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잎갈나무는 세계 3대 아름다운 나무다. 개이깔나무, 히말라야시더, 히말라야삼나무, 설송(雪松)이라고도 한다. 히말라야시더는 '히말라야'와 '시더'의 합성어다. 히말라야는 고대 산스크리트, 즉 범어(梵語)로 '눈(雪)'을 뜻하고 '시더'는 향나무와 삼나무 같은 침엽수를 총칭한다. 히말라야시더의 이름에는 지역명과 나무의 특성이 들어 있다. 히말라야 산맥과 인접한 중국에서는 이 나무를 설송(雪松)이라 부른다. 설송의 '설'은 히말라야에서, '송'은 이 나무가 소나무와 닮았다는 데서 유래한다.
식물 이름에 등장하는 '개'는 대개 '유사' '가짜'를 의미한다. '잎갈'은 '잎을 간다, 잎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러니 개잎갈나무는 잎을 갈지 않는 나무라는 뜻이다. 잎을 갈지 않는 나무를 상록수(늘푸른나무)라 부른다.
개잎갈나무는 우리나라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늘 푸르고 가지도 길게 뻗어 이 나무에 눈이 내리면 운치가 있다. 이 나무는 덩치보다 뿌리가 깊지 않아 태풍에 아주 약하다.
개잎갈나무의 가지는 수평으로 퍼진다. 작은 가지에 털이 나며 밑으로 처진다. 나무껍질은 잿빛을 띤 갈색인데 얇은 조각으로 벗어진다. 짙은 녹색 잎의 끝은 뾰족하며 단면은 삼각형이다. 길이는 3∼4㎝이다.
꽃은 암수한그루로 짧은 가지 끝에 10월에 핀다. 수꽃이삭은 원기둥 모양이고 암꽃이삭은 노란빛을 띤 갈색의 달걀 모양이다. 열매는 구과로 달걀 모양 타원형이다. 종자에는 막질(膜質: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의 넓은 날개가 있다. 생장속도가 빠르고 줄기에서 새 눈이 잘 나오지만, 추위와 공해에 약하다.
어느 날 동대구역에 가니 개잎갈나무가 가로수로 되어 있었다. 매연을 마시면서 힘들게 사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인간이 가장 먼저 할 일은 가로수에 대한 성찰이다.
부산 인근에도 개잎갈나무가 많이 있다. 성지곡 수원지 초입에 둘레가 4m 정도의 큰 개잎갈나무가 있다. 양산법기수원지 내에도 여러 그루의 아름드리 개잎갈나무가 있다. -끝- kdjdoc@naver.com
김동조
숲사봉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