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화창한 봄날.
쇠날마다 하늘이 맑음을 주시니 동무들과 걷기가 참 편합니다.
유화와 하진과 유룡부터 걷기 시작합니다.
두 동무는 바닷가길을 참 좋아합니다.
물이 가득찬 바다도, 물이 빠져서 갯벌이 된 바다도요.
유화는 저만치 앞서서 씩씩하게 걷습니다.
작년의 그 유화가 아닙니다. 얼마나 힘차게 잘 걷는지요.
하진이는 바다를 줄곧 보며 걷습니다.
순천만의 자랑 칠게들이 이곳 저곳 뻘속에서 호흡하고 움직이는 게 보이면 환호성을 지릅니다.
"푸른솔! 봐봐. 꽃게들이 저렇게 많아! 움직이는 보이지?"
"응, 그래. 그런데 하진아 쟤들은 칠게야. 꽃게는 서해안에 많고, 훨씬 크단다."
"아, 그렇구나."
조잘조잘대며 가다가 유화를 따라잡겠다며 힘껏 앞서 뛰어갑니다.
와온공원에서 태율과 거북을 만났지요.
화장실에 갖다 나오니 아무도 안보여서 혹시나하며 데크계단 아래 바닷가로 가니 역시나 그곳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습니다. 하진이는 하얀 타이즈에 분홍짧은치마를 입었는데 타이즈에 뻘흙이 묻었네요.
바닷가에서 놀고도 싶고, 예쁘게 멋도 부리고 싶고 ㅎㅎㅎ.
오늘은 별(담양 지우어머니. 하진이가 지어준 별명)님이 한의원에서 치료받는 중이라며 못온다고 연락을 주셨군요.
은하수도 많이 바빠서 못온다고요.
동무들과 올라가는 길은 신기한 것 투성이이고 그만큼 동무들의 시선과 발목을 붙잡지요.
유화는 여덟살 천하장사가 되겠다며 자기배낭 위에 하진이 가방까지 메고 씩씩하게 올라갑니다.
그것을 본 하진이는 천하장사가 소코봉을 오르는 모습을 취재하는 리포터놀이를 신나게 하구요.
중간에 천하장사 유화와 인터뷰도 합니다. 얼마나 재미있게 놀면서 올라가는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태율이도 별 짜증없이 순순히 잘 올라갔습니다.
전망대에 오르니 10시 반이네요. 11시가 되어서 서둘러서 내려왔어요.
아이들은 펄쩍펄쩍 뛰면서 내려가는데 저와 거북은 몸사리느라 걸어서 내려가다보니 뒤쳐지게 되었어요.
아랫자락 갈림길에서 유화가 보이기에 그곳으로 걸어내려왔는데 어디선가 하진이 소리가 들리더군요.
하진이는 다른 길로 갔던거지요. 아차하고 큰소리로 하진이를 부르며 소리나는 쪽으로 갔더니 하진이가 엉엉 울며 뛰어오더군요. 얼싸끌어안고 달래주었지요. 참 미안했습니다. 당연히 유화 앞에 갈거라고 섣부르게 판단한것이지요. 다행히 울다 그치고 활짝 웃어주어서 정말 고마왔습니다.
이제 진달래와 벚꽃은 거의 지고 철쭉이 만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봄이 그렇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