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시:'05.8.13~ 16
2.구간: 통도골 - 심종지굴 - 시살등 - 함박등 - 영축산 - 신불재 - 신불산 - 간월재 - 간월산
- 배내봉 - 배내고개 - 능동산 - 천황산(사자봉) - 천황재 - 재약산 - 고사리분교터
- 코끼리봉 능선 - 주천
3.산행기
간만에 맞는 황금 연휴.
장거리 종주산행의 기회.
지리산종주는 수차례 다녀와 식상하기도 하거니와 사람들이 많아 조용한 산행을 모색하던중 산잡지
7월호에서 소개하는 '영남알프스 종주'를 준비한다.
일단 산행을 최대 2박3일로 생각하고 < 빠르면 1박2일로 끝낼 수도 있지만 > 채비를 갖춘다.
8/13(토) 06:30 출발
연휴 고속도로 정체를 피하려 일찌감치 집을 나섰지만 나보다 부지런한 사람이 많은지
이미 고속도로는 정체 소식. 국도로 우회하며 차를 달려 서울산IC로 빠져 언양읍에서 24번국도를
따라 석남사 입구에서 우회전 69번 지방도로를 따르다 배내고개에 오른다.
여기서 부터 산행 깃점인 원동면 장선리까지는 배내골로 막바지 물놀이 인파와 차량이 엄청나다.
게다가 도로 확포장공사까지 겹치며 그야말로 조금 거짓말 보태 人山車海를 이룬다.
일단 장선리 버스주차장(경로회관옆)에서 주차할 곳을 찾아보나 마땅치 않아 예서 1박을 하고 내일
일찍 산을 오르기로 하고수소문 끝에 조금은 언덕위에 한가한 민박집 ( 풍산농원 - 대밭가든 055 -
388 - 5540~1)을 소개 받아 친절한 주인 아주머니의 안내를 받는다.< 15 :00 >
물가에서 조금은 떨어진 곳이라 그런지 한가함이 더 낫다.
잠시 후 내일 산행 깃점을 답사하여 길을 확인하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든다.
8/14(일) 06:30
서둘러 아침을 챙기고 산행을 시작하려 길을 나선다.
버스종점옆 근사한 출렁다리를 가로질러 통도골펜션민박 울타리옆 계곡 길을 따라 허위허위 올라
심종지굴에 이른다.
예전 빨치산 근거지로 알려진 굴로 굴내부 아래쪽에 바위 천정 틈새에서 흐르는 석간수로 목을 축이며
잠시 숨을 돌린다.
이후 길을 오르다 좌측으로 '장선 팜스테이 마을'이정표를 보며 우측으로 길을 찾아 능선에 올라 시살등으로 향한다.
이윽고 완만한 초원 능선을 따라 키작은 관목과 부드러운 억새로 뒤덮인 시살등(980,9m)에 오른다.
조망은 좋으나 워낙에 바람이 강해 사진한장 찍고 부랴부랴 암릉을 지나며 죽바우등, 체이등 그리고
우측에 통도사에서 바라보면 함박을 엎어 놓은 것 같다하여 이름 지어진 함박등을 오른다.
우측으로는 깎아 지른듯한 낭떠러지 이지만 양산시를 배경으로 한가로움이 영남알프스 최고의 절경 포인트라는 말이 무색치 않다.
하지만 예서 마냥 있을 수는 없고, 또다시 길을 재촉하여 좌측으로 청수중앙능선, 우측으로는 백운암으로 향하느 사거리안부를 거쳐 통도사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 영축산으로 향하던 중 정상 전 '통도사 비로암' 팻말이 선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30여m만 내려서면 샘터가 있어 목을 축이고 물을 보충 한후 다시 정상으로 향한다.
여태까지 산행을 하며 사람구경을 못하다 예와서야 통도사에서 오르는 사람들을 만나니 반갑다.
약 100여m를 올라 영축산 정상(1,081.2m).
근데 정상표시석이 3개다. 취서산, 영취산, 영축산 하지만 따질 일이 뭬있겠나?
예서도 바람이 세차 사진한장 급히 남기고 바로 아래 취서산장으로 자리를 옮겨 손두부에 시원한 캔맥주로 목을 축이며 자신을 시인이라 소개하며 문학지를 건네는 산장지기와 미야기를 나누고 다시 길을 재촉하며 약90만평의 억새 평원을 가로지르는 능선길을 걷는다.
청수골산장에서 오르는 일단의 사람들이 일렬종대로 늘어서 오르는 모습이 이채롭다.
1026.4봉을 지나 다시 크게 내려서며 신불재.
다시 길은 급하게 30여분 올라 신불산 정상(1159m).
정상에 간이 매점에서 냉커피로 목을 축이고 다시 출발. 능선을 따르다 우측으로 간월재로 또힌번 급하게 내려선다.
속도는 늦지만 이 정도면 오늘 배내고개까지 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길을 서두른다.
