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지난 번에 올린 글로 단모음 발음 연습 착실히 하셨죠?
.....
안하셨다구요?
그게 뭐냐구요?
지금 당장 현직 게시판에 가서 '이거 발음할 줄 아세요?'라는 글을 읽고 단모음이 잘 되는지 확인하고 오세요.
.....
네, 그럼 단모음을 완벽하게 구사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단모음 발음이 얼마나 중요하며, 단모음 발음을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입술모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시는 분들(만)을 대상으로 오늘 글을 적습니다.
요즘 아카데미 등 입사시험 전에 여기 저기 나름대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늘면서 그래도 기초를 공부하고 왔는지 아니면 생판 초짜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 바로 이 '복모음 (혹은 이중모음)' 발음입니다.
우선, 본인 스스로 이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확인키 위하여 예문 나갑니다.
예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별관에서 성균관 대학교 예술과학과 관광 동아리 집회가 열렸습니다."
에... 물론 이런 뉴스는 없습니다. 오로지 발음 훈련을 위해 만든 예문이니, 성균관 대학교 재학, 졸업생의 너그러운 이해를 바랍니다.
자, 해보시니 어떻습니까? 위에 예문에서 뭐가 복모음이고 뭐가 아닌지 모르시는 분을 위해 잠시 설명 나갑니다. 복모음은 두개의 단모음이 합쳐진 것을 복모음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광화문'의 광의 'ㅘ' 화의 역시 'ㅘ'가 복모음 되겠습니다. 단모음 두개가 합쳐진게 뭔 말이냐구요? 'ㅘ'는 ㅗ+ㅏ죠. ㅕ는 ㅣ+ㅓ, ㅖ는 ㅣ+ㅔ 되겠습니다.
만일 위의 예문을
"강아문 세종무나헤간 별가네서 성귱간 대아꾜..."
이렇게 읽었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위의 예문을 소리나는 대로 읽으면
"광화문 세종문화회(홰혹은 훼)관 별과네서 성균관 대하꾜 예술과하꽈 관광 동아리 지푀(퐤,풰)가 열려씀니다"
라고 해야 합니다.
이제 눈치를 채셨습니까?
복모음이 나왔을 때 그 복모음을 대표 단모음으로 발음하려고 하는 현상이 내 입에서는 자꾸 생겨납니다. 이유는? 복모음 발음보다 단모음 발음이 더 간단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복모음을 단모음으로 발음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그 때문에 '관광'이 느닷없이 '강강'이나 '간강'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경제 위기입니다.'가 '우리 경제 이깁니다.'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훈련받지 않은 사람이 복모음을 유려하게 발음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아나운서 실기시험에서 많은 사람들이 복모음의 부정확성 때문에 고배를 마시곤 합니다. 심사위원 입장에서는 '저 자가 최소한의 훈련과 연습을 하고 왔는지 아닌지를 파악할 수 있는 아주 쉬운 방법입니다. 그래서 복모음 발음을 정복하지 못하고 아나운서 실기시험을 보러가는 것은 그야말로 방송국 견학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복모음 발음법은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
아니, 아나운서 실기 시험을 보는 데 있어 기초중의 기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복모음은 '복모음을 제대로 발음해야 한다'는 마음가짐만 있어도 70퍼센트 정복됩니다.
나머지 30%는 뭐냐?
몇몇 자음과 결합된지 연달아 나오는 복모음이 장착된, 읽는 사람을 황당하게 하는 단어들입니다.
어떤 방송사 실기시험에서는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이런 단어가 포함된 원고를 읽게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30%고, 300%고 복모음 발음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으면 제아무리 어렵게 꼬아놓은 원고라도 대세에 큰 지장이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복모음 발음을 잘 할 수 있느냐?
단모음 발음을 잘해야 합니다.
또 단모음 이야기냐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게 단모음이 제일 중요하다니까요.
복모음은 단모음 두개가 합쳐진 거라고 했죠?
단모음과 복모음을 발음의 매커니즘으로 분석해 알려드리면, 단모음은 입술모양이 변화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가지 모양으로 끝납니다. 반면 복모음은 두개의 단모음 입술모양이 구사됩니다. 즉, 발음 과정에 입술의 모양이 변화합니다.
'ㅏ' 발음을 해보세요
'ㅘ'발음을 해보세요
'ㅏ' 발음은 소리가 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소리를 멈추는 순간까지 입술모양이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ㅘ' 발음은 'ㅗ' 모양으로 시작해서 'ㅏ' 모양으로 끝납니다. 즉, ㅗ로 시작해서 ㅏ로 끝나는 것이 ㅘ 발음이라는 것이죠.
그럼 문제 나갑니다.
ㅑ는?
ㅕ는?
ㅝ는?
ㅙ는?
자, 다 아시겠죠?
눈치 빠른 분들은 아셨을 겁니다.
'아, 그러니까 복모음 발음은 두개의 단모음 입술모양을 정확히 만들면서 첫번째 단모음에서 두번째 단모음 입술모양으로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겠구나!'
네 맞습니다.
입술이 내가 원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움직여 줘야 복모음 발음이 자유롭습니다.
더불어 복모음은 한 개 음절을 발음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으나 그것이 어절이 되고, 문장이 되면서 틀리기 쉽다는 점입니다. 복모음에 주의 하시면서 다음 문장을 읽어보세요.
'최권섭 문화관광부 장관은 오늘 성균관 대학교를 방문해 문화와 관광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교직원들과 환담했습니다. 이자리에서 최장관은 역대 장관중 태권도를 가장 잘한다며 과학관에서 권법 시범을 보였습니다.'
자, 또 말도 안되는 예문입니다. 복모음 발음 자신 없으신 분은 이 문장을 (혹은 혼자 새로 만드셔도 됩니다.) 외워서 걸어다니면서 연습해보세요 ^^
복모음은 쌀쌀 맞아 보였는데, 말 걸어 보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오는 여자 친구와 비슷합니다. 복모음을 어서 평생 함께할 여친으로 만들어 보세요 (복모음 하고만 결혼하면 안됩니다. 아직 거쳐가야 할 단계가 많으므로...ㅋㅋ)
첫댓글 역시 잘 읽었습니다^^ 성대 재학생으로서 인상 깊은 예문이네요 하핫.
저, 오늘부터 연습 들어갑니다^___^
이번에도 역시 감사합니다.저도 다시 연습!^^
입술에 힘이 들어갑니다.ㅋㅋ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면 나아지겠지요 *.* 많이 자극받고 갑니다
정한향기님 강의 잘들었습니다. (__)
성균관 대학교 못지않게 '세종문화회관'도 어렵다는..^^;;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내용도 알차지만 설명과 예시가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