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육행정연수원 101기
박경선/ 대구대성초등학교 교장
21세기 학생들은 세상에 없던 것, 남들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을 생각해내야 하고 남과 다른 길을 가야하고 자기만의 독특함으로 세상의 중심에 서야 한다. 학생을 그렇게 키우려면 교장의 학교 경영 또한 그러해야 한다. 교장 각자가 지닌 독특한 노하우로 학교를 경영해나가는 것이 자기 차별화 방법이며 역량이라 하겠다.
나는 이런 교장의 노하우나 품격을 강의 다닌다는 명목으로 다니면서 오히려 한 가지씩 배워왔다.
1. 교장의 노하우 따라잡기
성남초 학부모 역량개발 강의 하러 갔을 때다. 신경목 교장한테서 졸업생 추수 지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작년에 학교를 새로 짓는다고 6학년 아이들이 콘테이너에서 공부하다 졸업 한 것이 마음 아팠단다. 그래서 올해 교실을 새로 증축하고 나서 중학교에 간 졸업생들을 불러 추수 행사를 하겠단다. 우리 학교에서도 실천해봐야 할 가치 있는 일이었다. 교장이 유별난 만큼 학부모도 유별났다. 강의에 감동했다는 편지와 함께 베갯잎 2장을 택배로 보내는 성의......
동부초 1학년 학생들에게 대구시 책날개 특색사업으로 작가와의 만남 특강을 하러 가기 위해 학교 홈페이지를 찾았다가 학교장 훈화 이전에 기타 치며 동요를 함께 부른 후에 훈화하는 김옥순 교장을 알았다. 노래보다 더 빠른 감화의 지름길이 어디 있을까? 내 강의 전에도 노래 한 곡을 부탁했더니 「가을」을 기타 반주하며 노래하자 1학년 아이들이 대부분 따라 불렀다. 놀랐다. 어려운 동요를 따라 부르는 수준이며 강의 중 창의적 생각을 발표하는 질문에 손을 들어 서로 발표하려는 의욕이 대단하다. 직원회 할 때도 교장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노래 한 곡 부르고 직원회를 한다니 행복한 학교는 절로 되겠다.
동문초 학부모 역량 개발 강의를 갔다가 이예건 교장한테서 얻어 가진 건 교사를 이끌어주는 비법이었다. 장학사 시험에 합격한 교사가 다른 교사들에게도 그의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어 교사들의 꿈을 한 층 열어주는 경영은 교사의 미래까지 이끌어 주는 교육자의 모습이었다.
학산초 작가와의 만남 특강을 갔다가 전구학 교장한테서 생활지도와 교사 이끌어주는 방법을 배웠다. 교과시간 이동시에 본 반 담임이 교과 담임에게 매 시간마다 아이들을 인계해주고 수업 끝났을 때는 또 인수 받는 접전 장소가 정해져 있어 한 순간이라도 아이들과 떨어져있지 않도록 했다. 교사들에게는 교육 도서를 사주고 책읽기를 권장하고 있었다. 나는 교사들 생일날에나 한 권씩 사주는 정도인데......
왕선초 교사 컨설팅 연수 강의 가서 보니 정성균 교장은 교사의 전문성과 지속적인 창의성 계발을 위해 연수를 자주하고 있었다. 강의에 집중하는 교사들 모습에서 면학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복현초 학부모 강의를 갔다가 허유 교장한테서 도심 속에 텃밭을 일구어 자연친화 재배 교육을 하는 노하우를 배웠다. 신서초 정해오 교장한테서 예산을 어렵게 얻어 와서 강당과 급식소를 아이들의 기호에 맞춰 마련해주는 역량을 배웠다. 대덕초 박경수 교장한테서 호기심 일구는 과학 활동으로 창의성의 토대를 만드는 교육을 한 수 배웠다. 서부초 학부모 연수 강의 가서 보니 김주년 교장은 점심시간에 음악을 들려주며 급식 지도를 하고 있었다.
이렇듯,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소소한 작은 일들에서 교장의 경영 노하우를 배우며 이런 교장이 경영하는 학교 학생들이 행복한 경험 속에서 자존감과 창의적 생각을 키워가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고 왔다.
2. 교장의 품격 따라잡기
북동초 학부모 연수 강의를 갔다가 신숙자 교장한테서 하루 한 번 틈을 내어 원어민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고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는 사람 친화적 경영 방법을 배웠다.
상인초 교사 컨설팅 연수 강의를 갔을 때 이태자 교장은 교육사조가 다른 교사를 함께 포용하며 학교를 경영하는 방법에 대해 노하우를 들려주었다. 인과 관계를 중시하는 교장의 마음 넓이만큼 교사들이 존경하며 따르고 있었다.
남대구초 작가와의 만남 3,4,5,6 학년 특강을 갔을 때 화가 출신 안중렬 교장은 아이들 뒤에 서서 두 시간 동안 책이야기 강의를 함께 들어주었다. 교장 소개 정도하고 퇴장하는 교장들이 대부분인데 경청하시는 모습에서 교장의 품격이 또 한 번 느껴졌다.
내당초 김대영 교장은 서울대에서 교육행정연수 중인데도 토요일에 학교에 나와 학부모 연수 행사를 주선해주고 갔다. 성실과 헌신!
구암초 최혜량 교장한테서는 힘든 역경을 극복하며 꿈을 키워가는 과정에 대한 정화된 인격을 가꾸어가는 방법을 배워왔다.
이런 교장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은 최고의 경애이며 따라해보기는 내 몫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