간월재는 울주군에서 등산로 정비공사와 대피소를 짓는다며 공사가 한창인데다가 임도를 따라 배내고개와 신불산자연휴양림에서 오르는 차량이 꼬리를 물고 오른다.
이 편한 세상에 참으로 힘들게 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오히려 이상해 보일게다.
우측으로 간월샘과 간이매점이 있지만 우리는 죄측에 있는 차량을 개조한 간이매점에 들러 잔치국수로
요기하던 중 집에 있는 아이들과 통화를 시도하며 해프닝이 생겨 자칫 산행을 포기하고 내려설 뻔했다.
다행이었지만 그러는 동안 시간은 다 까먹고 하는 수없이 예서 1박을 하기로 하고 차량통행이 금지된
임도에 텐트를 치고 밤하늘에 달과 별을 보며 계곡에서 시원한 목욕을 하고 잠을 청한다.
8/15(월) 07:30
텐트위로 후두둑거리며 비가 내리나 보다.
잠시 기다린 후 조금은 늦은 시간이지만 출발을 서두른다.
일단 오늘 산행을 끝내려 길을 재촉한다.
간월산으로 오르는 길 벌써 3명이 간월산을 내려서고 우리는 급한 오르막을 힘겹게 오른다.
잠시 암릉 길을 따르다 1068.8m의 간월산.
저 아래 우리가 지나온 간월재와 이어져 오르는 신불산 등산로가 그림같다.
길은 게속 암릉 구간을 오르내리며 966m의 배내봉을 지나 북쪽으로 10여분간 이어지다 오두산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30여분간 급하게 떨어지며 차량통행이 빈번한 배내고개.
우측으로 약간 내려서 배내이모집에서 잔치국수와 냉커피로 요기를 하고 집사람이 평상에 누워 눈을 부친다.
어깨가 무거울 정도로 짊어지고 어제 9시간 이상을 걷고 잠자리도 편치않게 밤을 보내고 다시 3시간여를 걸어 왔으니 많이 힘들게다.
그렇게 30여분강을 쉬도록 하고 다시 길을 재촉하여 고개마루 우측 주차장 끝에 있는 작은 돌계단을 통해 능동산으로 오르는 길.
해발 300여m를 급하게 오르려니 힘에 부친다.
가다 쉬기를 반복하며 우측으로 가지산으로 갈려나가는 길을 버리고 우리는 좌측으로 진행하여 능동산정상(983m).
먼저 도착하여 쉬고있는 울산에서 왔다는 부부가 사과를 건넨다.
그들과 헤어져 다시 급하게 내려서 쇠점골 약수에서 목을 축이고 임도를 따른다.
길은 그렇게 임도와 숲길을 반복하다 몇개의 봉우리를 넘어 천황봉(사자봉) 바로 밑에 있는 샘물상회(055-356-7664)에 이른다.
예와서 안일이지만 쇠점골약수에서부터는 그냥 임도를 따르는 것이 시간상으로도 훨씬 빠르고 힘도 덜 든다. < 산길이래봐야 별 경치없이 잡목과 수풀을 헤치며 오르내리며 시간만 지체할 뿐 >
울산에서 왔다는 두 젊은 친구가 외상으로 막걸리와 파전을 먹고 있다니 주인부부의 넉넉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하다.
우리도 김치국수와 커피로 요기를 하고 먼저 길을 떠난다.
이제 천황봉(사자봉)까지 100만평의 우리나라 최대의 억새군락지능선을 완만하게 15분간을 오르면 정상이다. 그새 젊은 두친구는 우리를 앞서 가고 <젊음이 좋구나> 뒤에서 누군가 우리를 불러 세우는데
주인아주머니가 배낭을 정리하다 두고온 침낭을 들고 우리를 얼굴이 빨개지도록 쫓아왔다.
미안함과 감사함을 전하고 1189m의 천황봉(사자봉)정상에 선다.
오늘이 광복 60주년인데 아직도 일제의 잔재가 뿌리깊게 남은 흔적이 여기에도 있구나.
천황봉이라니ㅜㅜㅜ
저 아래 우측으로는 밀양의 표충사에서 오르는 길.
사명대사의 혼백이 노할 일 아닐까?
길을 서둘러 건너의 재약산으로 향하는 급경사의 내리막.
반대쪽과는 달리 암릉으로 누군가 군데군데 세운 돌무더기가 수없이 많다.
내리막끝에 천황재로 좌측으로는 임도를 따라 주원골로 내려서고 우측으로는 내원골로해서 표충사로
내려서는 사거리에 털보간이매점이 있다.
캔음료 하나씩 나누고 다시 재약산으로 오르는 길.
건너편 천황봉(사자봉)과는 달리 암릉과 암봉으로 이제는 꽤 힘에 부친다.
하늘에서는 금세라도 비를 뿌릴 것처럼 천둥과 번개가 반복되고 다른 사람들은 이미 산행을 끝내고 모두 내려선 길을 우리는 이제사 오르니 마음이 급하다.
