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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공무원저널 2015.04.14)
“세무공무원은 정말 스트레스가 심한가요?” “일이 많다던데 칼퇴는 역시 어렵나요?”
공무원 수험 커뮤니티에서 세무직을 검색하면 종종 발견할 수 있는 질문들이다. 철밥통과 칼퇴는 공무원의 상징이지만, 이는 세무공무원과는 가장 어울리지 않는 말이기도 하다.
세금을 깎아달라고 조르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서장 나오라 해!”를 외치는 악성 민원인부터 각종 세무 상담, 체납자 강제 징수 등 세무행정 전반을 담당해야 하는 이가 세무공무원인 까닭이다.
여기, 공무원증의 무게가 유독 무겁기로 소문난 세무직에 도전장을 던지고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뛰고 있는 현직공무원들이 있다.
2013년 7급 세무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김기중, 양재국 조사관, 2014년 7급 세무직에 합격해 연수를 받고 있는 조창일, 박승욱 조사관이 그들이다.
공무원저널은 지난달 7일 채한태 박사의 주최로 열린 아모르이그잼 합격콘서트에서 세무공무원으로서의 책임감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채한태 교수(사회) : 시작하기에 앞서 각자 간단하게 자기소개와 수험생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한다.
김기중 조사관(7급, 동대문세무서 근무) : 2012년 12월부터 공부를 시작했는데 2013년 6월에 합격해 현재 동대문세무서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합격한 사례가 여기 있는 만큼, 참가자 여러분들도 열심히 공부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돌아가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양재국 조사관(7급, 동수원세무서 근무) : 현재 중부지방국세청 동수원세무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기중 조사관과는 면접스터디를 같이하며 동시에 합격했고 연수원에서도 함께 연수를 받았다. 민원실에서 첫 업무를 시작했는데 악성도 있었고 대한민국의 다양한 사람들을 다 본 것 같다. 지금은 개인납세과(부가세과와 소득세과가 통합됨)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일이 좀 어려울 수 있는데 노량진에서의 기억을 항상 떠올린다. ‘수험생활도 이겨냈는데 그것에 비하면 지금 힘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다. 7급 지방직 시험까지 약 5개월 정도가 남았는데 5개월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5개월 내에 결과는 뒤집을 수 있다. 난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떨어지는 것이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박승욱 조사관(2014년 7급 합격, 연수 중) : 아직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고 4월 중이면 연수가 끝난다. 처음에 공부할 때는 실패도 많았고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막상 되고나니 기쁘지만 한편으론 다른 걱정도 생겼다. 아직 교육을 받고있는 입장이어서 현직에 대해 뭐라 말할 순 없지만, 선배분들로부터 많은 얘기를 듣다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면들도 많았다. 예전에는 7급 공무원이 되면 ‘장원급제’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되고나니 그런건 아니더라. 세무직의 경우에는 공부를 꾸준히 해야하고 일할 때도 항상 공부를 해야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하지만 세무직이 된 것에 대해 후회하진 않는다. 사기업에 다니는 친구들도 많이 부러워하고 있다. 세무직 7급이 힘들다고 해도 신경쓸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어느 직장을 가든 열심히 하는게 중요하니까.
채 : 세무서에서 하는 일이 상당히 많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증권거래신고 납부, 인지세 납부, 원천세신고납부, ICL 원천공제 신고, 부가세, 개별소비세, 소득세, 교통에너지환경신고 납부, 양도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등 800개가 된다. 정말 많은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김 조사관이 어려운 일이 많다고 얘기한 것 같다.
Q. 월급은 얼마를 받나?
김 : 생각보다 많이 받는다. 초과근무가 관건인데, 한 달에 최대 57시간까지 초과 근무를 할 수 있다. 7급은 시간당 만원 정도이고 출장수당 등 그 외에 지급되는 수당이 또 있다. 여기에 연가를 쓰지 않으면 그 일수에 비례해 수당이 나온다. 설과 추석 때 명절상여금도 나오고 3월에 성과급이 지급된다. 다 합치면 남자 3호봉 기준(세후)으로 30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Q. 세무공무원의 장점은?
