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운명'이라는 부제는 베토벤이 직접 달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이후 연주 중 비교적 최근의 양 극단 스타일의 연주를 비교감상해보겠습니다.
https://youtu.be/lNtb-ly1I_k?si=qJ0BIXv3kIF4Y3IV
시대악기 연주입니다. 관악기들 확실히 다르게 생겼죠. 금관은 피스톤이 없어 낼 수 있는 음들에 한계가 있고 목관악기는 진짜 나무입니다.
현악기들도 현의 재질이 다르고 턱받침도 없고 활 잡는 위치도 다릅니다.
당연히 모든 악기들의 음색도 미묘하게 다릅니다.
우리 귀에 익숙한 운명교향곡 생각해보면 이 연주는 엄청난 스피드로 내달리죠.(아마도 이런저런 미디어에서 샘플링되어 들려주는 음원은... 카라얀의 것이 유력함)
https://youtu.be/yTL8j-JU_ow?si=mm22oLKmfpULhaCS
처음 이 연주 나왔을때,
사람들은 이미 시대악기 연주 스타일과 그 영향을 받은 절충주의적 연주들(대표적으로 어느덧 표준이 되어버린 넘사벽 아바도+베를린필의 역사적 연주)에 너무 익숙해져버렸는지, 이 연주를 템포가 너무 들쭉날쭉하고 흐느적거린다 해서 좋게 평가를 안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틸레만의 장점이 무엇인지 확실히 각인된 지금의 시점에서 다시 재평가를 받는 분위기입니다.
이렇게 같은 곡이라도 지휘자나 해석에 따라 많이 다릅니다.
한 예로 위의 연주에서는 17초 쯤, 아래 연주에서는 1분 14초 쯤, 분명 같은 부분을 연주함에도 영상 자세히 보면 활쓰기가 다릅니다(다운 보잉 한번에 / 다운&업 보잉).
시대악기의 간결하고 매끄러운 연주냐, 현대악기의 매력을 한껏 살린 풍부한 표현이냐에 따라 지휘자가 다르게 지시한 것이겠지요.
클래식 음악의 연주라는 것은 과거 작품들의 무한반복 재현이 아니라(그렇다면 아무런 예술적 가치가 없습니다), 이렇게 끊임없는 새로운 해석과 창조의 연속입니다. 사실 베토벤 작품의 악보들도 계속 연구 중이고 어느 판본이 발전된 판본이냐 결정판이냐 등등 많은 논란(?)들이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이야기는 차치하더라도,
이렇게 다른 양 극단의 스타일 중 어느 스타일이 마음에 드시는지요?
첫댓글 개인적으로 베토벤 교향곡은 카라얀의 연주가 저의 원픽인데다가 카라얀의 연주가 익숙하다보니..둘다 제 취향은 아니지만...
굳이 꼽으라면 틸레만을 꼽고 싶네요.
보기와 다르게(?) 지휘스퇄이 굉장히 섬세해서 진중하고 깊이있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같은 곡을 사골처럼 우리고 또 우려도 계속 새롭고 신선하게 들린다는게 놀랍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