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vs개신교 3대 종교전쟁, 누구를 위한 것인가?

[samuelsong]

천주교vs개신교 3대 종교전쟁, 누구를 위한 것인가?

본문 기타 기능

2023년 9월 어느 교단에서 ‘하마성경’ 유튜버의 내용이 이단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유는 성경 해석을 하나님 관점에서 벗어나게 하며 시편 해석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해당 유튜버는 ‘나는 문제될 만한 것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마성경 유튜버는 교회의 젊은 집사인데 성경은 물론 성경에 관련된 역사 지식 등이 해박하여 나는 영상을 자주 보면서 은혜를 받고 있다.

그런데 교단에서는 왜 이 분에게 이단이라는 족쇄를 채울까?

혹시 평신도가 목회자의 설교 영역을 침범하니 미세한 오류를 크게 보아 이토록 과한 결정을 한 것은 아닌지 우려해 본다.

이런 생각은 1520년 6월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가 교황으로부터 이단 판결을 받는 장면을 연상케 하고, 신•구교 간 전쟁의 아픈 역사들을 떠오르게 한다.

* 참고: 종파宗派전쟁이란 같은 종교 내에서 종파간에 일어난 무력 충돌이니 종파전쟁은 종교전쟁의 한 부분이다.

기독교 내 종파 전쟁은 기존 가톨릭(Catholic)체제를 지키려는 세력과, 여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교파를 추구(Protestant Reformantion)하는 세력 간의 무력 충돌을 말하며 역사적으로 3번의 큰 전쟁이 있었다.

기독교 종파 전쟁의 배경

1. 위클리프, 개혁의 햇불을 켜다

종교개혁의 선구자로 마틴 루터 보다 200년 앞서서 영국의 위클리프 (John Wycliffe 1320~1384)를 꼽는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하고 1374년 교황이 납세 문제로 영국왕 에드워드 3세를 불러들였을 때 사절단으로 참여한 바 있으며, 영국 교구장도 역임한 고위성직자이다.

성서에 근거하지 않는 가톨릭의 관행을 비판하면서 성직자들의 전유물 처럼 취급된 라틴어 성경을 영어로 번역해서 신도들도 직접 성서를 볼 수 있게 했다.

그가 죽고 30년 후, 가톨릭 공의회에서 그를 이단으로 단죄하고 그의 시신을 화형에 처했다.

기독교 종파 전쟁의 배경

2. 얀 후스, 개혁의 햇불을 잇다

얀 후스(Jan Hus 1372?~1415)는 보헤미아 왕국(현 체코) 프라하에 있는 베들레헴 성당의 주임 사제이었는데, 위클리프에게 영향을 받아 성서 만이 신앙의 유일한 근거라고 외치면서 로마 가톨릭의 부패를 강하게 비판했고 성경을 체코어로 번역해 보급했다. 특히 교회의 재산권을 박탈해서 청빈한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여 소귀족들과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다가 결국 1415년 가톨릭 콘스탄츠 공의회에서 체포되어 화형으로 죽는다.

“서로 사랑하라. 사람들 앞에서 진실 즉, 정의를 결코 부정하지 말라!”

후스가 감옥에 있으면서 쓴 글이다. 그에게 '사랑은 곧 정의를 실천하는 것'과 같은 말이다. 불의한 권력에는 저항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이 당시 후스는 신성로마제국 예하의 독일 왕으로 부터 안전을 약속받고 공의회에 참석했던 것인데 체포되어 강제로 화형을 당하자, 체코인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반면에 가톨릭교회를 추종하던 실권자들은 반발하는 후스 지지자들을 감옥에 가두고 탄압했다.

그해 가을 보헤미아 왕국의 여러 귀족들이 가톨릭 공의회 결정을 거부하고, 후스의 가르침에 따라 체코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끝까지 수호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프라하 대학교 교수들과 체코 대중들의 환영을 받았으며 로마 가톨릭에 대한 도전과 봉기의 신호였다.

마침내 강경 지지파들은 구금된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다가 관철되지 않자, 프라하 시의회 의원들을 시청 창문 밖으로 내던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교황은 군대를 동원했고 전쟁이 벌어졌다. '후스 전쟁'이다.

체코의 영웅 후스 동상 (체코 프라하)

첫번째 종파 전쟁

체코에서 벌어진 후스 전쟁 (1419~1434, 15년간)

후스가 교황청의 정책을 비판한 죄로 처형된 후 분개한 보헤미아 백성들은 프라하 시(市)에서 황군(皇軍)과 싸우면서 각지로 조직을 확대해 나갔다.

이에 교황 마르티노 5세는 <위클리프파, 후스파, 그 밖의 이단자에 대하여>란 칙서를 발표하고 십자군을 발동하였다. 하지만 교황 군대는 초기 전투에서 대패한다. 그후 밀고 밀리는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되다가 역부족으로 1433년 리판(Lipan)전투에서 후스파는 대부분 참수당하고 궤멸된다. 그럼에도 소수의 '보헤미아 공동체'는 저항을 계속하다가 '체코 개신교'로 독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14세기 위클리프 시대, 15세기 후스 시대까지만 해도 교황의 힘이 종교개혁의 요구를 제압할 수 있었다

기독교 종파 전쟁의 배경

3. 마틴 루터, 종교를 개혁하다

후스 전쟁 이후 백년이 지난 1517년 드디어 독일에서 마틴 루터(Martin Luther 1483 ~1546)가 등장한다.

