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지 않았던 여행
턱을 받히고 있던 손이 저려오는 느낌에 시선을 멈췄다. 빠알갛게 물든 아름다운 태양의 자취를 얼마만큼 따라 갔을까 약간의 여운을 남겨둔 채 사라져 버린다 고운 모습에 이끌려 열심히 따라 갔는데..의자 깊숙이 자세를 바로잡아 앉으며 눈을 감는다 “뭘까 별 같은데” 옆 좌석의 형님께서 눈을 감고 의자에 기대어 있는 나를 툭 치면서 하는 말이다 “어디” 창 밖을 봤지만 보이지 않는다. 가리키는 쪽을 볼려면 앉은 자세에서 목을 돌려도 안 보이고 몸까지 비틀어야 하는 뒸쪽 5시 방향이다 “달이다” 배신감에 젖어 허전한 마음이 였는데 달님이 반갑다 멀리 보이는 별처럼 하늘에 박힌 점하나 그 하얀점이 조금씩 커지더니 둥실하고 하얀 미소를 짖는다 평상시 달을 보려면 하늘을 쳐다봐야 하였지만 지금의 달은 내가 앉은 위치보다 밑에 있어 내려다 보는 색다른 느낌이다 7월 21일 19시 30분 제주국제공항에서 직항 전세기로 내몽골 오르도스 공항으로 향하는 KN886 중국 국적의 항공기에 몸을 싣고 있는 것이다 만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귀하신 달님이 숙소인 호텔 앞 분수대 정원까지 따라와 있었다
코로나19 즉 급성 호흡기 전염병 발생 이전인 2017년도 10월에 사진동아리 일부 멤버들 7명이 중국 안후이성 황산을 5박 6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그 중에서 6명이 월 10만원의 회비를 갹출하며 자연스럽게 사진여행 친목이 형성되어 지금까지 연을 맺고 있다 목적지를 정하고는 6명 중 회원 1명이라도 반대 의사를 밝히면 목적지는 자연스례 다른 곳으로 정하여야 하는 보이지 않은 규정이 생겨나 있었으며 그것이 좋을 줄 알았는데 별로다 더 번거 2024년 해외 여행지를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라도 다녀오자“라는데 의견의 일치를 모아 금년 4월 24일 3박 일정으로 광주 목포 퍼플섬 그리고는 서해안을 따라 올라가 군산에서 턴 해서 돌아온 바 있다 회원중에 3회원은 1년에 2~3회는 해외여행을 하는 분들이라 웬만한 곳은 다 댕겨 왔기에 나를 비롯한 두 회원은 차원이 달라 목적지 정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호텔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나니 밤 12시가 다 되어간다. 우리나라와 몽골은 1시간 정도의 시간차여서 불편한 점은 별로 없다. 잠이 안 온다. 옆 침대의 형은 피곤 했음일까 이내 잠이 든 것으로 코를 곤다 사실 나는 이번 여행은 탐탁지 않아 생각이 별로 없었다. 일정표에는 승마체험. 모래썰매타기. 낙타타기. 사막바이크(30불) 사막짚라인(30불) 별빛샤워. 모래 소리듣기. 모래 맨발걷기. 초원에서 맞이하는 일몰 및 밤하늘 별 감상. 전신 맛사지(50불) 등 제주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낙타 빼고는 모두 가능한 체험인 것이다 내가 거절을 하면 여행 자체가 무산되는데 이벤트는 참여치 말고 사진이나 찍다 오자는 생각으로 여행을 성사 시켰지만 실망이 크다 잔뜩 찌프린 날씨는 별은 커녕 커다란 달도 보기 힘들었으며 바람에 날리는 입자가 미세한모래 때문에 눈을 뜰수가 없다 옆 사람과 이야기만 나눠도 어느새 입안에 모래가 들어가 사각 거린다.
