 올라 꽃 앞에 섰다. 어제 비를 맞고 깨끗해진 아침이라 꽃 자체도 싱그럽다.
오래전에는 이 향토공예관 뒤에는 조그만 집이 여러 채 있었고 그 옆에는 논밭도 있어 겨울이면 논에서 스케이트를 타기도 하고 집 자투리 땅마다 많은 꽃이 피어 있어 꽃 구경을 하면서 마을을 한 바퀴 돌곤 했는데 개발이란 이름으로 그 자취는 찾아볼 수 없지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강원도향토공예관"은 웅장한 건물 그 자체로 남아 있어 그때의 추억을 반추해 볼 수 었었다.
꽃 사진을 찍으며 공예관 건물 일부분도 찍었다. 공예관 안에 들어가 본 지도 오래되었다. 예전의 매장이 그대로 있는지도 모르겠다. 붉은 벽돌로 지은 "강원도향토공예관" 과 삼천동에 위치한 "춘천시 어린이화관(현 상상마당)" 건물을 나는 유독 좋아한다. 검붉은 벽돌로 쌓아 지은 그 건물에는 내 추억도 함께 살아있다. 동인 모임으로 구 춘천미술관에서 회원전을 하기도 했고, 제3회 빛들전으로 한지공예 개인전을 했던 추억의 장소다.
또 넓은 대강당에서는 학부모 시절 스승의 날이면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이 모여 행사를 하기도 했던 곳이다. 아침 운동 나갔다가 추억 한아람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공예관 뒤쪽 화단에는 다알리라 꽃과 칸나 꽃이 피어 있어 고향집 꽃밭을 만난 듯 반가웠습니다. 고향집 넓은 꽃밭에는 어머니께서 정성껏 가꾸어 놓은 많은 꽃이 있었는데, 다알리아와 칸나꽃도 빠지지 않는 단골 꽃이랍니다.. 겨울이면 알뿌리인 다알리아와 칸나 뿌리를 캐서 실내에 보관 했다가 다음해 봄이면 어김없이 꽃밭을 장식했습니다.
효신교회 울타리에 다정하게 피어있는 메꽃이 귀엽습니다.
키 큰 백합이 모두 꽃을 피웠다 쓰러진 뒤 마지막으로 몇 송이 피어있는 백합이 여리다 못해 처량해 보입니다. 꽃 모양도 백합을 닮지 않은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