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은누리와 은결이의 집은 어디인가'를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을 못 본지 한달여가 지났네요.
대망의 '2016년 상반기 어린이 로드 클래식' 이라는 바뀐 이름으로
즐거운 어로클을 준비중에 있답니다.
그 첫 날을 특별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과 함께 시작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건만
오! 신이시여! 하늘도 무심하시지.....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하루종일 상당량의 비가 전국적으로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그래서 저희는 **전통놀이와 함께하는 낭송**으로 실내수업을 준비하였죠.
고무줄놀이, 사방치기, 비석치기, 공기배틀 등을 낭송과 접목시켜 각종 미션을 수행토록 하는~
간만에 한자보물찾기를 하여 '어미새 아기새'놀이도 꾸몄구요.
토요일 아침.
베란다문을 열어보니 웬열~
맑게 개인 하늘에 비록 땅은 젖어있지만 군데군데 마른 부분도 보여
간밤에 그리 많은 비가 내리진 않았음을 짐작하며
"헤~ 동물원 갈수 있겠다~"는 웃음과 동시에....
허걱! 동물원용 한자카드와 한자쓰기프린트물을 준비하지 않았음을...
다행히 미리 계획했던 일정이어서 수업내용은 뽑아놓은 상태이고 코팅과 프린트물만 준비하면 되니깐....
후다다닥~ 
잔뜩 들뜬 모습으로 아이들이 하나둘씩 들어오네욥!
자! 새해 첫 어로클 추울~바알~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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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낯이 설은 이 아이는 누구인가요?
멀리 복대동에서 온 직지초 2학년 김. 재. 준 군이랍니다!
열렬히 환영합니다~ㅉ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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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친구들과 선생님이어선지
멋쩍은 듯 이런저런 질문도 하고 묻는 말에 대답도 시크하게 하고^^
우리 봄 여름, 아니 가을 겨울까지 즐거운 낭송해보아욥!! 아자!!
때마침 저 날이 3월 5일, 절기상 '경칩'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어요.
그래선지 버스정류장까지 걸었을 뿐인데 벌써부터 덥다고 점퍼를 훌훌 벗어던졌죠^^
겨우내 땅속에서 동면을 취하던 개구리들이 "깨골~깨골~"하며
깨어날듯이 햇볕도 좋구 밤에 내린 비때문에 습하기도 하고
후끈후끈한 아침이 겨울이 저만히 멀어져감을 느낍니다.
앗!
울어서 토끼마냥 빨간 눈만 빼꼼히 내밀고 있는 이 아가씨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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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준이보다 더 머얼~리 오송에서 달려온 초등학교 신입생 1학년 유진이랍니다!
유. 진. 이
민유진.
이 아이를 주목하시라!
행여 엄마가 가버릴까봐 엄마손을 꼬옥 붙들고 한참을 울던 유진이.
출발할 때까지만...버스 정류장까지만....버스에서 내리는데까지만.....
결국 동물원 앞까지 함께 동행을 ^^
하지만 동물원 입장표는 끊지 않았다고^^
제일 큰언니 인기짱인 6학년 혜진이 언니와 동갑내기 예슬이 친구가 양사이드로 전담을 해준 덕에 유진이가..
이렇게
우리 유진이가 달라졌어요 
"♬우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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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친해진 언니, 친구들과 함께 새장 속에 우아한 플라맹고도 흉내내보고
기술점수 10000점, 예술점수 10000점, 구성도 10000점
미모도 마음씨도 10000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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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이가 드디어 동물한자를 사냥해오는 놀이에서 본모습을 드러내더군요!!!
다다다다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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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언니 오빠들을 재치며 한자카드를 향해
마치 한마리의 독수리가 먹이를 향해 내리꽂듯이
한자카드를 죄다 거머쥐고서는~
다다다다닷~~
눈 깜짝할 사이에 저 위를 단숨에 달려올라가더니
언니오빠들이 한자카드를 얻기 힘들게 꼭대기에 꽂는 것이 아니겠슴까? 
좀 전에 아니 그렇게 울어대던 그 아이는 어디로?^^
덕분에 상대팀은 동물한자카드를 획득하는데 심히 곤란했다고 합니더~
자! 이제 슬슬 동물친구들을 만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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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동물원 입구에서 우리들을 처음으로 반겨주는 호랑이선생.
아니 수연이는 호랑이 이빨 몽땅 뽑아버릴 기세네^^
달려가는 아이들 틈에 끼여 재준이도 주춤하더니만 호랑이 등위로 펄쩍 뛰어 올라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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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오늘의 낭송 동영상을 찍어보죠!
이번 상반기 어로클에선 고학년과 저학년을 나누어서
각각 다른 문장의 낭송도 하고
모두 함께 하는 떼창낭송도
그리고 단독샷! 솔로 낭송씬도 모두 참여토록하는
다채롭게 꾸며보도록 하겠슴돠!
호랑이 선생 앞에서 낭송해본 문장으로 입장미션을 치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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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동물들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에 그렇게 외워지지 않던 문장을 단번에
해치웁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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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음 낭송을 해보는 재준이도 제법 동생들과 함께 입을 열어봅니다.
낯선 한자원문과 공자님 말씀에 많이 당황스러웠을텐데
씩씩하게 낭송하는 모습!
