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96주년의 한일장신대학교: 서서평과 마요셉빈의 협력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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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교 96주년의 한일장신대학교: 서서평과 마요셉빈의 협력에 대하여

                                                                                                                                   임희모 명예교수(선교학)

    2018년 9월 4일에 한일장신대학교가 개교 96주년을 맞는다. 한일장신대는 원래 2개의 여자성경학교가 합병된 학교였다. 이들은 광주 이일여자성경학교(1922년 6월 2일 설립, 줄여서 이일학교)와 전주 한예정여자성경학교(1923년 9월 4일 설립, 줄여서 한예정학교)인데, 미국남장로교 한국선교회의 결정으로 1961년 4월 이 두 학교가 합병되어 전주 한일여자신학원이 되었고 1995년에 한일장신대학교로 승격되었다. 위의 이일학교와 한예정학교의 교육적 토대를 놓은 선교사는 서서평(Miss Elisabeth J. Shepping, R.N.) 선교사와 마요셉빈(Mrs. Josephine Hounshell McCutchen) 선교사이다. 오늘날 이 두 선교사의 공적을 기리는 기념비가 한일장신대학교 교정에 나란히 세워져 있다.
    서서평 선교사는 한국교회에 적잖게 알려져 있으나 마요셉빈 선교사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서평연구회 회장인 본 필자가 "마요셉빈 (Mrs. Josephine Hounshell McCutchen) 선교사의 사역"을 연구하였는데 이를 「장신논단」 50-3호가 싣는다.(2018년 9월 출간예정) 개교 96주년을 맞아 이일학교와 한예정학교 (마요셉빈과 관련하여)의 설립과 교육 및 추후 발전에 대하여 짧게 알아볼 필요가 있다. 좀 길지만 여기에 마요셉빈 논문의 일부를 싣는다.(각주는 붙이지 않으니 직접 논문을 읽기 바란다)

    “IV.2.5) 초급여자성경학교(Junior Bible School for Women): 전주 한예정성경학교와 광주 이일성경학교 (년 6개월 2년제, 후에 3년제)
    이 학교의 설립과 발전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선교회가 1923년 연차회의에서 기존 성경학원이나 성경학교와 별도로, 9월초부터 3월초까지 년 6개월 2년제의 초급여자성경학교를 전북 전주와 전남 광주에 1개교씩 개설하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이 초급성경학교의 목적이 선교회여자성경학교 진학을 위한 예비적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교과과정을 선교회여자성경학교의 것과 겹치지 않게 구성할 것과 전주선교부와 광주선교부가 각각 교장을 임명하도록 했다. 초대교장(1923-1925)으로 테이트선교사 부인(Mrs. Mattie Ingold Tate)을 임명하여 1923년 9월 4일 전주초급성경학교를 개교하였고, 2대 교장은 마요셉빈이 맡았다.
    또한 선교회는 1922년 서서평 선교사가 사적으로 세운 학교를 광주초급여자성경학교로 1924년 인준했고 1926년 이일성경학교로 불렀다. 선교회는 1925년부터 이 학교의 세속적 초등학교 4년 교육을 3년 과정으로 단축하여 운영하는 과학과(보통과)와 년6개월 3년제 성경과를 허락하였다. 1928년에는 이를 확인하였다. 1932년 선교회는 자금이나 강사 등 지원을 선교회에 요청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일성경학교가 실시하려는 년9개월 학제를 허락하였고 이에 따라 1933년부터 이일성경학교는 일반 정규학교의 학제를 운영하였다. ...
    IV.3.3) 마요셉빈: 이일성경학교의 서서평 선교사와 만나다.
    1880년생인 서서평은 1876년생인 마요셉빈보다 4살이 적다. 마요셉빈은 실용간호, 사회복지 및 해외선교를 가르치는 캔자스시티의 스캐릿 성경학교를 졸업하고 1902년에 한국에 도착하여 서울과 원산을 거쳐 1909년 전주로 왔다. 서서평은 뉴욕에서 간호사 자격을 갖추고 선교학교인 화이트 성경교사훈련학교(오늘날 뉴욕신학대학원)를 졸업하고 1912년 한국에 입국하여 광주, 군산, 서울을 거쳐 광주에 머무르며 전주를 자주 왕래하였다.