승마 체험장에 도착을 하니 나이가 들어 모든 체험을 하지 않겠다던 금년 80세가 되는 우리 일행에서 맏이의 형은 벌써 말 위에 올라앉아 있다 그 관경을 본 나, 엷은 미소를 지으며 타고 온 버스 그늘에 서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나무 그늘이나 또 다른 그늘진 곳은 시원한 편이다 승마 배정을 마친 가이드가 ”어 아버님 여기 계시구나 아무리 찾아도 한 분이 모자라던데 이“한다. 나는 어젯밤 잠을 잘 때 자세가 안 좋아서 그런지 허리가 튼튼해 아침에 파스를 하나 붙였었다 그 허리를 가이드에게 보였다 ”허리가 안 좋아서...”아이구 아버님 허리가 안 좋으시구나 잘 안 타셨습니다 이 다른 이벤트도 하지 말기요 이“하며 옆에있는 ”게르”로 나를 안내 한다. 두꺼운 천으로 만든 둥그렇고 큰 텐트인데 들어가는 입구만 자석식 커텐으로 되어있어 창문도 없다 안으로 들어서자 웬걸 시원하다 둘러봐도 에어컨도 안 보이고 선풍기도 없다. 몽골 전통방식의 게르“인데 텐트를 밑에서 60센티 정도 말아올려 고정시켜져 있다 햇빛은 막아주고 신선한 바람은 밑으로 들어오고 안에는 승마체험의 관계자인 듯 한 60세 정도의 아주머니가 휴대폰을 보고 있다가 접고는 우리를 번가라 가며 쳐다보다가 앉은 자리에서 벌러덩 누워 버린다. 게르로 들어 올때부터 가이드는 유창한 말 솜씨로 허리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늘어 놓는다. 나는 ”예.그렇습니까“하고 대답은 하고 있지만 머릿속은 다른 생각으로 복잡하게 돌아간다 줘야 하나 주게되면 얼마를 줘야하나. . . 짧은 순간 결론을 내린 나는 5만원(결정은 십만원이 였는데) 한 장을 꺼내어 가이드가 입은 남방셔츠 윗 포켓에 집어 넣으며 말을 한다 ”가이드 선생 적다고 생각을 말고 받아주세요. 무료든 유료든 이벤트는 허리 때문에 못할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유료 이벤트에 내가 같이 못 함을 적은 액수지만 보탬이 되었으면 고맙겠습니다“ ”아 벗님! 안 주셔도 제가 조치를 다 할 겁니다 이“한다. ”가이드선생 나 화장실...“하며 게르 밖으러 서둘러 나왔다. 나무그늘 아래 십여명의 남자가 모여있다. 궁금해서 그곳으로 향하려는데 승마체험을 끝내고 돌아오는 일행들이 보여 나도 같이 버스에 오른다
다음 날 점심 시간에 맥주가 한 테이블에 5병씩 나왔다 저녁 식사 때 가이드가 맥주를 나눠 주면서 ”낮에 드린 맥주와 지금 드리는 맥주는 여기 아벗님께서 사신 거라 이“한다. 순간적인 멍때리기, 박수를 받으면서도 묘한 기분이 든다. 모든 이벤트는 열외였다. 눈에 보이게 챙겨준다. 아들 보다는 한 살 위의 45세 건장한 청년이다. 공항에서 손을 잡고 ”아벗님 항상 건강 잃지 말기오 이“ 아직도 귀가에 이북 사투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넓다란 사막은 잡풀이 많이 나 있어 사막이 특성을 잃은지 오래인 듯 했다 하지만 모래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개발하려는 노력은 여러 곳에서 볼수가 있어 잔디도 심고, 모래속에 배수관 묻어 옥수수 제배하고, 사막을 개발하여 관광지로 만들고, 숙소는 사막위에 게르”를 짖고해서 60여년 전부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가이드의 얘기이고 보면 커다란 빌딩도 작은 주택가도 오르도스 시내가 모래위에 세워진 도시로 주위는 모두가 모래다 - 인컨타라 사막체험 : 사막 일부분을 잡풀도 제거하고 평탄하게 만들어 낙타타기. 사막바이크. 모래썰매. 맨발걷기 등 한마디로 놀이터다 - 대초원 쒸뷔칸 : 초원이라기 보다는 잡풀이 듬성듬성 자생하는 황무지荒蕪地라는 표현이 좋을 것 같다 - 몽골족 전통환영의식 체험 : 대초원 건물 입구에서 아가씨 두명이 마중 나와서는 백세주잔에 고량주 반잔씩, 한 여성은 파란천(재질이 저질 헝겊)을 한개씩 준다 이게 환영의식 체험으로 생각이 되어진다 - 밤하늘의 별빛샤워. 모래소리체험. 초원에서 맞이하는 일몰 및 별빛감상 여러 감언이설로 한 사람이 고객이라도 더 현혹하려는 여행사들의 꼼수가 돋보이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오르도스 시내를 둘로 갈라놓은 대형 인공호수를 만들었는데 넓고 긴 강줄기처럼 굽이지고 교량까지 설치를 한 것이 인상적이다 거기에다 대형 관람석을 만들고 초대형 분수대까지 설치를 하니 시내가 많이 달라 졌다한다 매일저녁 분수쇼를 한다. 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모두 나와 있는듯한 느낌으로 세계최대의 분수쇼라는데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분수쇼 후반에는 드론쇼도 병행한다는 것을 안 것은 여행이 끝난 뒤였다. |