양 : 좀전에 얘기했지만, 월급이 많다. 하지만 비단 월급 뿐 아니라, 자기개발을 하는데는 세무직 만큼 좋은 분야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장점이 되고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장점이라고 본다. 전 직원이 1년에 100시간씩 의무수강을 하도록 돼있는데, 세법이 아니어도 되고 헌법이어도 되고 엑셀, 파워포인트여도 된다. 우리만큼 교육시스템이 잘 짜여져있는 것이 없다. 강의는 공짜로 들을 수 있다.
Q. 소문대로 야근이 많은가?
양 : 세무서는 자신의 일을 남들이 해주지 않고 기한내에 끝내야 하는 업무다 보니 일이 많을 경우 야근은 물론, 주말에 근무를 해야할 수 있다. 이런 것은 각오를 해야한다. 근데 꼭 세무직이 아니더라도 공직사회에서 철밥통, 칼퇴란 말은 무색해진지 오래다.
Q. 경북에 사는데 대구지방국세청에 근무하고 싶다. 발령받기 어려운 편인가?
양 : 대구청 같은 경우는 다른청에 비해 티오가 좀 부족한 편이다. 운이 좋으면 갈 수는 있지만 동기들 중에서도 딱 2분이 갔다. 한 분은 연세가 많아서이고 다른 한 분은 운이 좋아서였다. 나중에 다른 청을 가더라도 결혼을 하고 부모님을 부양해야 한다는 고충을 얘기하면 대구지방국세청에 갈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것은 연수원 성적에 기반하기 때문에 연수원 성적을 잘 받으셔야 한다. 모든 세무서가 일이 많지만 우리 지역이 다른 곳에 비해서는 압도적으로 일이 많은 것 같다. 수원에 신도시가 많은데 광교와 오산 등의 지역까지 다 담당하다보니 다른 곳보다 일이 많다.
Q. 7급 공채와 9급의 차이는?
김 : 7급 공채는 말단부터가 아니라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해야하고 2년차 때부터는 아랫사람을 관리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야한다. 실적도 신경써야 한다. 다른 회사보다는 그래도 7급의 경우 승진이 원활하기 때문에 열심히만 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연수원의 일과는?
박 : 10주차에 접어들고 있는데 연수원 생활이 사실 별거 없다. 자고 공부하고. 6시 30분쯤에 기상해서 점오를 하고 아침식사를 한 뒤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계속 수업을 듣는다. 하루에 2과목 정도를 과목당 3~4시간씩 듣는데 세법 교육을 주로 받는다. 대부분의 수업이 세법 강의에 배당돼있다. 지금은 부가세와 소득세 파트를 마치고 재산세 수업을 듣고 있다. 교육을 타이트하게 진행하고 있고 시험을 많이 본다. 시험은 교수님들이 정해주는 범위에서 나오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연수원 내 사람들의 수준이 높아서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다. 평균 93점이 나올 정도로. 반 전체 인원수가 50명인데 41명이 90점 이상이 나왔다. 경쟁이 무척 치열한 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들 서먹한 분위기는 아니다. 16주 동안 같은 목표하에 생활해온 사람들이라 친밀감과 유대감이 끈끈하다. 회식도 자주 하는 편이다. 우리반 같은 경우는 그런데 회식을 잘 안한다. 연세가 좀 있는 교육생 몇몇이 회식을 하자고 건의를 하는데 이상하게 우리반의 반장님도 그렇고 다른 분들이 잘하지 않는다. 금요일에 교육이 끝나면 일요일 밤 9시 전까지 자유시간이라 놀러가거나 집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오래 교육을 받다보니 굳이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가까워지니 그런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좀 더 타이트한 대학교 느낌이라고 할까.
시험은 객관식과 주관식이 다 나오고 교수님들이 어떤 문제가 나올지도 다 짚어주시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Q. 근무하면서 가장 필요하다고 느꼈던 업무능력은? 외국어나 컴퓨터 능력도 필요한가?
