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쉬고 있던 시절에 함께 근무하던 동료 중에 한 분이, K를 집으로 초대하였다.
이 분도 미혼이고 누님 댁에서 출근을 하던 분인 데, 결국에는 누님 댁으로 K를 초대
한 셈이었다. 이 누님께서는 당시에 열렬한 통일교 신자였다. 초면이지만 동생에게서
K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출석하는 통일교 집회에 참석해 보자"고 권했다.
종전 같으면 한마디로 거절하였을 텐데, 비교적 특정한 종교에 억매이지 않고 지내던
시절이라 K는 참석을 하였다. 몇차례 나가서 통일교 원리강론을 들어 보았다.
한마디로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 사역이 불완전하다는 것이었다.
또한,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으로 이루어진 '성경'도 역시 불완전해서 이를 보완해야만
하기에, 이 두 성경에 '성약(成約)성경' 이 추가되어야 하는 데 이 '성약' 부분이 바로
통일교의 핵심 교리를 정리한 '원리강론' 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 죽으신 것이 본래는 '하나님의 뜻'이 아니고
죄많은 인간들에 의해 저질러진 '인간의 실수'라는 것이었다. K는 비록 교회에 출석
하지 않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듣고는 속으로 웃음을 금치 못하였다. 그 핵심적인
주장을 듣고서 성경의 내용과 너무 현저한 차이가 있음을 깨닫고 통일교 집회 참석을
그만 두었다.
다만, 그 집회에서 특별하게 감명을 받은 것은, 그들의 기도하는 자세와 내용이었다.
기도하는 태도가 매우 적극적이고 열렬하였다. 한마디로 뜨거웠다. 특히, 북한선교를
위해 기도하는 데, 순교의 의지와 각오를 기탄없이 입으로 토해 내는 것이었다.
자신들의 목숨을 거두어도 좋으니, 북한 땅에 가서 선교하게 해달라는 그 열정만큼은
정말 부러웠다.
이 무렵, 어느 날이던가. 주요 일간지 제1면에 대대적으로 실린 광고를 읽게 되었다.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라는 긴 이름으로 실은 광고였는 데, 그 내용이 기가 막혔다.
당시 노벨상 상금보다도 더 큰 액수의 상금을 걸고 대대적으로 논문을 모집하는 '논문
현상모집 광고' 였다.
그런데, 논문의 주제가 K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은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나 아니면 인간의 실수인가?' 라는 것이었다. 이 현상 논문 모집 광고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완전성을 부인하고, 그 미완성의 구원을 완성하기 위해 자기네
교주가 이 땅에 왔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홍보 행사였다. 이후로 K에게 통일교는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이 통일교와 관련되어 흘러간 추억은, 마음을 잡지를
못하고서 방황하던 K의 젊은 시절에, 색다른 그림처럼 끼어든 하나의 삽화가 아니었나
싶다.
첫댓글 요즘 일본에서는 연일 뉴스에 구통일교의 이야기가 오느내리고 있습니다. 아베 전 총리를 총격으로 살해한 사람의 어머니가 통일교 신도로 재산을 헌납하여 집안이 파산한 것에 앙심을 품은 일입니다. 이일로 정통 기독교가 함께 나쁜 이미지로 타격을 입을것에 염려하는 한편 오히려 이것을 계기로 정통 기독교 참 기독교를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전화위복이 되었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