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림 산책기
전역 후 벌써 13년!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세월도 훌쩍 넘었다니 ,,,,
세월의 빠름이 시간당 몇 킬로미터로 달리는지 실감이 안납니다.
개인전시회를 마치고 정리하면서 늦었지만 마음먹고 취미생활하길 잘했다는 생각과, 더하여 주변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고 느낀 점을 한번 써 보고 싶어 필을 들었습니다.
나에게 있어, 그림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잘 그린다는 칭찬을 들었고, 4학년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학교 대표로 뽑혀서, 5-6명이 매일 오후 1시부터 모여 공주 시내를 이곳저곳 다니면서, 풍경화를 그렸고 지도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중고등학교시절에는 임동락 학우( 동아대 미대교수 역임)와 1-2번 대회에 나갔던 기억이 있을 뿐이고, 고1학년 첫 미술시간에 미술선생님으로부터 미술실로 오면 좋겠다는 제의를 받았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가지 않았고, 사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지요.
사관학교에서는 1학년 처음부터, 수요일 과외활동시간에 당연히 미술부에서 활동하며, 즐거움을 느꼈고 또 힘든 내무생활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4년 내내 미술부에서 활동하고 부장생도까지 하면서, 과외활동지도 장교이신 변 홍 선배님(21기)의 지원 속에서 매년 생도회관에서 봄가을로 열리는 전시회를 준비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임관 후에는 거의 손을 놓았고 , 전역 후에도 취업, 공부 등, 몇 년이 지난 어느 해 성남 아트 센타에서 수채화를 배울 기회가 생겨 그림을 시작했으나 이런 저런 일로 바빠 다시 손을 놓고 있던 중, 어느 날 이상철 동기로부터 전화 한통 ! 임관 40주년 행사를 계획하는데 전시회를 하니 그림을 몇 점 내주기를 바란다고...
잠시 고민 끝에 내기로 결심하고 그리자니, 3월초에 당장 소재도 없고 급하여 무조건 뒷산에 뛰어 올라가 스케치하여 그린 몇 장.
지금 생각해보면 행사장 입구의 볼품없는 그림전시였지만 이것이 동기가 되어 다시 그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16년도 가을부터 화실에 나가 무디어진 손으로 그림을 배우며 그리고 있던 중 어느 날 문득 내 나이 칠순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러
칠순 기념으로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날 생각한 끝에 개인 전시회를 열어, 그동안 보고 싶은 분, 좋은 인연을 맺은 고마웠던 분들을 초청하여 그림을 감상하고, 식사도 같이하며 행복한 하루를 대접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가을 인사동을 찾아 경인 미술관 전시실을 예약하며, 22년 2월쯤에는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져 고마운 분 들을 많이 만나겠지 생각하며 가슴이 뛰었지요
전시회를 위해 소재를 준비하고, 시간을 더 내어 더 많이 그리려고 노력하고, 작품 중에서 나름대로 수준 있다고 생각되는 그림 39점을 고르고, 개인 전시 경험자의 이야기를 토대로 액자 주문, 초안을 잡아 도록 만들기, 전시실을 찾아 그림 배치 계획 세우기 등등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전시회 시기가 다가왔으나 코로나 상황은 좋지 않아 오미크론 환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 지인 분들이 오실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정말 다양한 많은 사람들이 방문 하였고, 예상보다 좋은 반응으로, 그림의 분위기가 밝고 힘이 있다, 는 좋은 평을 비롯하여, 기타 다양한 조언의 감상평과 격려가 앞으로의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고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전시장을 방문한 친구들
용기를 내어 다시 시작한 어릴 때의 꿈을 실현한 지난6년과 1주일간의 전시회 정말 보람 있고 행복 했습니다.
또한 예약부터 전시까지의 모든 과정, 처음부터 마침 정리까지의 모든 준비과정은 가족과 함께 함으로서 더욱 즐거움과 기쁨이 배가 되었다고 회상됩니다.
이제 저와 동기생 모두가 지금처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적어도 10년은 더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귀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지 ?
참으로 방향을 잘 잡아서 나중에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겠지요.
주변을 돌아보면 국가와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동기생, 시골 공기 좋은 곳에서 전원주택을 짓고 아름다운 꽃, 나무를 가꾸는 취미를 갖고 있는 동기생, 약초를 가꾸는 동기생, 오지 여행을 계속 다니는 동기생, 열심히 직장생활 하는 동기생 ,동양화를 수준 있게 그리는 선배 , 사교춤을 추며 행복감을 느끼는 어느 학형등 참으로 다양합니다.
저의경우 유명한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정말 험한 길이라고 하는 조언을 참고하여, 그냥 내 그림 스타일을 유지하며 행복감을 느끼고 내 그림을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같이 행복을 나눌 수 있는 명화가 아닌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동기생 여러분 !
각자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알차고 멋진 여생이 되길 기원합니다.
2022. 05. 30
첫댓글 경장군님, 놀라운 사실을 알게되었네요. 그동안 그 좋은 재능을 감추고 살다가 이제야 빛을 보게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올려놓은 그림 한편만으로도 대단한 화가라는 것을 알겠네요.
앞으로 계속 그림을 그리고 전시회를 가지면서 멋있게 살아갈 수 있는 소양을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전시회때는 꼭 가보도록 할께요. 그리고 여기 입교 50주년 기념집에도 몇편의 그림을 올려주길 바랍니다. 여기에 그림에 대한 간단한 자평도 붙여주면 좋을 것 같고요.
이제 생각하니 경장군이 화가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