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한번쯤 꿈꿔봤던 것 같아요.
밤하늘 바라보며 인터스텔라 보기.
비행기에서 패신저 보기.
숲에서 토토로 보기.
이번 다온이네 극장은
자동차에서 마리오카트 봅니다.
상영날이 다가올수록
"대체 자동차에서 어떻게 영화를 볼 수 있지?"
기대가 커졌습니다.
극장주 다온이는 상영 전날
친구 형 누나에게 초대장을 만들어 나눠줬습니다.
영화 포스터와 극장 안내 문구가 참 근사했습니다.
그리고 직원과 함께 직접 관객에게 줄 팝콘과 과자, 음료수를 사서
한명 한명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종이 봉투에 팝콘을 직접 담아 준비했습니다.
극장 직원 고영혜 선생님과 다온이 아버님은
에어 소파도 준비하시고, 집에서 티비를 캐리어로 옮겨 오셨습니다.
인터넷도 핸드폰으로 연결하시고,
전기차에서 전기도 연결해 쓰셨습니다.
이 모든 모습을 보시던 누군가:
"우리 아들이 이랬으면 그냥 집에서 해! 했을텐데.. 선생님 대단하세요"
"생각지도 못했어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네요. 감사해요"
"극장을 이렇게도 열 수 있군요"
상영 전, 극장주가 준비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니
극장 직원의 극장주 사랑이 물씬 느껴졌습니다.
야영하러 놀러온 아이들은, 그 사랑 속에서, 그 사랑을 거저 누리며 영화를 보았습니다.
*
극장 당일,
야영장 한켠에 설치된 다온이네 자동차극장.
저 멀리서도 텐트 안 반짝이는 불빛이 일렁이듯 보였습니다.
한창 야영장에서 막춤대회를 하고 있었는데요
에어컨과 달콤한 팝콘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아이들은
발에 불이나게 다온이네 극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자동차와 연결된 극장 안에 아이들이 몇명이 들어갔을까요?
하윤 제민 제윤 선빈 규리 은우 은성 서율 솔 담 규랑 재원 서로 그리고 서율이 친구 두명과 다온이.
와!
다온이가 준비한 인사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영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마리오가 하는 그 대사 아시나요?
맘마미~아~
아이들은 텐트 안에 다닥다닥 붙어
종종 대사를 따라하며
음료수와 팝콘을 맛있게 먹으며
때로는 옆 친구에게 제발 좀 비키라고 말하며
즐거이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미처 텐트에 들어오시지 못한 어른들은
밖에서 모기와 사투하며 담소를 나누셨을 것 같아요. (아마도요)
아이들은 영화 쿠키영상까지 다 보고,
다온이의 인사말을 끝으로 극장을 나섰습니다.
아이들이 나가고 난 극장 안에는
팝콘과 과자, 음료수가 뒹굴었습니다.
그와중 규리가 "어디다 둬요?" 하며
친구들 쓰레기를 모두 모아 한아름 들고왔습니다.
규리가 천사처럼 보였습니다. 규리야 고마워.
고영혜 선생님께서는 "뒷정리는 직원이 할게요" 하셨지만
옆에 계시던 선생님들이 끝까지 정리할 때 까지 함께하셨습니다.
하루동안 극장 준비했던 다온이는
그대로 텐트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
다온이를 향한 부모님의 사랑,
극장주 다온이의 준비.
그를 잘 누린 아이들.
가까워진 이웃.
한편의 영화같은 밤이 끝났습니다.
첫댓글 다온이 어머니아버지 감사합니다
하영샘 좋은글 감사드려요♡
https://cafe.daum.net/daechaungholib/TjWT/25
숲에서 토토로 보기
수료식 때 극장주였던 다온이에게 수료증을 전달했습니다.
다온이가 근사한 극장을 열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는데
다온이가 제 말을 끊고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다온이네 극장 인기 엄청 많았죠?"
"다온이네 극장 인기 터졌죠?"
"스무명이나 자동차 텐트 안에 들어왔죠?"
"제 극장이 최고였죠?"
다온이의 그 말에서
다온이에게 그 밤이 어떤 의미였을지 얼마쯤 헤아려졌습니다.
다온이와 함께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