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 9.85%·베인캐피털 1.41% 지분 매입…당초 목표 미달 - 최 회장 측 추가 우호 지분 1.41%로 MBK연합 5.34%보다 낮아 - 향후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을 통한 치열한 지분 경쟁 예상 - 고려아연 “주주·투자자에 감사...마타도어가 불확실성 키워” - MBK·영풍 “다수 주주, 최 회장측 지지하지 않았다는 점 확인”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소각 방침인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수와 별도로 베인캐피털이 진행한 공개매수만을 통해선 지분 1.41%에 해당하는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해 고려아연 측 우호 지분은 기존의 33.99%에서 35.4%로 높아지게 됐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이달 4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한 고려아연 자기주식취득 공개매수 청약 결과 발행주식의 총 11.26%에 해당하는 233만 1302주가 청약했다.
앞서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주당 89만원에 시중 유통물량을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인 발행주식의 약 20%를 매수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중 17.5%는 고려아연이 자사주로 매수하고, 2.5%의 경우 베인캐피탈이 취득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앞서 MBK 연합이 지난 14일 먼저 끝낸 공개매수를 통해 5.34% 지분을 먼저 확보함으로써 시중 유통 물량이 감소해 고려아연 측이 목표한 최대치보다 공개매수에 응한 청약이 적었다.
구체적으로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로 9.85% 지분(204만 30주)을, 베인캐피털은 1.41% 지분(29만 1272주)을 각각 확보했다.
자사주는 원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고려아연은 앞서 계획한 대로 이번에 사들인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추가로 확보한 우호 지분은 베인캐피털이 매수한 1.41% 지분이다.
이로써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은 기존의 33.99%에서 35.4%로 높아졌다.
MBK 연합은 앞선 공개매수로 38.47%까지 지분을 높여 놓아 양측의 지분 격차는 약 3%다.
고려아연이 사들인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MBK 연합 측과 최 회장 측 지분이 각각 약 43%, 40%로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나지만, 양측 모두 과반 지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향후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을 통한 지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MBK 연합은 고려아연 측 공개매수 결과가 나오면 조속히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해 경영권 확보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져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확대전을 거쳐 본격적인 주총 의결권 대결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 측은 “사기적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의혹 등으로 당사가 금감원에 진정서를 제출한 MBK·영풍의 공개매수에 5.34%가 응하면서 실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유통물량이 감소했다”며 이번 성적에 대해 설명했다.
그럼에도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매입하는 자사주를 모두 소각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며 추후 이사회를 통해 소각 일정을 구체화하겠다며 지지해준 주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어 “그동안 MBK와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물량 20%가 시중 유통물량보다 적다는 취지의 풍문과 마타도어를 통해 6만원의 확정이익이 보장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워왔다”며 MBK·영풍 연합을 비판했다.
MBK 연합도 이날 공개매수 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에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재무적 피해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도록 소신 있는 판단을 해 주신 주주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MBK·영풍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에 대해 “다수의 주주들이 최윤범 회장 개인의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평했다.
MBK·영풍은 “우리 공개매수가(83만원)보다 주당 6만원이나 높았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많은 수의 주주들이 청약하지 않은 점은 그만큼 무너진 고려아연 거버넌스(의사결정구조)를 바로 세우겠다는 MBK와 영풍의 대의에 동참하고 이를 지지하는 주주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주들이 단기적인 수익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