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때에는 6ㆍ25사변 직후였습니다
어쩌다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가면 어머니는 떡을 사 주셨습니다
그 때는 먹을 것이 부족한 때여서 길가나 시장바닥에 먹을거리를 놓고 팔았습니다'
떡 장수는 떡을 만들어 함지박에 담아놓고 파는데 떡을 사는 사람에게 떡을 넓적하고 큰 떡갈 나무 잎에 싸서 주면 그 떡이 얼마나 맛 있던지!
떡을 다 먹고도 그 떡갈 나무잎을 버리지 못 하고 소중히 들고 집으로 돌아 온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비닐봉지도 일회용 접시도 없을 때여서
산에서 자란 깨끗한 떡갈나무잎을 떡을 얹어 주는데 사용 하였습니다
이 떡갈 나무는 잎이 두껍고 넓적하면서 길어서 생긴 이름이라고 합니다
떡갈 나무, 상수리 나무, 참 나무는 모두 도토리 나무 라고 하는데 열매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머 모두 참나무목 참나무과의 식물인데
이 떡갈 나무는 5월에 꽃이 피며 견과인 열매는 10월에 익으며 둥근 타원형으로 길이 1~2.7cm의 크기입니다
가을이면 이 도토리를 주워서 도토리묵을 만들어 먹는데 오래전부터 한국의 고유 식품이기도 하지요.
친구의 권유로 지난 8월부터 집근처 산 둘레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떡갈 나무 아래를 걷다보면 어린 열매가 달린 30~40cm정도의 떡갈 나무 가지가 들레길에 수북히 떨어져 있곤했습니다
처음엔 무심코 지나쳤는데 군데군데 떨갈 나무가 있는 곳엔 어김없이 떡갈나무 가지가 꺾어져 소복히 떨어져 있는 것입니다
"어? 이상 하다? 청솔모가 가지를 꺾었나?"
혼자 중얼거리는 내 말을 들은 친구가
"왜 떡갈나무 가지가 꺾어져 떨어져 있는지 아나"
이 친구는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 함께 있으면 지루하지 않은 친구입니다
오늘도 한 가지 지식을 또 얻게 되나 봅니다
"나야 모르지. 처음엔 무심코 지나쳤는데 자꾸 눈에 띄니 이상하네?"
"그 건 말이야 떡갈 나무는 좋은 종자 번식을 위해서 스스로 제 가지를 잘라 내는 거야. 너무 많은 열매를 키우려면 많은 영양분이 필요한데 영양분이 넘 많이 소모되면 죽을 수도 있고 설령 살아 남는다해도 열매가 작아서 스스르 도태되는 것을 막기위해 적당한 양만 남기고 스스로 열매가 달린
가지를 잘라내는거야."
"와~거 참, 신비스럽네. 생존번식을 위해서 자기 가지를 스스로 잘라낸다고?"
"응, 과수원에서 좋은 과일을 얻기 위해 가지를 치고 또 꽃을 따 내잖아? 그런데 떡갈나무는 누가 해 주지 않으니까 스스로 필요한 열매만 남기고 모두 잘라 떨어 뜨려 버리는 거지. 다시 말하면 스스로 가지치기를 하는 셈이지"
"자기 스스로? 참 신기하네?"
자기가 살기 위해서 또 튼실한 열매를 맺어 생존 번식을 위해 자기 스스로 가지를 잘라낸다는 자연의 신비를 또 한 가지 알게 되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