앞으로 우리 봄 여름 아니 가을 겨울 하반기까지
쭈욱~ 즐거운 낭송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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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할수 있어요! 기다려보세요!"
"공자왈....생..이..지..지..자....상야.
학이지지자 ..차야..
곤이...학.지우기..차야.... 곤이..불학.. 민사..위하의..."
오늘은 은누리가 낭송을 쫌 합니다!
천천히 또박또박 잘도 합니다!
요즘 점점 이뻐지는데 비결이 뭡니까? ^^
은누리~~토옹~과!! 아자!
이제 동물친구들과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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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이라는 사막여우들이 너무 많이 나와 잘 놀고 있네요?
어린왕자에 나오는 그 귀가 큰 사막여우에요.
날씨가 갑자기 푹해져서 일까요?
동물들이 많이 나와서 놀고 있어서 너무나 신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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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거북...턱의 힘이 워낙 쎄서 한 번 문것은 절대 놓지 않는다는...
이름부터 무섭습니다. 으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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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고 흉내내기 했던 그 플라맹고를 가까이서 보았어요~
우와~아이들의 탄성이 절로 나왔죠~
지희샘이 반한 그 플라맹고~ 정말 깃털 빛깔이 예술이었어요.
아름다움 그 자체~
홍학의 우아한 목선, 우아한 걸음걸이...
그 모습에 매료가 되었는지 부러워하는 건지
저 바위위에 펠리컨 두마리가
조용히 내려다 보고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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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영구업따! 동글동글 아이들 얼굴이 너무 천진난만합니다.
사진찍어달래서
찰칵! 찰칵!
찍는 김에 낭송동영상도 하나 찍자궁~
아이들 이구동성으로 "아악 그럼, 사진 안찍을래요"
이미 찍었는걸!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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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꺼꾸리.
어른들은 건강용으로. 아이들은 놀이기구로.
너도 나도 순번을 정해서 공평하게 타봤어요.
어린 동생들은 형, 언니, 오빠들이 잡아주고 안전하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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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감기. 유진이의 이 예쁜 얼굴을 여지껏 마스크로 가리고 있었다니..
신나게 뛰어다니며 동물구경도 하고
이제 엄마 안찾네? ^^
낭송 동영상도 함께 찍고 이제 배고프다 그치?
밥 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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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보온밥통이 점점 커지는 것을 눈치채셨을 거에요.
시간이 흘러 한해 두해 ....계절이 바뀌고 아이들의 몸도 마음도 쑥쑥 크니
먹는 양도 당연히 늘어나겠죠?
위로 크는것 말고 옆으로 더욱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몸 말고 마음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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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배부르게 먹고 났으니 몸을 좀 풀어 볼까요?
오늘 본 동물들 중에서 꼭 갖고 싶은 키우고 싶은 동물을 사냥하는 겁니다~
준비~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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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 호랑이? 정민아, 설마 키우고 싶다는....? 아님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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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원숭이의 해. 좀 전에 본 원숭이가 너무 귀엽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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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마음에 되돌아오면서 함껏 치켜 들었는데 거꾸로다 ㅋ
설마 곰을 키우겠다고?
만화영화에 나오는' 푸우'나' 쿵푸팬더'의 그 귀여운 팬더를 상상하는 건 아니겠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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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동물 사냥하기 너~무 힘들어요~헥헥
이건 모두 오늘 처음 온 막내 유진이 탓이양~^^
동물들이 모두 도망쳐 도저히 잡아들일수 없게 만들었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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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개구쟁이 성범! 낭송미션으로 얻은 초콜렛을 원숭이에게 보여줬더니
아주 난리도 아니네~원숭이들이 떼거지로 몰려왔어요.
But....잡히지가 않아~~~>.<
원숭이들 애간장이 녹아내리네요.
원숭이들의 손짓, 발짓, 애절한 눈빛,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ㅠㅜ
성범이 환희 미워요. 그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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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이렇게 오늘 첫 어로클을 마치며 무사히 귀가했습니다.
어김없이 손에손에 군것질 거리를 들고서
즐거운 한자 몇글자를 배워봅니다.
"동물(動物)과 식물(植物)"
다음엔 식물원으로 어로클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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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상반기 어로클 저학년부, 논어-학이1-1.>
<2016년 상반기 어로클 저학년부, 논어-학이1-1.>
<2016년 상반기 어로클 고학년부, 논어-학이1-1.>
첫댓글 현장감이 팍팍 느껴지는 사진과 글들~^^
효진샘 고마워요~~^^
ㅋㅋㅋ....작년보다 컸네, 컸어요~~^.........^
김재준 어머님:
낯선 환경이고 다들 처음 만났는데도 편안하게 잘 해주시고 누나 형들도 친절하게 해줘서 참 좋았나봐요. 오면서 지금껏 처음 접해보는 '논어'에 대해도 물어보고 차만 타면 멀미 때문에 맘졸이는데 오는 동안 걱정없이 오면서 미소 가득한 아이 보며 참 좋았네요^^다음수업때 뵐께요.
재준이가 막내라는 말을 듣고 깜놀~!
잠깐씩 장난기가 스치기는 했지만, 막내티는 커녕 아주 의젓한 모습이었습니다~
반갑다, 재준아!!
로드클래식, 말그대로 길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와 고전낭송입니다. 봄님이 오셔서 길위에서 더욱 풍성하게 펼쳐질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