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상유품(象喩品)[18장]
상유품이란 사람으로 하여금 몸을 바르게 하고 선을 행하면 선한 복덕의 과보를 얻어 유쾌하리라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나는 마치 저 싸움에 나간 코끼리가
화살에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언제나 정성되고 진실한 마음으로
계율이 없는 사람을 제도하리라.
(2)
마치 잘 길들여진 코끼리는
왕이 타기에 알맞은 것처럼
자신을 길들여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비로소 남에게 진실한 믿음 얻으리라.
(3)
아무리 항상 길들여
저와 같이 새롭게 치달리고
또한 가장 훌륭한 코끼리로 만들어도
제 자신을 길들임만 못하리라.
(4)
저들이 갈 수 없는 곳이면
사람도 가지 못하나니
오직 제 자신을 잘 길들인 사람만이
능히 그곳까지 갈 수 있으리라.
(5)
재수(財守)라 불리는 코끼리는
사납게 해치므로 제어하기 어렵다.
고삐로 붙잡아 매고 밥을 주지 않아도
여전히 사납게 날뛰는 코끼리와 같네.
(6)
저 나쁜 행에 빠져 있는 사람들
항상 탐욕으로써 자신을 결박한다.
마치 만족할 줄 모르는 코끼리 같아
그로 인해 자주 태(胎)에 들어간다.
(7)
본 마음으로 순수한 행을 행하고
또 안온한 일을 항상 행하여
마치 갈고리로 코끼리를 길들이듯이
모두 버려 번뇌를 항복받아야 하리.
(8)
도를 즐겨 방일하지 않고
항상 자신의 마음을 단속하면
그로써 몸의 온갖 괴로움 없어지나니
코끼리가 함정을 벗어나는 것 같으리라.
(9)
만일 어진 이 만나 짝할 수 있어
둘이 함께 굳세게 선을 행하면
온갖 잘못 들은 것 다 항복받고
가는 곳마다 뜻을 잃지 않으리라.
(10)
어진 이와 능히 짝하지 못하고
둘이 함께 모질게 악을 짓나니
왕후의 읍(邑)과 마을을 모두 끊는 한이 있어도
차라리 혼자되어 악을 짓지 않으리라.
(11)
차라리 혼자서 선을 행할지언정
어리석은 사람과는 짝하지 않으리.
혼자 되어 그 악을 짓지 않음이
마치 놀란 코끼리가 제 몸을 보호하는 것 같다.
(12)
살아서는 이익 있어 편안하고
친구도 부드럽고 온화하여 편안하다.
목숨이 다할 때엔 복이 있어 편안하고
온갖 악행 짓지 않아 편안하다.
(13)
사람의 집에는 어머니가 있어서 즐겁고
아버지가 있으면 그 또한 기쁘다.
세상엔 사문(沙門)이 있어서 즐겁고
천하엔 도(道)가 있어 기쁘다.
(14)
계율을 지니면 늙어서 편안하고
바름을 믿으면 바르고 착해진다.
지혜가 있으면 몸이 가장 편안하고
악을 짓지 않으면 더욱 편안하니라.
(15)
잘 길들여 유순해진 말은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
믿음과 계율과 그리고 정진과
선정은 법의 중요한 도구이다.
(16)
또한 지혜와 행이 이루어지고
인내하고 온화하여 뜻이 안정되면
그는 온갖 괴로움을 끊고
마음대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17)
이를 따라 선정으로 나아가는 것
마치 잘 길들여진 말과 같다.
성냄을 끊고 번뇌가 없어지면
그는 하늘의 즐거움 받으리라.
(18)
스스로 방자하게 놀지 않으면
이 때문에 늘 깨어 있어서
약한 말도 훌륭한 말이 되듯
악을 버리고 어진 사람 되리라.
<법구경 하권/ 존자 법구 지음/ 오(吳) 천축사문 유기난 등 한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