‘자신의 죄를 진정으로 참회하는 그리스도 교도라면 누구나 면죄부를 사지 않고서도 오로지 신의 은총만으로 완전한 죄 사함을 받을 수 있다’ 라고 외치며 95개 조문을 발표하여 종교 개혁의 방아쇠를 당겼다. 이 외침은 당시 정치 상황과 맞물리면서 급속히 유럽으로 펴져나갔다.

이 당시 루터의 영향을 받아 프랑스에서는 장 칼뱅(Jean Calvin 1509~1564), 스위스에서는 추빙글리(Ulrich Zwingli 1484~1531)가 종교개혁에 앞장섰다.

종교개혁 당시 유럽의 정치 상황은 어떠했나?​

이슬람의 오스만 제국은 영토 확장 욕심을 드러내고 크로아티아를 침공하는 등 유럽에 전쟁 위험이 거세었던 시대이고,

유럽 각국은 국왕과 각 지역 영주들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점차 중앙집권적 왕권으로 기울던 시절이다. 이 시절 국왕은 왕권 유지를 위해 가톨릭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했고 반면에 영주들은 신규 세력인 개신교의 지지를 기반으로 국왕을 견제했다.

가톨릭 측에서는 국왕의 힘을 빌려 신교의 확산을 막으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갈등은 더욱 깊어갔다.

그래서 구교 vs 신교의 갈등을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1555년 '아우크스부르크 평화협정'이 채택되었다. 이때 나온 갈등 봉합의 개념은 이렇다.

“지역의 군주가 자기 지역의 종교를 결정한다”

이는 미봉책에 불과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역별, 군주 간의 갈등이 격화되었는데 종교개혁의 본거지인 독일 보다 장 칼뱅의 영향을 받은 프랑스에서 전쟁이 먼저 일어난다.

두번째 종파 전쟁

프랑스에서 벌어진 위그노 전쟁(1562~1598, 36년간)

프랑스에서 장 칼뱅의 가르침을 추종하는 개혁주의자가 늘어나 200만명으로 확산되었고 '위그노' 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위그노(Huguenots)란, 프랑스어로 '함께 하는 자'라는 뜻으로 칼빙파 신교도들을 경멸하는 단어로 사용되었다.

서로 간의 불신은 깊어지고 드디어 사건이 터진다.

왕권과 결탁한 가톨릭 성향의 기즈(Les Guise) 공작은 1562년 파리의 바시 거리 한 창고에서 예배를 올리던 위그노들을 기습 공격하여 수많은 사상자를 낸 소위 ‘바시의 학살’(Massacre of Vassy) 사건을 일으켰다.

이로써 36년 간의 위그노 전쟁이 시작되었고 프랑스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십년이 흘러 1572년 8월 성 바르톨로메오 (St. Bartholomew)의 축제일에 기즈공작과 섭정 중인 왕의 모친 카트린이 결탁하여 축제에 참석한 위그노들을 대량 학살한다. 이제 신교와 구교의 싸움은 누구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격렬해져만 갔다.

전쟁이 시작된지 삼십년이 흘러 1592년 앙리 3세가 죽고 후임으로 위그노의 지도자 위치에 있던 한 귀족이 앙리 4세로 추대되면서 비로소 전환점을 맞이하게된다. 그는 신교와 구교의 갈등을 해결하고자 스스로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1598년 낭트 칙령을 발표하여 36년간 끌어오던 위그노 전쟁을 종결시킨다.

낭트칙령(Édit de Nantes 1598년)의 주요 내용

① 기정사실로 인정한 곳에서의 위그노의 예배의식 집행은 용인되나 파리 시내에서는 금한다.

② 위그노에 대하여도 재산상속·대학입학·관리취임의 권리를 인정한다. 등.

낭트 칙령 이후

낭트 칭령은 종교의 자유를 제한적이나마 허용한 첫 사례로서 이에 대해 가톨릭 측의 불만이 컸다. 그래서 프랑스의 절대군주로 등장한 루이 14세는 1685년 낭트칙령을 폐지하고 위그노의 종교적·시민적 자유를 전면적으로 박탈하게 된다.

이 조치에 반발하여 프랑스 남·서부에 많이 살고 있던 신교도들이 크게 동요하여 그 중에서 약 40만 명이 영국·네덜란드·프로이센(독일) 등으로 망명한다.

당시 신교도는 대부분 근면한 영세상인·기사·공예인·군인 등이었음으로 이로 인한 프랑스의 경제적 손실은 매우 켰다.

일예로 제조업 기반이 무너저 프랑스 군인들의 군복 마저 영국에서 수입해야 했고 특히 나폴레온 시절, 황제 의상도 영국에서 수입해야 했다. 이 정도로 프랑스의 산업 기반이 무너져 그후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고 세계 패권을 영국이 잡게 되는 요인이 된다.