힌겹게 재약산정상(1119m)에 올라 영남알프스종주를 끝내고 이제는 돌아가야할 길.
이제부터는 길을 잘 찾아 가야하는데 시간은 늦어지고 비는 흩뿌리고 마음은 급하지만 발걸음은 무겁다.
저 아래 3명이 길을 내려서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부지런히 따라 아무 표지도 없는 고사리분교터에서 그들과 만나 길을 물으니 그들은 계곡을 따라 표충사로 향한다한다.
잠시후면 어두어질텐데 랜턴도 없이 그것도 발가락샌달을 신고 여기까지 왔다니...
일단 그들에게 지도를 보여 주며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전하게 임도로 내려가라 일러 주니, 일본 관광객인가 보다
한국여성 한명이 남녀 두명의 일본인을 저 모양새로 끌고 올라왔으니 아마도 고생 무척 했으리라.
그렇게 그들과 헤어지고 우리는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임도를 따르며 한시간여를 오르다 보니 아니!
아까 내려선 재약산입구로 다시 돌아온 것이 아닌가!
예서 뱅뱅 한시간이상을 맴돌았나 보다.
일단 햇반으로 허기를 면하고 샘물상회주인과 통화를 시도하여 길을 확인하고는 다시 40여분을 내려서 고사리분교터부터 길을 잡아 북쪽으로 향하던중 계류가 흐르는 곳에서 100m 진행하여 길을 잡는다.
임도가 비에 패이고 망가져 계곡으로 변했으니 헤멜밖에...
이젠 우측으로 능선 소롯길을 찾아야 하는데 날은 어두워지고 아무 표지도 없으니 쉽지 않다.
길을 찾아 오르다 보니 벌써 한시간여 주위는 어두워져 더 이상 길을 찾을 수는 없고 다행이 10여m전방에 재약산에서 내려서 주원골로 내려가는 길목에 주인이 없는 간이매점에 이르러 안전하게 1박을 하고 내일 내려가기로 한다.
그리고 샘물상회주인과 통화를 하니 많이 걱정했다며 저건너에서 불빛을 비추며 신호를 보내 우리도 랜턴불빛으로 위치를 확인 시켜 안심시키고 대자리깔린 평상에서 텐트를 치고 집과 사무실에 전화를 하여 하루 늦어짐을 알리고 물이 철철 넘치는 샘터에서 또다시 몸을 씻고 아주 한적한 산속에서 밤하늘의 별과 달 그리고 그 귀한 반딧불이와 함께 낭만적인 밤(?)을 즐긴다.
다만 먹을 거라고는 과자와 소세지 옥수수캔 그리고 소주반병으로 배고픈(?) 밤을 보내고...
8/16(화) 07:00
아침 준비를 위해 집사람을 텐트에 기다리게 하고 임도를 따라 30여분을 올라 샘물상회에 이르니
주인부부가 반갑게 맞아준다.
그러면서 수풀이 우거져 길찾기가 쉽지않을 거라한다.
잠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어제 일에 대해 감사함을 전하고 햇반과 라면을 구입하여 다시 내려와
늦은 아침을 해결하고 기왕 늦은 것. 충분히 쉬기로 하고는 빈둥빈둥 시간을 때운다.
그렇게 12:00까지 시간을 보내고 출발을 준비하는데 두부자가 힘겹게 주원골에서 산을 오른다.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어제 올라온 그 임도를 따라 다시 길을 내려서며 갈림길을 찿는다.
거의 고사리분교 입구까지 내려서며 저 능선으로 작은 소롯길이 눈에 띈다.
그리고 수풀속으로 갈림길.
게다가 조그만 판데기에 간이매점이라는 표지는 뽑혀 수풀속에 뒹굴고...
그렇게 길을 잡아 계곡을 지나 폐허가 된 목잘 철책을 따라 소롯길을 오르니 30여분만에 능선안부.
이렇게 쉬운 길을 그리 헤메다니 ㅜㅜㅜ
예서 우측으로는 코끼리봉을 지나 향로봉으로 가는 길.
우리는 직진하여 급경사를 지그재그로 돌아 내려서며 40여분만에 주천의 자연농원으로 내려선다.
그리고는 뙤약볕에 도로를 따라 3Km여.
민박집으로 돌아와 충분히 씻고 쉬며 촌닭으로 저녁을 때우고 440여 Km의 집으로 향하는 길을 나선다.
쉽지 않았던 영남알프스종주길.
그 길에서 만난 자연을 닮은 사람들의 인정과 도움이 있어 이번 종주가 기억에 더욱 남을 것이며
특히나 샘물상회는 다음 억새철에 다시 들러 1박을 하며 주인부부와 함께 쐬주라도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무릎도 편치않은데 함께 끝까지 산행을 해준 집사람에게도 감사함과 끈끈한 동지애를 느끼는
산행이 되었음에 이번 산행은 더더욱 추억에 남는 산행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