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곳에 온지 둘째날이다.
2박 3일이라고 하지만 오고가는 날은 온전한 하루라기에는 부족하고...사실상 오늘이 이곳에 온 우리들에게
가장 중요한 날이다. 오늘은 공교롭게 내 57회 생일이기도 하였다. 외국에서 생일을 맞는 것은 처음이고,
그래서 좀 이색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가족이 한자리에 다 모여서 생일을 보내는 것도 참 오랫만이다.
오전에는 서둘러 아사쿠사로 가서, 일본의 전통문화를 체험하였다. 전철을 몇번 갈아타면서 목적지에 도착하니,
아사쿠사의 날씨는 몹시 무덥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그래도 일본의 전통이 숨쉬는 듯 하여, 이곳에 온 여행목적은 달성한 셈이라 하겠다.
전통상품 판매거리를 둘러보며, 인근에 있는 사찰과 공원 등을 살펴 보노라니 어언 점심시간이 되었다.
어제는 일본 초밥을 주메뉴로 저녁식사를 하였으니, 오늘 점심은 메밀국수로 한끼를 해결하면서, 무더위에 다니
느라 피곤했해진 몸을 시원한 곳에서 휴식과 식사를 하며 기운을 회복할 수 있었다. 후식으로 벅스커피를 한잔씩
하니, 이만하면 생일날은 제대로 보내는 셈이다. 여기저기서 가족들과 사진촬영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길거리에서 조그맣고 예쁜 부채를 아들이 선물로 나에게 사 주니, 아주 훌륭한 생일선물을 받은 셈이다.
오후 일정은 아들이 출석하는 동경 요한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일이 남아 있어, 그 일정을 감안하여 아사
쿠사를 작별하였다.
아사쿠사 관광을 마치고 난 우리가족은, 오후에는 동경 요한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이국에서 그것도 온가족이 함께 드리는 예배는 실로 감동적이었다. 예배후에 청년들의 모임에서 인사말을 하였다.
젊은 시절에 하나님께 충성한다는 것의 중요성과 축복에 대해 강조하였다. 이 날이 마침 내 생일이라서 처음 방문한
동경 요한교회 청년들로 부터 축하인사와 함께 축복송을 받았다. 따뜻한 축하 멧시지가 들어있는 선물도 받았다.
이렇게 처음 뵙는 여러사람들로 부터 과분한 축하의 인사를 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교회를 나와서 한별이가 사는 집을 찾아 보았다.
몇사람의 한국 청년들과 함께 기거한다기에 수박을 한통 사들고 방문하였다. 숙소를 둘러보고 잠시 청년들과 담소를
나누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아무래도 숙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소 씁쓸한 마음으로 주변을 산책하였다.
저녁 때가 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한국식당을 찾아 우리 네식구는 저녁식사를 하였다.
아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안타까워 하면서, 호텔 숙소로 돌아왔다. 이제 내일이면 다시 귀국을
해야 한다. 서로 말은 안해도 아들만 남겨 두고 귀국해야 하는 마음이 안쓰럽다는 것을 왜 모르랴...도꾜의 밤이 깊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