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IS-IV에는 FSIQ와 함께 4개의 지수점수(VCI, PRI, WMI, PSI)가 제공됩니다. 많은 분들이 다섯 개 점수 간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해주셔서 이해를 도와드리게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질문의 요지는, 예를 들어 정리해보면 ‘VCI가 70, PRI가 70, WMI가 70, PSI가 70일 때 FSIQ가 70이 되지 않고 왜 61이 되는가? 규준이 잘 못 된 것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 아래의 내용은 K-WAIS-IV 저자 중의 한 사람인 황순택 교수와 통계방법론 전공 엄진섭 박사가 함께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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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I가 70, PRI가 70, WMI가 70, PSI가 70이라면, FSIQ도 70이 될 것이라고 직관적으로 기대하기 쉽지만, 실제 FSIQ는 61이 된다. 예외 없이 IQ 분포의 아래쪽에서는 실제가 직관적 기대보다 더 낮게 산출되며, IQ 분포의 위쪽에서는 실제가 직관적 기대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직관적 기대와 실제 간의 차이는 IQ 분포의 평균(100)에서 먼 곳일수록, 즉, 극단값일수록 더 크게 나타난다. FSIQ가 지수점수들의 평균과 다르게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지능지수의 의미와 특징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지수점수와 FSIQ를 포함하는 지능지수는 절대적인 지적 능력의 양을 수치화한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지적 능력의 양을 수치화한 것이다. 지수점수와 FSIQ는 사람들의 지적능력을 평균 100과 표준편차 15를 가지는 척도 상에서의 상대적인 위치로 표현한 것이다. VCI가 70이라는 것은 전체 인구의 하위 2.28%에 해당하는 지적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며, VCI가 100이라는 것은 지적능력이 전체인구의 중간에 해당한다는 의미이다.
평균점수(또는 합산점수)의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림 1을 살펴보자. 그림 1에서는 설명의 편리성 때문에 VCI와 PRI만을 사용하였다. 어떤 피검사자의 VCI와 PRI가 모두 70이라고 하자. 전체 사람들 중에서 VCI가 70이하인 사람들의 비율(그림에서 선①의 왼쪽 면적)은 2.28%이며, PRI가 70이하인 사람들의 비율(그림에서 선②의 아래쪽 면적)도 2.28%이다. 그런데, VCI와 PRI의 평균값이 70이하인 사람들의 비율(그림에서 선③의 아래쪽 면적)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28%보다 작아지게 된다. 이 비율은 VCI와 PRI의 상관관계에 따라서 정해진다. VCI와 PRI가 완벽한 관계를 가진다면, 즉 상관관계가 1이라면, 평균값이 70이하인 사람들의 비율은 2.28%가 된다. 상관관계가 1보다 작아짐에 따라서 이 비율도 점점 작아지며, 상관관계가 0일 때에는 0.23%가 된다. K-WAIS-IV 표준화 자료에서 VCI와 PRI의 상관계수는 약 .5이며, 이 때 VCI와 PRI의 평균값이 70이하인 사람들의 비율(그림에서 선③의 아래쪽 면적)은 1.04%가 된다.
다시 말하면, VCI가 70 이하인 사람들이 2.28%이고, PRI가 70 이하인 사람들도 2.28%인데, 두 지수의 평균이 70 이하인 사람들은 1.04% 밖에 안 되는 것이다. 전체 인구에서 하위 1.04%에 해당하는 지적능력을 평균 100과 표준편차 15를 가지는 척도로 표현하면, 약 65점이 된다. 네 개의 지수점수가 모두 70일 때, FSIQ는 더욱 낮아져서 61점이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VCI가 70, PRI가 70, WMI가 70, PSI가 70인 경우 FSIQ는 70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낮은 값인 61이 된다.
그림 1. 개별점수와 평균점수가 각각 70일 때의 상대적 위치
지수점수와 FSIQ에 대한 이러한 관계는, “한 가지 방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다방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는 경험법칙과도 같은 맥락에 있다.
이런 현상은 K-WAIS-IV에서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 미국원판인 WAIS-IV, 이전판인 K-WAIS에서도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