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로스 편지
구독자님으로부터 보내온 펫로스 사연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콩아,
오늘도 나는 너를 그리워하며 농바위에 올라왔어
우리 둘만의 작은 비밀 공간, 이 바위에 앉으면 네가 옆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기억나니? 이곳에서 우리는 바람을 맞으며
"산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하고
함께 노래를 불렀잖아
네가 내 옆에서 고개를 기울이며 귀 기울이던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그때는 바람도 구름도 고마웠다.
우리의 시간은 큰 행복이었지
지금도 바람은 불지만
그 바람이 조금 쓸쓸하게 느껴져
함께 걷던 오솔길도 떠오르고
산길을 따라 걷다가
수풀 사이로 고개를 내민 진달래를 보며
너는 마치 꽃들과 대화를 나누는 듯 뛰어다녔지
그 모습이 너무나 즐거워 보여서
나도 덩달아 깔깔거리고 웃었단다
산속 고요함 속에서 우리는 말없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했었지
너의 작은 몸짓, 나를 바라보던 그 까만 눈동자 하나로
모든 걱정이 사라지곤 했어
말없이도 마음이 통하는 그 시간이
내게는 그 무엇보다 소중했어
진달래 동산을 지나면 너의 경쾌한 발걸음이 기억나
꽃들 사이에서 마치 춤을 추듯 뛰놀던 너를 보며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어
오늘도 농바위에 올라왔지만
네가 없으니 무지 허전해
그래도 나는 믿어
네가 저 하늘 높은 곳에서 나를 보고 있을 거라고
구름 속에서 너는 여전히 나를 지켜보고 있겠지?
네가 어디에 있든,
우리 함께했던 농바위 기억은
영원히 내 마음속에 남아 있어
콩아, 너를 잃은 슬픔은 여전히 깊지만
네가 주었던 모든 사랑이 내 마음을 위로해
여기 농바위에서 함께했던 그 모든 순간을 떠올리며
지난 날 우리들의 속삭임
추억속에 잠긴다
사랑해, 콩아
영원히
[농바위에서]
뒷산 중턱에 농바위가 있다
콩이와 둘이 앉아 속삭이던 그곳,
한 평 남짓한 자리
그리워서 오늘도 올라왔다
“이 바위는 장롱처럼 생겼다고 농바위라 불린대”
하늘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던 콩이 모습이 떠오른다
옆자리에 앉아 나를 바라봐 주겠니?
그때처럼
뚱그런 눈, 까만 눈동자
그 눈으로 내 눈을 봐줘
그때처럼
몸도 아프고
내려가기 싫어
그저 여기에 누워
너를 생각하며 저녁까지 있을게
하늘 높이 떠 있는 저 구름 속에
너 거기 있는 거지?
내가 여기 있는 게 보이는 거니?
새끼손가락 작은 이 상처도 보이니?
겨울에 동상에 걸렸어
이거 보여?
아직도 아파
지금 보고 있는 거지?
https://youtu.be/wJE8Vzha87I?si=KOSSrjpB38QoKO91
첫댓글 농바위 위에서 콩이를 얼마나 그라워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