신교 vs 구교 간의 마지막 전쟁은 독일에서 일어났다.

세번째 종파 전쟁

독일에서 벌어진 30년 전쟁(1618~1648)

30년 전쟁(Thirty Years' War)은 종교를 명분으로 유럽 각국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전쟁에 뛰어들면서 국제전 성격으로 30년간 4차례나 벌어진다. ​

1차 전쟁(1618∼1620)

1617년 페르디난트가 보헤미아의 왕위에 올라 가톨릭을 믿으라고 강요하자 보헤미아와 오스트리아 지역에서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결국 진압되고 신교도는 더욱 심한 탄압을 받게 된다.

2차전쟁(1625∼1629)

독일 영토에 대해 야심을 가지고 있었던 덴마크 왕은 영국 및 네덜란드로부터 군자금을 지원받아 신교도 군의 총수가 되어 독일을 침공했으나 패배한다.

3차전쟁(1630∼1635)

덴마크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신성 로마 제국은 발트 해를 향해 진출하기 시작했다. 위협을 느낀 스웨덴 왕 구스타프 2세(북방의 사자왕이라 불림)는 신교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독일에 침공했지만 역시 패배한다.

4차전쟁(1635∼1648)

이번에는 프랑스가 전면에 나서서 독일에 출병하고 스웨덴과 연합전선을 형성하여 에스파냐에도 선전포고를 한다. 전쟁은 13년간 지속되다가 프랑스가 독일과 에스파냐 군대에 승리하면서 협상은 급진전된다.

드디어 1648년 10월 베스트팔렌조약이 성립되어 30년간의 종교전쟁은 종지부를 찍게 된다.

베스트팔렌 조약 [Peace of Westfalen 1648년]
유럽 최초의 국제조약이며 이 조약으로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된다.
0 제후들에게 영토적 주권과 통치권을 인정하고 가톨릭, 루터파, 칼뱅파에게 동등한 지위를 부여한다.
0 이 당시까지 정신적으로는 교황이 주도하고 세속적으로는 황제가 주도하는 소위 가톨릭 제국으로서의 신성로마제국은 이 조약에 의해 실질적으로 붕괴된다.

30년 전쟁은, 신교 및 구교를 보호하다는 명분으로 유럽 각국이 전쟁에 휘말린 세계대전 성격이었는데 이 전쟁의 중심에 있던 독일은 200년을 후퇴한다.

* 참고: 신성로마제국은 국가연합형태로 존재했으며 1807년 나폴레옹 전쟁 중에 해체되었는데, 요즘의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체코 덴막 네델란드 등 15개국이 관련된다.

기독교 종파 간의 전쟁에 대한 평가(결론)

'무슬림을 가장 많이 죽인 자는 무슬림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 15~17세기 기독인들도 무슬림의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위그노 전쟁에서 300만명이, 30년 전쟁에서 700만명이 죽었다.

1) 하나님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셨을까!

예수님은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치셨는데 하나님의 백성들끼리 왜 싸웠울까?

믿음이 부족해서 인가, 아니면 자신의 믿음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서 인가?​

부끄러운 과거이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믿음 보다 세상적 의욕이 앞선 결과이리라.

구교/신교 양측이 서로 성경에 근거한 '정당한 전쟁'(JUST WAR)이라고 주장하니, 특히 마지막 종파 전쟁이 끝났고 400년이 흘러 이미 서로의 경계선이 정립되었으니 이제는 누가 더 정당한지에 대한 정답이 필요하지 않다.

고난은 축복의 전조인가?

이런 고난 끝에 인류는 '종교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이제는 서로 존중하며 하나님 나라 확장에 함께 하자♡

2) 종교전쟁의 최대 수혜자는?

그 당시 정치권력을 잡은 자들이다. 이들은 순수한 종교적 갈등에 개입해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데 이용했다!

다행인 것은 30년 전쟁 이후로 더 이상은 정치 권력이 종교를 빌미로 군대를 소집하고 약탈하는 일은 없어졌다.

정치와 종교의 분리가 세계적으로 정착되고 있다. 독재국가를 제외하고.​

앞으로 종교를 내세우며 선동하는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유념하자.

3) 종교전쟁은 앞으로 어떻게 되나?

기독교 <신교 vs 구교> 간의 전쟁은 영원히 없다.

우리 앞에 남아있는 종교전쟁은, 공산독재정권(중 러 북)과 강경 이슬람이 연합한 세력과의 전쟁, 그리고 최종전은 적그리스도와의 아마겟돈 전쟁이다.

2개의 남은 전쟁을 위해 모든 기독인들, 그리고 자유민주 국민들은 보장된 승리에 동참할 것을 권면드린다.

고태영 씀 (원로장로, 전 국방부 국장)

참고 문서​

감리교신학대학교 이은재, '종교와 전쟁, 30년 전쟁에 대한 소고' (아펜젤러 신학저널 2023년 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