    선교회 선교사회에서 1912년부터 서서평과 마요셉빈이 서로 만났다. 또한 1914년 9월부터 1917년 8월까지 군산 구암병원에서 사역한 서서평은 전주 여자성경학원을 왕래했다. 당시 군산선교부에는 자체 성경학원 건물이 없었기 때문에 성경공부는 대부분 전주에서 합동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서서평은 전주선교부의 10일성경반과 1달성경반에서 성경을 가르치며 책임자인 마요셉빈을 만났다.
     마요셉빈과 서서평은 3가지 면에서 서로 긴밀하게 논의하였다. 첫째, 1923년 이후 선교사회의 여성성경위원회의 전북과 전남의 대표로 각각 활동하면서 선교회여자성경학교와 초급여자성경학교의 교육 관련 논의를 했다. 둘째, 서서평은 광주선교부의 여자성경반 책임자였고, 마요셉빈은 전주선교부 1달성경학원과 전주 소재의 선교회여자성경학교의 교장으로 각각 활동하였다. 셋째, 선교회 연차회의 전도부에서 각 선교부의 성경교육 강사를 확정하고 실시할 때 강사와 책임자로 서로 만났다.
    1922년 2월 24일부터 3월 6일까지 마요셉빈이 광주선교부에서 여성 10일성경반 강의를 할 때 서서평은 광주선교부 여성성경반 책임자였기 때문에 둘이 만났다. 그리고 마요셉빈은 1918년 이후 전주 소재 선교회여자성경학교의 교장으로 활동하였는데 서서평은, 1923년부터 연차회의록에 의하면, 광주선교부의 대표로서 전주의 선교회여자성경학교의 3개월 과정의 상반기 강의를 계속하여 맡았다. 실질적으로 선교회여자성경학교는 둘이서 논의하고 운영을 했다. 이러한 만남과 대화에서 1923년 전주 남문교회의 부인조력회를 마요셉빈이 조직하려 했을 때 서서평이 부인조력회의 조직과 규정에 대하여 조언을 하기도 했던 것이다.
    1925년부터는 한예정성경학교와 이일성경학교의 교육을 위하여 자주 만났다. 그러나 서서평은 1925년에 가난한 여성들과 나이가 들어 정규학교 입학이 어려운 여성들을 위한 초등학교 과정의 과학과(보통과)를 만들어 여성들의 삶을 질을 높이면서 동시에 이일성경학교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였다. 반면 마요셉빈은 한예정성경학교의 2년제 본과 과정을 유지하면서 2년제 고등과를 만들어 교회의 여성고급지도력을 양성하고자 헌신하였다.  
    V. 결론
    마요셉빈 선교사는 1902년 한국에 미국 남감리교 선교사로 입국하였으나 1908년 남장로교 선교사인 마로덕을 만나 결혼하였다. 마요셉빈은 1909년부터 남장로교 선교사로서 호남의 전주에 터를 잡고 영구 출국 때까지 주로 여성들에게 선교하였다. 전주 북동부 지역에서 순회전도를 하면서 사경회를 열고, 전주남문교회에서 부인조력회를 지도하며 복음을 전했다.
    무엇보다도 마요셉빈은 여자성경교육에 헌신하였다. 1909년부터 여자성경학원. 1918년부터 선교회여자성경학교, 1925년부터 한예정성경학교, 1937년부터 특별여자성경학원 등에서 책임자나 교장으로 헌신하였다. 마요셉빈의 성경 교육적 영향은 전주를 넘어 남장로교 선교지역의 모든 여성들에게 확산되었다. 이들이 하나님의 말씀이며 진리인 성경을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살며 성령의 능력으로 기도생활에 힘쓰도록 열심히 가르치고 도왔다.
