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
교호 호흡을 몇 번 하니 생각이 또 올라왔다.
얼마나 망상에 대한 의지와 습관이 깊은지 알 수 있었다. (몸에 열이 났다.)
9/21
시간을 줄여 집중력을 높여보려 했다.
그래도 생각은 통통 계속 튀어나온다. 심지어 내가 혹할 만한 것들로만.
9/22
생각이 떠오르는 건 내 의지가 아닐지 모르지만, 그것을 잡는 건 내 의지다.
생각은 내가 아니다.
숨을 쉬면서 동시에 생각을 한다.
수를 세면서도 다른 생각을 한다.
나는 멀티가 안 되는 줄 알았는데, 어쩌면 매 순간 멀티플레이어였을지도.
9/23
해야 할 일들이 번뜩 떠오른다.
혹시 잊어버릴까 봐 되뇐다. 명상이 끝난 후 적어놓고 다시 했다.
이번엔 몸의 감각이 닿는다. 배부름, 다리가 닿는 느낌.
이번엔 망상도 올라온다.
아,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것은 내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니다.
저 하늘에 구름 없는 날이 일 년에 며칠 되지 않듯,
그러다가도 이내 구름이 생기듯.
생각은 떠오르는 그대로 두고,
나는 호흡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만 낼 뿐이다.
9/24
교호호흡 초반에는 숨이 차다가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깊이 숨 쉬게 되고 안정되었다.
오늘은 시작 전에
'명상 동안 떠오르는 생각은 중요하지 않은 생각이며(쫓을 필요 없음),
중요한 것은 지금이 아니더라도 생각날 것'이라고 다짐하고 시작했다.
그랬더니 생각에 빠지다가도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는 텀이 짧아졌다.
9/25
저녁에 가슴이 조이듯 불안감이 느껴져서 명상을 했다.
생각을 따라가기도 했지만 끝날 때쯤에는 다시 마음이 안정되는 것이 느껴졌다.
긴장되는 일을 앞두고 있는데, 넘겨짚지 말고 그저 있는 그대로를 보자고 다짐하게 된다.
9/27
조바심이 나서 5분이 길게 느껴졌다.
5시간을 해도 괜찮다. 그 나머지 시간에 일어나는 일을 겪어도 괜찮다.
이건 내 선택이고, 옳고 그른 것이 없다.
괜찮다고 다독였다.
9/30
이틀 동안 버스에서 명상을 했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 명상할 시간을 벌어야겠다.
문득 내가 어떤 부분이 좋아진다면,
그만큼 다른 곳에는 당연히 정성을 쏟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는 집의 주변을 잘 가꿔나가는 것은 당연히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자고 다짐했다.
10/1
명상은 얻으려는 게 아니라 내려놓는 연습이다.
내려놓는 시간이다.
얻으려는 바 없이, 내려놓고 지금을 살아간다.
10/2
일어나자마자 누워서 하려고 하니
다시 잠들까 봐 무서워서 오히려 생각에 매달렸다.
내일은 앉아서 해봐야겠다.
10/3
차를 마시고 싱잉볼 명상을 했다.
뿌리차가 몸에 열을 내어 잘 맞는 것 같았다.
다채로운 싱잉볼 소리가 있으니 집중하기가 좋았다.
10/4
커피를 마셨고, 너무 예쁜 공간에서 시간 안에 명상을 해야 했다.
심장이 뛰고 즐거운 생각들이 올라왔다. 내려놓기를 떠올리며 간신히 가끔 돌아왔다.
시간을 그리도 잘 낭비하면서 왜 명상만 하면 금쪽같은 시간이 되는지. 그 이유는 대체 뭘까.
10/5
몸은 편안했다. 그런데 머리가 복잡했다.
다른 사람이 내 결과물을 어떻게 평가할지, 부족하지 않았을까 걱정도 들었다.
내가 내게 칭찬을 해줘야 한다.
나는 이게 참 마음에 든다고. 그러면 충분하다.
10/6
생각도 호흡도 무의식 중에 일어난다.
그러니 명상은 내가 어디에 주의를 기울일 거냐의 선택일 뿐이다.
불안한 마음에 둥둥 떠다니는 풍선 같은 생각을 잡고
여기저기 바람에 휘청거리며 날아다닌다.
호흡에 집중하는 것은 땅에 앉아 있는 기분이다.
아무런 걱정이 없다면, 굳이 풍선을 잡고 날아다닐까?
10/7
생각이 구름처럼 뭉게뭉게 떠오르는 걸 느꼈다.
그리고 몸이 자동으로 숨 쉬는 것을 느끼며,
나는 참 좋은 몸을 받았구나 생각했다.
10/8
생각이 풍선 같다는 느낌이 잘 맞는다.
풍선을 잡은 걸 알아차리고 손을 놓기를 반복했다.
근래 들어 가장 호흡에 집중할 수 있었다.
첫댓글 일지 1에 답글 남겨주신대로 생각들이 떠오르는 순간에도 머물러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