양 : 외국어는 많이 쓰지 않는다. 외국인 민원들이 가끔씩은 있지만 한국인을 대동해서 오는 경우가 많고 혼자 와도 기본적인 회화 능력만 가능하면 무난하다. 컴퓨터 활용능력이 되면 아무래도 인정을 좀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엑셀을 잘하면 상당히 유리하다. 세법 같은 경우도 이론과 실무는 천지차이다. 모든 것이 세법에 맞게 일을 할 수가 없지만 그 세법을 모르면 일이 안된다. 막상 민원인에게 전화를 받으면 생각이 안나는 경우도 있어서 세법은 꼭 알아야 한다.
전자계산기를 잘 다루면 유용할 것 같다. 아무래도 계산기를 빠르게 다루는 분이 업무처리가 빠를 것 같다.
Q. 연수원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는?
조 : 연수원에서 술을 먹다가 걸린 사례가 있었다. 지난달에 7~8명이 술을 마시다가 적발되어 지도관 분들이 많이 화가 나셨다. 원래대로라면 퇴교 대상인데 지도관분들이 봐주셔서 잘 무마가 되었다. 적발된 사람들은 교육원 운영계에서 계속 불려가서 하루종일 거기에 있었던 걸로 안다. 그 이후로는 지도관 분들이 술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주의를 주셨고 심하게 단속하진 않으셨다. 연수원 내에는 규율이 있는데 술을 가져오면 바로 퇴교 처리되고 벌점을 받는 경우도 있다. 며칠 전에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데 연수원 내에 몸이 편찮은 분이 있었다. 처음엔 아무 문제가 없어보였는데 설을 전후로 조금 이상한 징후를 보였다. 결국에는 부모님과 경찰이 모두 와서 그 분을 퇴소시켰다. 초창기여서 잘 모르겠지만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그런 사례도 발생하는 것 같다. 그 분들 나름대로 고충이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만약 그런 사례를 보게 된다면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채 :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사회적 약자를 일반인과 똑같이 대우하느냐다. 우리나라는 그런면에서 보면 후진국이다. 누구나 장애를 가질 수 있다. 예전에 서울대학교가 시각장애인을 입학시키려하니까 학교 시설물을 5억을 주고 바꿔야하다보니 입시위원회에서 불합격을 시키려했다. 하지만 법대교수들의 반발로 학교에서 15억을 투자하게 됐고 그 학생은 입학할 수 있었다. 그 후 그 학생이 사법시험에 합격을 했는데 법원에서 또 반발이 일었다. 하지만 결국 임용이 되어서 서울지방법원 판사로서 정말 좋은 판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꼭 없애야 한다.
Q. 여성 동기들은 얼마나 있나?
양 : 7급의 경우는 동기들 기준으로 본다면 82명 중 27명 정도가 여자였다. 점점 여성의 비율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고 전체 인원 중 1/3 정도를 차지하는 것 같다. 여성 분들이 남자에 비해서 꼼꼼하게 일처리를 잘해서 많이 인정을 받는데 민원인을 상대할 때 여성직원을 좀 무시하는 성향이 있고 우길 때도 많다. 화장실 가서 우는 여직원들도 보았다. 하지만 평소에 여성직원들을 남자직원들이 많이 도와주려고 하는 편이다.
Q. 박근혜 정부의 세무공무원 채용증가 기조가 유지될까?
양 : 섣불리 얘기하기는 좀 어렵다. 지금 세무공무원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다. 조심스럽게 예측을 하면 지금보다 확 줄진 못할 것 같다. 게다가 최근 업무시스템이 다 바뀌어서 업무처리 속도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 너무 힘들어서 휴직이나 퇴직을 고려하시는 분들도 있다. 결원이 발생하면 또 인력을 보충해야하기 때문에 채용을 확 줄이진 못할 거라고 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면 안된다.
채 : 2016년에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고, 2017년이 대선이다. 총선과 대선이 있으면 공무원 수가 많이 늘어난다. 현직이라 조심스럽겠지만, 숫자는 현재 기조보다는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일선 세무서의 인력부족도 심화되고 있다. 불안해하지말고 최선을 다해 공부하면 좋겠다. 어디나 인력은 다 부족하다. 하지만 국세청은 기획재정부 산하이기 때문에 인력보충에 유리함이 있다.
☞ 다음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