    마요셉빈이 특히 15년간 열정적으로 교장으로 헌신한 한예정성경학교는 1940년 폐교의 아픔을 겪었으나 1947년 성경교육을 다시 재개하였다. 선교회의 선교정책에 따라, 한예정성경학교는 서서평이 창립한 광주의 이일성경학교와 합병하여 1961년 전주에서 발전적으로 한일여자성경학원 (The Hanil Women's Bible Institute)으로 태어났다. 이 학원의 초대교장은 1960년 한예정성경학교의 교장이던 고인애(Miss Cora Antrim Wayland) 선교사가 맡아 1974년까지 학원을 운영하였다. 1956년부터 이일성경학교 교사였던 강택현 목사가 1961년 합병 당시 이일성경학교 학생 20여명을 데리고 합류하여 교수로 봉직하다가 고인애 교장의 뒤를 이어 1974년부터 1992년까지 학장으로 활동하였다. 1992년 김용복 박사가 학장으로 취임하였고 1995년 종합대학교로 승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두 학교의 역사와 두 선교사들의 협력을 살펴보면서 오늘날 한일장신대학교가 알아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서술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학교는 통합과 배려 정신을 기본으로 갖는다. 이일학교와 한예정학교가 1961년 통합되어 교명을 한예정학교의 ‘한’자와 이일학교의 ‘일’을 따서 한일여자신학원이 되었다. 또한 초대교장은 한예정학교의 교장인 고인애가 맡고 1974년 그녀의 은퇴이후 이일학교의 교사였던 강택현이 교장으로 복무했다.
    둘째, 두 학교의 개교일을 보면 각각 1922년 6월 2일과 1923년 9월 4일인데, 이를 조정하여 연도는 이일학교의 것으로 1922년을, 월일은 한예정학교의 것을 따서 9월 4일로 정하여, 개교일이 1922년 9월 4일이 되었다. 
    셋째, 남자와 여자의 통합 교육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여학생 중심에서 1982년 남자도 입학하여 남녀공학 학교로 발전되었다. 이 학교는 오늘날 남녀평등 문화를 바탕으로 개방된 마음을 가지고 공부하고 연구하여 성경적 기독교 남여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넷째, 1940년까지 당시 남장로교 한국선교회의 중심으로 전주선교부가 역할을 했다. 1909년부터 남자성경학원과 여자성경학원을 각각 전주에 두고 호남지역의 남여교역자 양성을 추진하였다. 여자교역자 양성의 고급반(Mission Bible School for Women)도 전주에 있었는데, 전반기는 서서평이, 후반기는 마요셉빈이 각각 가르쳤다. (남자성경학원은 해방 이후 광주로 옮겨갔다). 여성 교역자의 지도력 양성은 결국 전주 한예정학교와 이일학교가 맡았다. 따라서 오늘날 한일장신대는 여성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호남과 한국의 여성교육을 선도해야 한다.
    다섯째, 1920-30년대 한예정학교는 수준 높은 여교역자 양성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이일학교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초등학교 과정을 설치하는 등 일반교육도 실시하였다. 이러한 두 강조점이 수렴되어 1995년 이후 교역자 양성 기관으로 신학부와 신학대학원 등을 두고 또한 여러 일반 학부(학과)를 둠으로써 종합대학교로 승격하였다. 이 학교는 교역자 양성과 일반 지도자 양성에 균형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여섯째, 이 두 여성 선교사들은 신앙과 학문과 공부와 연구의 목적을 복음전도/선교에 두었다. 서서평의 경우 간호선교사로 입국하여 1919년까지 전문인 간호선교사로 활동했지만, 1920년부터 지역 순회전도와 여성교육 및 여성교역자 양성에 힘썼다. 그러므로 한일장신대학교는 어느 학부(학과)를 막론하고 복음전도/선교를 강조해야 한다. 성령의 능력 안에서 복음전도/선교 강의와 세미나 및 학술대회 등을 다양하게 제공해야 한다.
    일곱째, 한일장신대는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을 배제하지 않는다. 마요셉빈은 감리교 출신이지만 장로교 선교사를 만나 결혼하고 장로교 선교사가 됨으로서 교파/교단의 벽을 넘어섰다. 또한 서서평은 가톨릭에서 개혁교회(장로교회)로 전향하였다. 서서평은 당시 통전적 복음선교를 실시한바, 이는 오늘날 에큐메니컬 선교와 같다. 이러한 의미에서 한일장신대학교는 종합대학교로서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 노선 모두를 수용하되 각각의 장점만 추려 전수하고 발전시켜 성경의 진리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고 증언하여 한반도 남북한의 구원과 세계복음화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왼쪽은 마요셉빈 기념비, 중앙이 서서평 기념비이고 오른쪽은 고인애 기념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