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어머님의 학부모 특강이 있기까지의 사연은 이러합니다.
지난해였지요. 매년 아이들이 만든 문구를 가지고 현수막을 만들어 학교 입구 돌계단이나 수변공원에 내걸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응모를 하는 아이들도 많지 않았고 어쩌다가 시기를 놓치기기도 해서 그만 우리 아이들의 문구로 만든 현수막을 걸지 못하고 말았지요. 그런데, 지지난해 자신의 문구로 만든 현수막이 수변공원에 걸린 영예(?)를 누렸던 기억이 있는 다함이는 교장샘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우리 현수막 안 만들어요?'하면서 지대한 관심을 보여주었더랬습니다.
하도 따라다니며 물어보길래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다함이를 장샘방으로 불러서 함께 현수막 문구를 만들었습니다. 그때 탄생한 문구가 바로 "깨끗한 수변공원, 사랑받는 어린이공원"이었습니다. 다함이가 예쁜 글씨로 쓴 문구를 교장샘 컴퓨터 화면 아래에 붙여놓고 꼭 만들어주겠다고 하고는 한 학기를 지나버렸습니다.
그러던 중, 그러고보니 다함이 어머님께서 본래 캘리그라피도 잘 하시고 캐리커처도 잘 만드신다는 생각도 났고, 올해는 특별히 학부모님들의 재능기부 특강을 많이 하려고 마음 먹고 있기도 해서, 어머님을 초대하여 제비반 친구들과 함께 현수막 만들기를 해보기로 한 것입니다.
다함 어머님께서는 직장에서 잠시 외출을 받으셔서 학교에 와주셨어요. 그리고 캘리그라피가 무엇인지도 알려주시고 아이들에게 붓펜을 선물해주시고는 직접 예쁜 글씨를 써보도록 지도해주셨습니다. 다함이는 두주전이었나요, 엄마특강이 결정된 후부터 교장샘을 만날 때마다 "우리 엄마 언제 와요?" 하면서 자랑스러움과 자부심을 보여주었답니다. 뻔히 알면서도 "언제오냐"고 수도 없이 질문하는 다함이의 마음이 느껴져 학부모 특강을 앞으로도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아이들이 쓴 글씨를 어머님께서 모아가지고 가셨는데, 어머님의 특기를 활용하셔서 예쁜 현수막 디자인을 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아이들을 섬겨주시는 일에는 언제나 열 일 제치고 달려와주시는 우리 부모님들께 감사를 드려요. 다함 어머님의 재능을 다함이도 많이 물려받아서 다함이의 필체도 참 곱고 예쁘답니다. 이번 현수막 정말 기대가 되어요.
오늘은 요한샘께서 조퇴를 하셔서 교장샘이 모처럼 다시 자연탐구를 지도하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결정된 일이라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텃밭가꾸기와 봄꽃 탐사, 중에서 어떤 것을 하고싶으냐고 하니까
아이들이 꽃을 탐사하겠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탐구도 많이 하고 또 교장샘이 매주 '주간소식나눔'에서 자연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그런지, 탐구하는 자세도 그렇고 그림으로 그리는 것도 그렇도 이젠 많이 자연스럽고 잘해냅니다. 탐구 시간이 되면 유독 지운이와 효민이가 눈이 반짝거리고 열심히 탐구를 합니다. 물론 다른 친구들도 열심히 잘 하지요. 오늘은 나무꽃 5개 이상, 풀꽃 5개 이상을 찾고, 그리고, 이름을 쓰는 일을 했습니다. 효민이는 무려 17가지 꽃을 찾아 그렸습니다.
양지꽃, 꽃마리, 조팝나무꽃 등 아이들이 처음 배우는 꽃들도 있었습니다. 민들레처럼 생겼는데 색이 하얘서 지운이가 궁금해한 꼿은 바로 '토종 민들레'랍니다. 그리고 올해 유독 짙은 분홍꽃을 선보인 복숭아꽃 중에서, 가지가 찢어져 죽어가는 나무에서 핀 복숭아꽃이 더욱 진한 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죽어가는 나무의 꽃이 더욱 붉다.... 하나님은 죽어가는 나무에게 마지막으로 다른 나무들보다 열매를 더 많이 맺을 수 있도록 꽃도 더욱 붉게 만들어주었다고... 교장샘이 설명했습니다. (전 그리 알고 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